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냉장고> 김현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러브 차일드'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따뜻함 그 자체였다. 얼릉 읽고 싶은 마음에 첫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차례부터가 심상치 않다. 대부분 1로 시작해야 옳은 것이 6 - 폐기물로 시작해서 1- 쓰레기의 탄생이고 다음이 7 - 다시 폐기장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세상에 나와 가장 처음 본 것은 난도질한 우리의 몸이었다'란 문구를 읽으면서 무슨내용을 쓰기 위해 이렇게 표현했지? 의심이 들었지만 그것을 파악하는데는 오래걸리지 않았다. 그 밑으로 이어지는 문구는 차마 입에 담기 무서운 낙태에 관한 표현들이였다.

차례부터가 심상치 않더니 내용들은 나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의료폐기물...그들이 주인공이다.

의료폐기물로 분류되는 낙태아들, 생애전화기 검사를 통해 폐기물로 처리되는 노인들, 우리들 자신이 이에 속했다.

한장 한장 읽을때마다 내 얼굴은 점점 구겨질데로 구겨져 있었다.

아이들이 '엄마 왜그래?' 할정도로 표정은 펴지지가 않았다.

내가 생각 못했던 세계.

환경분야 공부를 하면서 환경쪽 폐기물쓰레기 즉, 슬러지만 공부해왔던 나에게 의료폐기물은 아예 제쳐 놓았었다.

의료폐기물은 왜 무조건 소각된다고만 여겼을까?

하긴 화장품도 태반을 주로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이제부터 화장품을 사용할때마다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한번 60은 영원한 60인 것처럼 재활용 심사를 통과 못한 것은 폐기물로 분류되는 것이다.

공무수행인간 1, 2의 아무의미도 없는 일련번호로 매져지는 폐기물.

그 속에 말로만 듣던 인간쓰레기가 널려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정말 우리에게도 닥칠지 모를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더 겁이 났다.

인간은 도대체 어디까지 행할수 있을까?

어디까지...왜.... 그 말만 내 입에서 자꾸 되새겨 진다.

 

어제 저녁 우연히 켜본 TV에서 아기를 낳고 싶어도 고위험군인 산모들은 결국 개월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아기들이 태어난다. 보통 3kg은 넘어야 정상인 아기들이 650g, 1.2kg으로 태어나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하는 아픔을 겪게한 아기들도 있었다. 그 조그만 아기들이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움직이는 것을 보며, 가냘퍼 보이는 발에 아기를 살려보겠다고 바늘을 찔러데는 의사가 안쓰러워보였다.

TV를 보며 또한번 '러브차일드'책이 떠올려졌고 나도 모르게 속에서 뭔가가 올라오는 느낌이다.

생명을 쓰레기 취급당하는 시대...

지금도 산부인과에서 행해지고 있을 낙태....어쩔수 없는 이유로 그러한다고 하지만 그 뒤처리는 너무나 잔인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그런일이 나에게 찾아오지 않은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되었다. 

 

김현영 작가는 이것이 현실이다란 대답으로 인간을 표현한다.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던 분야를 탐험한 작가가 대단해 보였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놓았다를 수십번 반복해야만 했다.

그만큼 나에겐 충격적인 내용이라 더이상 할말이 없다.

책속에서 그 세계를 직접 보라 권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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