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는 언제나 그 책을 읽었다 - 영화와 책이 있는 내 영혼의 성장기
이하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모든 끝에는 전혀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도 영화는 새로 시작되고,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도 독서는 끝나지 않는다.  -245쪽.

 

요즘들어 읽은 책들이 조금씩 실망감을 안겨주어 책읽기가 조금 따분해지던 참이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가,, 선택한 책들마다 무언가 지루함과 엉성한 내용들에 그 기대만큼에 실망감을 더해 시무룩해져버렸다.  도대체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까 하고 고민하며 다시금 선택한 책, 바로 '조제는 언제나 그 책을 읽었다' 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실망감 보다는 편안한 재미로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영화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기에 그 두가지를 섞어놓은 이야기는 내 취향에 딱 맞는것일지도 모르겠다.  방송작가라서인지 섬세하게 적어나간 글들도 마음을 울려주는 대목이 많다.  영화속 한장면을 그려놓은 책속 삽화를 보며 영화를 다시금 떠올려보는 재미역시 쏠쏠하다.

 

책속에서는 영화와 책을 말하고 있다.  영화로 제작된 책을 말하는 것이 아닌,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책의 이야기들이다.  영화속에서 표지가 등장하는 책이라던가 영화속에서 읽는 책 이야기등,, 그렇게 책은 '영화 속 책' 을 이야기한다.  보았던 영화도, 보았던 책도 많았지만 제목만 흘려지나쳤던 영화와 책들의 이야기도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다.

 

# 영화를 읽어보자.

스물세편의 영화.  그다지 오래된 영화는 아닌 지난 십여년간 상영되었던 영화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당한 흥행을 이뤄내 그 제목만으로도 '아하~' 하고 떠올리게 되는 영화들로부터 흥행에 참패를 당한 영화이야기들이 그려져있다.  나역시도 인상깊게 보았던 '쇼생크 탈출' 이나 '스피어', '도쿄 타워' 등 짧막한 스토리와 함께 작가의 삶이 녹아있다.  단순한 영화의 평으로만 보아오던 글이 아닌 조금은 다른 느낌의 글이라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 이번엔 책을 감상하자.

앞서 말했듯 영화의 원작이 된 책의 소개가 아닌 영화속에서 출연하는 책들의 이야기이다.  가령 '쇼생크 탈출' 에서 도서관 정리중 수감자들에 의해 <교육>부문으로 분류되어버린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이야기처럼 그렇게 영화와 함께 어우러졌던 책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영화속 한장면에서는 그저 쉽게 지나쳐버렸던 책들을 찾아내어 들려주는 이야기가 참으로 즐겁다.  '이런 장면이 있었구나' 혹은 '이 책을 배경으로 그려넣었구나', '이 책을 모티브로 이 장면이 만들어졌구나' 라며 하나하나 떠올려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 그럼, 이젠 삶을 느껴보자.

작가는 이렇게 책과 영화를 연결지으며 그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책이나 영화속 주인공의 이야기속에서 우리네 삶의 한 부분을 떠올리며 즐거움과 사랑, 그리고 아픔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한가로운 오후에 잔잔한 음악과 함께 들려주는 라디오 디제이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며 작은 행복을 말하는 책속에서 내 삶의 기쁨을 잠시 만나본다.

 

조화롭고 예쁜 느낌이 드는 책 한권으로 잠시나마 삶을 그려보고 짧은 행복을 맛보게 된 독서였던듯 하다.  책이 이야기해준 스물세편의 영화와 책.. 내가 놓쳤던 부분을 떠올려가며 하나씩 다시금 감상을 즐겨보아야 겠다.

 

 

모든 사랑은 소통을 필요로 한다.  -37쪽.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이게 하는 건 역시 책이라는 걸 말하는 것 같다.  책의 존재를 인지한다는 것 자체로,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시작하는 것이다.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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