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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마을 이야기 1
제임스 캐넌 지음, 이경아 옮김 / 뿔(웅진)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여자 셋만 모여도 접시가 깨진다는데, 여자들만 가득한 마을?
콜롬비아 어느 산간의 작은 마을에서 남자들이 사라졌다. 마을에 남자라고는 단 둘뿐이다. 신부님과, 벙어리가 되어 버린 소년 훌리오. 나머지는 온통 여자들 뿐이다. 수십년간 이어온 전투에서 잊을만 하면 나타나 양식을 뺏아가는 것으로도 모자라 마을 처녀들을 미혼모로 만들어놓고 떠나버리곤 하던 게릴라군이, 이번엔 마을에 있는 모든 12살 이상의 남자들을 전투에 끌고가버린 것이다.
남자들 땅에 존재하는 여자들만의 마을- '마리키타'에서 벌어지는 14개의 남아있는 여자들의 삶과 게릴라들에게 끌려간, 혹은 게릴라인 남자들의 짧은 이야기가 맞물려 펼쳐진다. 남겨진 한명 한명의 범상치 않은 개성의 여성들. 두권의 책에 가득 펼쳐진 그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독특함으로 호기심에 끌려든다. 두권이나 되는 책을 연이어 읽어나가지만 지루함보다는 흥미로움이 더 많았던듯 하다. 어느 신문기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5년이나 걸쳐 집필했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저 속에 섞여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며 상상을 펼쳐본다.
1권이 여러가지 호기심으로 시선을 끌었다면, 2권은 생각할 꺼리를 많이 던져준다. 치안판사로 선임된 로살바의 잘못된 정치로 마을은 침몰 직전까지 이르고, '남자'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마을에 남은 몇 안되는 남자들 중 한사람인 '신부님'이 시도하는 여자들과의 '아이만들기'라던가. 그 신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사내아이들. 정말 최고위의 인물들의 잘못된 인성으로 인해 나라를 말아먹는건 순식간의 일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여러 성적인 묘사나, 종교의 문제, 성 정체성, 사기가 가미된 정치등.. 기본의 틀을 무너뜨리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를 다시금 돌이켜보게 만든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거쳐 마침내 태어나게 된 남자아이의 탄생으로 그들이 세상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기회를 그들은 어떻게 펼쳐나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