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
에이단 체임버스 지음, 고정아 옮김 / 생각과느낌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특이한 질감의 종이, 마치 먼지를 일으킨듯 흙빛이 가득히 하늘을 덮고있는듯한 표지와 처음 접해보는 작가 에이단 체임버스... 책 뒷면의 표지에 적혀있는 많은 감탄의 글들... 흠.. 호기심이 밀려든다.  그리고 책읽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책속으로 흠뻑 젖어들듯이 빠져들어가 책을 읽었다. 

 

사실 책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는 상태로 글을 읽기 시작한터라 제목이 아니었다면 책의 첫장에 적혀있는 '죽은 소년의 무덤에서 이상한 장난을 하다가' 체포되었다는, 그 '이상한 장난'이 무언지 감도 잡지 못할뻔 했다.  책의 중반까지도 그 '이상한 짓'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으니까.

 

내가 알고있는 것은 작가가 꽤 많은 상을 수상했다는 것과, 청소년기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우정이라는 것이었다.  책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읽기를 얼마 되지 않아 나를 빠져들게 했다.  하지만 급하게 읽게 만들지도 않았고, 천천히 음미하며 읽을 수 있도록 나를 끌어갔다.  많은 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허명은 아닌가보다.

 

책은 독백과, 수정이라는 이름을 가한 객관적 논점으로, 과거로의 되돌림과 현재를 오가며, 화자도 주인공인 핼에게서 상담원의 보고서로 바뀌기도 하며 어찌보면 상당히 난해할수도 있는 구성임에도 어렵지 않고 그때 그때마다의 장면으로 나를 친절히 이끌어 간다.  역시나 작가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할수 밖에. 

 

이 책은 열여섯살 소년인 핼과, 배리의 사랑을 그려놓고 있다.  잘생긴-아니 예쁘장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핼과 생명력이 넘치는 강렬한 배리와의 우정을 빙자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소심함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자 하는-마치 마법콩을 찾는듯한 핼과, 늘 새로움과 짜릿함을 즐기며 손에 넣으면 지겨워져 버리고 마는 배리와의 사랑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책을 읽으며 그들의 낯선 사랑의 아픔으로 인한 안타까움과 혹은 뒤에 이어질 내용의 궁금함들, 그런 여러가지 섞인 마음속에서 사춘기 시절의 소녀로 돌아가 함께 지켜보지만 역시 내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아니 그다지 이해하고 싶지 않은 사랑의 반감이 뒤엉켜온다.  우정?  작가가, 혹은 책을 읽은 독자가 에로스적인 사랑이라고 우아한 이름을 갖다붙여도 동성애는 동성애일 뿐이다.  뭐,, 내 편견의 벽이 높다면 높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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