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학 스케치 1 - 이야기로 만나는 교양의 세계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 풀빛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한국철학스케치. 

철학이라고는 제대로 아는게 없는 백지의 내가 멋진 풍경을 그릴수 있는 스케치를 완성한 느낌이다.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그저 어렵고 낯설게만 느꼈었던 이야기들을 이렇게 고대의 삶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신화와 역사의 묘사를 통하여 간결하고도 쉽게 읽을수 있도록 그려놓았다.

 

서문에도 적혀있듯이 한국사람이 한국 철학을 배우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그리고 이 책은 나에게 어떤 것을 알려주게 될까.  10년만에 3권이었던 책이 두권짜리의 개정판으로 탈바꿈했다.  저자의 바램대로 앞으로 10년후에 또 개정판이 나온다면 그때도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서 읽고 싶은 그런 책이기를 바라며 한국철학의 긴 여행을 떠나본다.

 

1권에서는 해와달이 된 오누이 설화로 부터 출발하여  단군신화를 거친 고대 철학 이야기, 해골에서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의 불교이야기, 그렇게 이어진 고려의 문제점을 지나 조선시대의 성리학까지 이어진다.  작은 책 한권에 들어있는 하나하나의 간결하고도 힘있는 전개로 지루함없이 흥미롭게 배워나갈수 있었다.

"자신의 마음 밖에서 진리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모래를 퍼다가 밥을 짓는 것과 같다고 했다.  모래를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서 솥에 넣고 정성껏 불을 땐다 해도 절대로 밥이 될 수 없다.  출발이 잘못된 것이라면 아무리 열심히 도를 닦아도 깨달을 수 없다는 뜻이다. "  -84쪽

지눌의 이러한 철학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저런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내가 제대로 된 책읽음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나만의 철학이 바르게 잡혀있는 것인지.

 

"철학은 본래 체계를 갖춘 사유다.  따라서 생각하는 목적이나 사물을 보는 눈이 다르면 생각하는 내용도 달라지기 때문에 논쟁이 생긴다.   하지만 논쟁이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논쟁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자기 생각을 체계적이고 날카롭게 다듬지 않으면 안된다.  논쟁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나아가 서로의 주장을 받아들임으로써 더 나은 이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  -163쪽. 

이렇게 조선시대 성리학을 이끌던 이들의 논쟁을 통한 흐름을 지켜보는것도 색다른 철학의 이해를 돕는 즐거움이 된 것 같다.  물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이들도 있었지만 순수한 학문에의 탐구로 비롯된 논쟁은 보는 나로 하여금 덩달아 흐뭇해지기까지 한다.

 

2권에 이어지면 조선후기의 실학에서 출발해 천주교, 동학의 탄압, 농민운동. 거기에 외세들의 침략등으로 씁쓸한 근대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  그 속에서 바로 얼마전의 FTA협상이 떠올려지는 강대국들과의 불평등 조약을 보며 안타까움이 더해져왔다.  

 

책은 두권에 걸쳐 한반도를 채워온 신화, 무속신앙, 유교, 불교, 도교등의 사상을 역사와 함께 읽어나갈수 있게 되어있다.  책의 서문에서도 밝힌것 처럼 청소년들도 쉽게 접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진 책이라 철학에는 무지한 나도 쉽게 읽어나갈수 있었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근대까지 펼쳐진 역사와 위인들의 삶이 담겨진 두권의 책 속에서 철학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나도 조금은 깨우치게 된 것 같다.  좋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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