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이 책은 엽기야~!!

엽기 고대왕조실록 - 고대사, 감춰진 역사의 놀라운 풍경들
황근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4월

올해는 연초부터 인문서적을 많이 읽었다.  그중에서도 고대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역사에 관해 많이 접하게 되었다.  이 책 역시 고대사에 얽힌 이야기라 흥미가 일었다.  이전의 '엽기'시리즈로 나왔던 조선왕조 실록이나, 엽기 조선풍속사.. 평이 좋은 책들이었기에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접하게 되었다. 

# 수준? 이 책은 엽기야~!

두 전작과는 저자가 다르기에 정확한 비교를 할 수는 없겠지만 처음 읽기 시작한 느낌은 사실 당황 스러웠다.  '됐거든!', '된장~!'... 역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용어의 남발로 인해 당혹스럽기도 하고 퐝당하다고 할까?..  어머니께 황당해하며 책의 일부를 보여드렸더니 '쉽고 재미있겠네~?' 하신다.  그렇다.  이 책은 '엽기'이다.  그것을 잠시 망각한 내 잘못으로 책의 수준을 폄하하는 짓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금 마음을 다시잡고 읽기를 시작한다.  역시 '재미'에 기준을 부여하니 한결 읽기가 수월하다.

# 시트콤으로 배우는 역사?

책은 앞서 말했듯 티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트콤처럼 가벼운 대화로 엮여져 있다.  잠깐동안의 짧은 스토리로 사람을 어이없이 만들며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전체가 그렇게 엮여져 있지는 않다.  메인 테마와 짧은 설명을 한 다음 코믹한 대사로 그 시대의 풍경을 그려주고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를 간결하게 해준다.  내가 알고 있던것, 모르고 있던것들.. 여러 고대사의 비밀을 뒷골목에서 훔쳐듣는 느낌이다. 

# 어라? 이런 비화가?

신라시대의 여러 이야기들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김춘추가 '정치하는 꼴이 어지럽고, 툭하면 음란한 짓이나 한다'며 귀족들에게 탄핵을 받고 있던 인물이었다는 것.   권력을 잡기위해 김춘추와 김유신이 손을 잡게 된 배경이라던가 통일후 '알아서 기는' 신라가 되어버린 웃지못할 이야기는 어이없음의 실소를 짓게 만들어 버린다.

# 그래서?

물론, 역사에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고대사이다보니 많지 않은 기록에 의존한 자료로 여러 정황과 저자의 추측으로 쓰여진 부분도 많겠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외국의 역사나 문화, 유물들에 관해서는 많이 알고 있으면서 정작 우리것에는 관심조차 없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가 허다하다.  이렇게 엽기스럽게 꾸며진 책을 통해서라도 조금의 흥미가 동해 우리의 역사를 하나라도 관심있게 읽는다면 이 책의 값어치는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