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 에비앙
요시카와 도리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평생 웃으면서 재미있게 살겠다는데 왜 다들 말이 많아?!"

담임선생님과 진학문제때문에 상담하던중, '공부를 잘하니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그렇게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괜찮은 남자 골라 결혼하고..  "그렇지만 그런 것은 너무 시시하다 이거야!! 당신같이 꽉 막힌 공무원이 뭘 안다고 나서서 그래? 이 담탱아~!!"' 하면서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엄마가 질러댄 고함소리다.

 

이 책 '굿모 에비앙'은 서른세살의 펑크족 엄마, 서른이나 되었어도 철없는 엄마의 애인 야구, 덕분에 속깊은 소녀로 자라난 중학교 3학년의 핫짱.  세명의 유쾌발랄한, 때론 정신없는 별나라 이야기같은 독특한 가족사랑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정말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말도 안돼~!'를 연발하며 그야말로 '소설' 처럼 읽어나가지만 어느샌가 빠져들어 그들의 유쾌한 삶에 나까지 동조해버리는 어이없음이 벌어지고 말았다.

 

도대체 무슨생각인건지 감당하기도 어려운 야구를 보며 원피스의 루피가 떠오른다.  대책없는 무대뽀지만 가끔 핵심을 찔러가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야구.  나이는 어디로 먹은건지 정말 천방지축이다.  하지만 미워할수 없는.  그런 야구의 '저지름'들을 보며 상쾌해진다.

 

"우리집의 룰은 단 한가지야.  '재미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미혼모의 몸으로 임시직 사무원으로 일하며,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일 없이 빈둥대는 사고뭉치 애인과, 중학생인 외동딸을 부양하는 차분한 커리어우먼 여성같아 보이지만 한때는 만만찮은 펑크족이었다고.. 지금도 여전히 그 기질은 정장차림 뒤에 감추어져 있다.

 

그리고 집안에서 어찌보면 가장 '멀쩡한' 정신상태인 핫짱.  두 어른의 천방지축에 핫짱마저 동조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아찔해져온다.  어른같지만 맑은 소녀인 핫짱과 사고뭉치 두 어른의 유쾌한 가족 이야기속에서 다른 평범한 가족들의 사랑이야기보다 더 큰 감동을 느끼게 하는 책-굿모 에비앙.  소년 코믹스 만화 잡지를 읽는 유쾌함으로 안겨주는 따스한 사랑 이야기.  즐거움 가득한 동화책을 읽는 기분을 맘껏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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