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소년들,,, 기숙사에 남아 차가운 겨울방학을 보내야 하는(물론 한명은 기숙사 생활이 아닌 출퇴근처럼 놀러오는 것이지만) 남학생들의 조금은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네 명.. '4' 라는 숫자에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 떠오른다. 무언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도 그렇고 알면 안되는 비밀의 문에 다가서는 느낌이 또한 그렇다. 그리고 아주 좋아했던 책이었다보니 그때의 분위기에 취해 이 책 역시 신선하고 흥미로움이 더해진다.
온다리쿠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참 잘 어울리는 작가인듯 하다. 노스탤지어의 여왕이라는 이름답게 그 시절로 돌아가는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것일까.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속에는 천진했던 청소년 시절이 아닌, 무언가 아픔을 겪은 시절을 딛고 일어서는 성장함이 담겨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일까. 자신도 겪었던 힘든 시절, 혹은 친구가 겪었던 아픔을 이겨내고 나만의 비밀로 감춰두었던 무언가가 떠오르며 조금은 오싹함과, 조금은 두려움까지 불러일으키곤 한다.
네버랜드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생각날까. 피터팬?... 꿈과 희망이 있는 것 같지만 시간이 멈춰버린 공간, 그 속에서 묻어나오는 외로움이 큼직하게 떠오른다. 4명의 아이들이 기숙사에 남아 자신들의 가슴속 깊은곳에 숨겨져 있던 두려움의 기억을 '고해'의 방식으로 풀어놓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생각보다 큰 아픔이 숨겨져 있음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그걸 각자의 방식으로 잘 이겨내는 모습에 또한번 놀라움이 번져나오고야 만다.
저마다 다른 아픔속에서 성장해오며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낸 아이들. 겉으로 보여지는 천진함과 가지런함, 덜렁대기도 하고 딱부러지는듯한 모범생의 이미지 뒤에 감추어진 차갑고도 냉정한 표정속에서 하나씩 드러나는 과거의 아픔들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그들을 성장시켜 가겠지만 무거운 짐을 털어낸 아이들의 발걸음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약간은 덜렁대는 괴짜 천재 오사무가 작가는 즐거움이었다고 하지만 나는 너무나도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잘 극복해내고 성장해나가는 미쓰히로의 모습이 왠지모르게 마음에 든다. 네 명 모두 하나하나 귀여운 녀석들이지만 말이다. 처음의 긴박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에서 마지막은 훈훈한 이야기로 번져나갔다며 투덜대는 작가의 글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만족스러움이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오랫만에 읽은 온다리쿠의 이야기,, 모처럼의 만남처럼 재밋는 이야기로 즐거움이 잔잔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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