아빠를 빌려드립니다 - 백수 아빠 태만의 개과천선 프로젝트
홍부용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 눈길을 끈 탓인지 책이 오자마자 두시간을 내리 읽어내려갔다.
막둥이의 질문에도 건성건성 대답하곤 책속에 푹 빠져들었던것 같다.
제목만 보고 어쩜 야한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동네 줌마들에게 제목만 알려주었는데도 대번에 나오는 소리가 그쪽으로 먼저 생각하는듯 했다.
여기 줌마들만 생각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제목에서 주는 뉘앙스가 어찌보면 그러하다.
하지만 책제목이 정말 인터넷에 실려었고 그 속내를 알면 가슴이 찡함을 느낄 것이다.
어릴적부터 천재소리를 들어가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태만.
남들이 선망하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증권회사까지 다녔던 태만.
그러한 태만이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 겪었을 상사와의 대립과 넥타이의 조여옴을 못이겨 회사를 그만둔다.
백수들의 특성인 1년만 쉬면서 자리를 잡자....그러다 시작하던 장사도 말아먹고...2년, 3년....이렇게 태만은 9년째 백수이다.
아내 지수가 경영하는 미용실의 수입으로 근근히 먹고 산다.
당연히 지수의 입에선 남편인 태만에게 좋은소리가 나올리 없다.
어느날 지수와 태만의 딸인 참 맹랑하면서도 호기심이 많은 9살 2학년인 아영이는 학교에서 나눠쓰기 운동에 아빠를 내놓는다.
지수가 태만에게 화내면서 늘 달고 사는 소리 " 이 쓸모없는 인간아!......"
아영이는 선생님이 쓸모없는 물건을 가져와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자는 말에 아빠를 생각한 것이다.
태만은 어의가 없었지만 같은반 아빠가 없었던 진수는 자기가 갖게 해달라고 떼를 쓴다.
진수와 하루를 놀아주다 진수엄마가 태만이 TV를 볼때마다 푹 빠졌던 쇼호스트 강미연임을 알게된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영이가 중고싸이트에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더욱더 흥미로와진다.
아빠를 빌려준다는 사람이나 아빠를 빌려달라는 사람이나 어찌보면 제정신들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 남편이 이런 직업을 한다고 해도 역시나 나도 이해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해가 난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빠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만큼 우리나라 아빠들이 그 위치를 잘 지켜내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좋은 아빠, 나쁜 아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책의 결말에 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아내들이 원하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입니다.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 공감하고,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삶을 원하죠"
정말 그렇다. 아내들의 입에선 돈, 돈 하지만 정작 원하는 것은 사소한 것들이였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남편들은 도망치기 바쁘다.
생활이 어려워서 낸 기사였지만 그가 한 역활은 빈자리를 채워주는 아름다운 자리였다.
세상이 좋은 아빠, 좋은 엄마와 사랑스런 자식들이 한데 어울리며 사는 그런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저자는 말한다.
세상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세지라고...아버지, 당신들이 있기에 삶의 희망을 품어본다고 말이다.
 
늘 우리 막둥이 막둥이 하며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던 울 아빠.
학교시절 정문앞에 늘 자전거로 데리러 나오셨던 울 아빠.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전 당신을 절대 빌려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내 남편이 그런 아버지가 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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