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살리는 말하기?

내 말에 상처 받았니? - 말은 기술이 아니다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개정판 ㅣ … 상처 받았니? 시리즈 1
상생화용연구소 엮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7년 1월

'내 말에 상처받았니?'.  이렇게 되묻는 질문만으로도 말로 인한 상처는 어지간히 치유를 받을 수 있을만치 따스한 말이 아닌가 싶다.  선명한 노란 표지에 새겨진 그림이 인상적인 이 책.  '서로를 살리는 말하기'를 의미한다는 '상생화용'.  그렇게 이름붙인 상생화용 연구소의 책을 받아들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머릿말에서는 곱씹어 천천히 읽어나가라고 했지만 질문에 관한 대답의 뒷부분이 궁금해져서 거침없어 읽게되었다.

책도 유행을 타는듯 한가지의 테마가 유행처럼 번져 요즘은 '대화법'에 관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요즘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배려'와 '소통'이 짧디 짧은 한마디의 말에서 시작되기 때문이 아닐까.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라고 우리네 속담에도 있듯이 오래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그 중요함이 다르지 않고 이어져옴에도 많은 이들은 그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늘상 잊어버리곤 한다. 

단순한 재미처럼 쉽게 내뱉는 말이 다른이에게는 크나큰 무게로 다가오고, 별 뜻없이 건네는 말들도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감정은 천차만별이다.  같은 말을 해도 '때와 장소'에 따라 그 말은 비수가 되기도 하고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따스한 손난로가 되기도 한다.  천냥 빚을 갚을수도 있고, 혹은 천냥을 주고도 원수가 되어버릴수 있는 말 한마디.. 나는 과연 어느쪽일까?

네 개의 테마로 나뉘어진 이 책은 여러가지의 사례를 들려주고 거기에 따른 내 대답을 상대방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관해 재미있게 그리고 뜨끔하게 알려준다.  대부분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때 내가 했던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말이었다고 생각하니 내 차가운 말투가 참 많은 이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미안함이 뒤늦게 밀려든다.

특히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같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편안한 나머지 상대방에 관한 배려나 이해보다는 책임 추궁을 하듯, 혹은 무심코 무시하는 말투로 대하고 있다.   친하고 가까운만큼 믿었던 상대에 관한 질책은 더 큰 상처로 다가온다는 것을 우리는 늘상 잊어버리고 있는게 아닐까.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늘 따스한 의지가 되어주고픈 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되새겨본다.

비굴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부조리한 요구를 인정하는 것도 평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긍해보자.  세상에 부딪힐 사람이 없어진다.  -163쪽.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는 논리적으로 따질 성질의 것이 아닐 때가 더 많다.  특히 부부간의 대화는 비논리적이고 모순덩어리이지만, 단지 '내 편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동조를 구할 때가 더 많다.  -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