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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뉴욕
이디스 워튼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뉴욕에 대한 동경으로 옛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 속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책 배경이 1900년대라서 의아했는데 저자를 검색해보니 1862년생인걸로 보아 자기가 살던 시대를 소설로 담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생각보다 유명한 여류 소설작가이고, 여성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그녀의 또다른 작품까지도 궁금해졌다.
사실 잘 모르는 작가의 소설을 읽는 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로 한다. 나와 맞는지도 잘 모르고, 생각보다 긴 내용의 책을 읽기란 큰 용기와 더불이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녀의 단편 소설만을 모아두었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첫 단편인 <헛된 기대>는 제목과는 정반대로 나는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 내렸갔다. 그 시절 레이시라는 한 가문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뛰어난 미술작품을 모아 가문의 갤러리를 만들고자 하는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들의 이야기가 안타깝게 그려졌다. 언젠가 아주 가치 있는 작품이 될거라고 믿고 사왔지만 아버지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기에 상속도 받지 못해 힘들게 살아야했다. 그런 이유로 그 그림들을 알리기 위해 집에서 유료 전시회를 열었지만 사람들의 조롱만 받았으며, 그가 죽고 한참뒤에서야 그 가치가 발휘되었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그 그림을 추천해준 사람이 등장하는데 그가 실존인물이라는 사실이 나름 반전의 묘미를 제공하고 있어서 마지막까지 흥미로웠다.
<노처녀>라는 이야기도 제목에서 부터 흥미가 생기는데 모두에게는 노처녀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아무도 모르게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사촌의 집에서 함께 키우지만 자신이 엄마라고 밝히자 못하는 이야기다. 왜 밝히지 못하는지 책 속에 그 이야기를 담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가슴이 먹먹하기도 했다.
<새해 첫날>이라는 작품도 딱 시기적으로 새해 주간에 읽어서 그런지 더 마음이 들었던 작품이다. 하지만 내용은 전혀 새해와는 맞지 않는다. 새해 첫날부터 남녀의 불륜 행각이 들통 나기 때문이다. 이렇듯 매 작품마다 다른 가문이 등장하고, 사교계 모임들도 빠지지 않고 등장해서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불꽃>이라는 작품에서도 역시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덕분에 그녀의 단편을 읽는 시간동안 과거로 여행을 떠난 것 같아서 무척이나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