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의 신비한 비밀 옷장 움직이는 학교 창작동화 2
강석호 글, 정진 희곡, 이채원 그림 / 명진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엔 아이들책에 내가 더 빠져있는거 같다.

읽으면 읽을수록 왜그리 우리의 일상과 닮았는지......

정말 우리집의 일상이 동화책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는거 같다.

 

우리집엔 그 어느때부터인가 유행병이 되면서 크게 확산되고 있는...일명 '공주병'이라 일컫는 병에 걸린 딸이 있다. 친손주라 해봐야 우리아이 둘뿐이여서 친척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더욱 왕자, 공주 대접을 받는다.

그런 아이들인만큼 어릴적엔 할머니, 고모, 고모부, 삼촌들에게서 옷선물은 매년 끊이지 않게 보내져왔다.

그렇게 많은 옷을 받았던 아이들에겐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선물은 현금으로 바뀌고 말았다.

현금을 선물 받았다고 그돈으로 아이들 옷을 샀다면 울딸은 그렇게 실망하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난 아이들이 커가면서 제일 아까운 물품이 옷들이라 여겼다. 아이들은 자꾸 커가는데 옷을 새로 장만해도 한해를 입기가 애매했다. 그렇다고 너무 크게 입힐수도 없고....형편도 형편이지만 새것 같은 옷들이 버려지는 것도 아깝고 매년 사입혀야 하는 옷값도 장난이 아니였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이들 사촌 옷들을 물려 입고 물려주는 것이였다.

양쪽집을 합하면 조카들이 꽤 되었다. 그 중 우리 아이들은 중간 나이였기 때문에 그렇게하기가 딱 좋았다.

고학년이 되면서 너무 훌쩍크는 조카들 덕분에 아들은 중단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작게 크는 딸은 역시나 작게 크는 4살 차이의 조카 덕분에 물려입을수 있는 옷들이 꽤 많았다.

책속의 새라처럼 말이다. 그 조카 역시 귀한 집에 태어난 아이라 비싼 메이커 옷들로 가득찼다.

그 옷들을 가져다 입히면 우리집에선 딸만 귀티가 났다.

" 와! 우리oo 정말 이쁜데...넌 좋겠다. 이렇게 비싼 것만 입고..."

유치부를 지나 작년 2학년때까진 그래도 좋아하면서 잘 버티어 왔다.

하지만 올해 3학년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

" 왜 엄만 오빠만 옷사줘? 나도 새옷좀 입고 싶어...."

 

책속에 나오는 신비한 비밀 옷장을 선물하고픔 마음이 앞선다.

새라도 큰집 사촌 언니 옷을 물려 입는다. 첫 장에 나오는 '내 방은 시녀방'이란 부제목에 새라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있다. 옷들은 새미언니한테서 책상과 가구는 오빠에게 물려 받은 것이다.

그러던 중 옆집 사는 할머니의 부탁으로 한달동안 보관해 주기로 한 옷장.

옷장겉은 세월의 흔적으로 새미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데....옷장문을 연 순간 새미는 깜짝놀라고 만다.

새미에게 딱 맞는 새옷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선물인줄 알고 그 옷을 입고 학교에 간 새미는 아이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는다. 매일 매일 전날 옷은 사라지고 새옷들로만 가득채워지는 신비한 비밀 옷장.

어느 날 엄마가 학교에 오시게 되는데...허름한 옷차림의 엄마를 반 아이들은 도우미 아줌마로 착각한다.

새미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새미는 여러가지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발견하게 된다.

새미의 꿈은 무얼일지 짐작이 될듯....새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른 동화책이랑 다르게 이 책은 앞쪽은 동화, 뒤쪽은 앞의 내용을 희곡을 할 수있게 대본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으로 반 아이들이 함께 읽어보고 희곡까지 연출해 본다면 아이들이 마음속 깊이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연극을 보는 것도 좋지만 자신들이 직접 그 사람이 되어 본다면 참 많은 것을 알게 되리라. 그래서 연극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클수밖에 없다. 색다른 경험을 이 책을 통해 체험해  보라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약간의 미안한 마음에 딸을 데리고 옷가게를 찾았다.

딸아이가 고른 옷은 한벌에 무려 십만원이란 돈이 넘어섰다. 헉걱~~소리가 목을 타고 입밖에 나오기 직전 신랑이 내팔을 툭 쳤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 와~ 우리 공주는 역시 패션감각이 뛰어나네. 엄마보다 훨씬 낫다" 한다. 옆에서 울막둥이 한술 거든다. " 엄마! 내 옷도 사줘~~~"

모르는척 눈물을 머금고 계산을 하고 나왔다. 정작 옷이 필요한 사람은 나였다. 사촌 결혼식이 코앞이여도 옷한벌 장만하지 못하는 나였다. 그저 몸매좀 갖추고 사입을께란 핑계로....하지만 내 속마음을 그 누가 알아주랴....

결혼식있던날 밤 딸은 나에게 와 자신있게 말한다.

" 엄마! 이담에 내가 돈벌면 백화점가서 엄마옷 많이 사줄께. 몸매나 잘 만들어 놔!" 한다.

어느새 내 입가엔 웃음으로 가득차다. 마음 한구석도 흐뭇함이 밀려온다.

딸은 어느새 어제 조카에게 가져온 옷들로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아나바다의 힘은 대단할거라 믿는다.

이 책속의 새라나 울딸에게 말하고 싶다.

" 비록 입고 있는 옷은 중고지만 너희들 인생은 특허받은 삶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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