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속인 위대한 거짓말 - 역사에 없는 역사, 그 치명적 진실
윌리엄 위어 지음, 임용한.강영주 옮김 / 타임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역사를 속인 위대한 거짓말' 제목부터 거창했다.

책 겉표지를 보던 아이들은 " 엄마! 거짓말을 많이 해서 코가 피노키오 코처럼 길어졌나봐" 한다.

아이들도 보면 알수 있겠끔 겉표지의 그림은 정말 코가 길어진 웃스꽝스런 모습이다.

 

작가 윌리엄 위어가  이러한 거짓을 폭로하여 역사적 기록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어쩌면 이미 뒤늦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는 각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과 그들의 동기, 그리고 그 거짓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 과연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했다.

 

역사는 가끔 과장되었을 수도 혹은 지나치게 단순화 되었을 수도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진실보다 더 크게  부풀려진 거짓들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때론 악한, 때론 순수한 목적으로 주인공의 영광을 기리거나, 상대를 폄하하곤 했던 역사 속의 거짓과 오류 중 몇 가지를 꼽아 소개하고 있다.

 

역사가 가르친 첫 번째 거짓 - 로마가 불타는 동안 네로 황제는 바이올린을 켰을까?

 

 폭군으로 알았던 네로황제가 화재진압에 앞장서고 불속에 뛰어들어 시민들을 구했다는 것이다. 네로의 마지막 한마디 "한 예술가가 가고, 세계는 혼란스러워지는구나"라는 말을 남기고 자살을 했다고 한다. 현대 로마의 거리와 건축물을 보면 네로가 남긴 유산이 건축사의 위대한 업적이 되었다고 한다. 바이올린이 16세기가 되어서야 발명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이야기는 매우 시대 착오적인 것이다.

 

기록이 앗아간 고대의 거짓 - 최고의 파라오 람세스 2세는 조작된 인물이다?

                                                      로마를 정복한 고트족은 야만인이었다?

 

람세스 2세는 히타히트와의 전쟁에서 영웅이 되었었다. 히타이트의 수도 하투샤에서 발굴된 현판 중 하나에는 전쟁에서 보여준 람세스 2세는 승리는 기껏해야 겨우 체면을 유지했을 정도의 무승부였다는 것이다.

그는 파라오였고, 파라오는 곧 신이였던 것이다.

현대 역사가들은 야만인들에 대한 로마인의 시각을  "고유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으나, 자연적인 역사 흐름 속의 한 부분이다"라고 표현했다. 야만인들은 그냥 역사 속에 있을뿐이다. 하지만 오늘날 '야만적인'이란 단어는 로마인들이 사용했던 뜻 그대로 쓰고 있다.-시끄럽게 먹는 사람들이나 지저분한 집시 같은 거친 사람들부터 강도에서 테러범들까지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고트족만은 여느 부족과 달리 로마인들과의 사이에서 평화를 얻으려 했고, 그 목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거짓이 들어있다. 

정치적 외압에 굴복당한 중세 시대의 거짓 - 로버트 브루스의 승리에 영감을 준 것은 거미?

                                                                                에르난 코르테스는 대학살을 일으킨 괴물?

                                                                               갈릴레오는 '지동설'때문에 종교 재판을 받았다?

 

혼돈이 물결치던 혁명 시대의 거짓 - 폴 리비어는 홀로 적의 진군을 알렸다?

                                                                 바스티유는 억압된 감옥인가, 초호화 호텔인가?

 

무법지대의 대명사 미 서부 개척사의 거짓 - 제시 제임스는 미국판 로빈 후드였다?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는 한낱 무법자에 불과했다?

 

역사를 되풀이하는 오늘날의 거짓 - 필리핀 폭동은 미개한 원주민의 반란이었다?

                                                              <시온의 정서>는 유대인의 세계 정복을 다룬 음모론이다?

                                                              해리 라세터는 희대의 과대망상증 환자?

                                                              갱단의 전설 존 딜린저, 그는 아직 살아있다?

                                                              불굴의 땅 아프가니스탄에는 국경이 없다?

 

이중 오케이 목장하면 그 옛날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가 떠오른다. 허리춤에 권총을 차고 샤프한 프록코트를 입고 멋진 포즈를 취한것이 생각난다.하지만 현실속의 와이어트 어프는 프록코트 대신 투박하고 두꺼운 모직 코트를 입고 있었으며, 가죽으로 만든 권총 케이스 대신 주머니에 총을 쑤셔 넣고 다녔다고 한다. 물소 사냥꾼이자 뛰어난 도박꾼이었으며, 사기꾼이였다고 한다. 오케이 목장의 결투 장면을 보면 영화와는 달리 넘 어이가 없어 쓴웃음만 나온다.

 

이 책속의 내용들을 읽으면서 나에겐 넘 어려운 숙제를 안은 기분이다.

아이들과 역사공부를 함에 있어서 윌리엄 위어의 말에 따라 가르쳐 줘야할지 역사속에 새겨진 그대로 가르쳐야 할지가 과제이다.

 

지금도 역사는 계속 흐르고 있다. 역사의 주인공들은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으면서까지 당대에 더욱 주목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의도된 비방과 조작, 왜곡, 혹은 지나친 단순화는 역사에 없었던 역사를 창조해냈다.

비하인드 스토리 속에서 거짓으로 표현된다면 후세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영웅 아니면 피노키오? 정말 내가 알고 있던 역사는 없던 걸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지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역사에 없는 역사 그 치명적 진실이 궁금하다거나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 윌리엄 위어의 '위대한 거짓말'의 책장을 펼쳐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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