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집 Big Book 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밀로스라프 디스만 그림, 곽노경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빅북이라는 이름답게 엄청나게 큰 책.  오랫만에 책상에 앉아 책을 읽은듯 하다.   예쁜 칼라의 삽화와 약간은 두꺼운 종이.   커다란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는 기분이 새롭게 느껴진다.

완두콩 공주, 부싯돌, 벌거벗은 임금님, 장난감 병정... 앞쪽에서 몇개의 이야기를 거쳐 깊고깊은 바닷속에서 산호의 벽으로 만들어진 용왕의 궁전에 다다르게 되었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인어공주를 다시 만난것이.

어릴적 몇권의 다른 책들을 통해 만났던 인어공주를 어른이 되어 완역으로 다시 만났다.  워낙 많이 읽었던 이야기다보니 내용은 다 알고있지만 또다시 느껴지는 새로움이다.

 

배가 침몰하며 바다 깊이 가라앉은 소년의 조각상옆에 붉은 수양버들을 심어놓고 붉은 꽃에 애착을 보이는 막내 공주.  한명 한명의 언니들이 열다섯이 되어 바다위로 올라가 바다위 풍경을 이야기해주는것을 들으며 꿈을 꾸듯 상상의 시간을 펼친 그녀가 드디어 열다섯이 되고..

 

"넌 목소리가 바닷속에서 가장 예쁘니까 네 목소리로 왕자를 홀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겠지?  하지만 네 목소리를 내게 줘야 해.  귀한 물약을 얻으려면 가장 귀한 것을 주는 건 당연하잖아!  네 목소리에 내 피를 섞어 칼날이 갈라지듯 날카로운 소리가 나도록 하겠어."  

한걸음 한걸음 날아가듯 가볍고 우아해보이지만 찌르는듯한 고통을 감내해가며, 거기다가 바닷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까지 마녀에게 내어줘가며 바다위로 걸어갈 용기가 나에겐 있을까?

 

"불쌍한 인어공주야,  너도 우리처럼 사랑스런 마음을 가졌잖아.  네가 착한 일을 하려고 고통을 참으며 괴로워 했으니까 공기의 요정이 있는 세계까지 올라온 거야.  이제 삼백 년 동안 착한 일을 하면 스스로 영원한 영혼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삼백년이라니~...  사랑을 얻지 못해 물거품이 되어버린 인어공주.   태양을 향해 투명한 팔을 들어올리며 눈물이 흘러내리지만, 사라진 자신을 찾는 왕자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미소를 지으며 하늘위로 올라가는 그녀에게 희망이 다가오는것 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이 착한 행동을 할때마다 공기방울들이 미소를 지으면, 삼백년중 일년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또 사납고 나쁜 아이를 보면 슬피 울게 되어서 시련의 기간이 하루씩 늘어난다는 것도.

내가 웃어도 그들의 시련의 시간이 줄어들수 있을까?  늘어난다구? ;;;

 

이제 겨우 앞부분밖에는 읽지 못했지만 계속될 남은 이야기들도 하나하나 궁금해지는.. 예쁘고, 커~다란책.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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