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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ㅣ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프랭크 밀러 글.그림, 린 발리 채색,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지난 주말, 극장을 찾았다가 300의 예고편을 보았다.
책이 도착한 후 벌써 몇번이나 보았던 터라 짧은 예고편이지만 장면 장면마다 책속의 그림이 겹쳐지는 듯 하며 가슴이 두근거리며 기대감이 부풀어져 온다. 역시 프랭크 밀러의 '로보캅'이나 '씬 시티'도 책으로 만나보고 싶어질만치.
300. 만화책이지만 만화라 부르기에는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듯한 커다란 크기와 짧은 내용속에서 많은 감동을 전해준다. 표지를 넘기면 전장의 느낌이 도는 사막같기도 하고 광야인듯도 한 평원이 느껴지며 피로 새긴듯한 붉은 글씨로 그려져 있는 300.... 이제부터 크세르 크세스가 지배하던 페르시아의 시간으로 나를 이끌어 간다.
크세르 크세스.. 강한 이성과 냉철함으로 그 위세를 떨쳤던 페르시아의 국왕. 비록 몇번이나 도전했던 그리스 정벌이 실패하여 쇠락의 길을 걷고야 말았지만 그가 통치했던 때의 페르시아는 가장 강대했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아름다운 페르세 폴리스가 떠오른다.
그리고 스파르타... 아니 스파르타 인이라고 해야하나? 우리가 늘상 말하는 '스파르타식' 에서 느껴지듯 강하고도 강한, 300명의 스파르타 인들이 페르시아 백만 대군과 맞서 싸우는 치열했던 테르모필레 전투를 배경으로 그려낸 책속에서 한명의 스파르타 병사가 되어 창과 방패를 들고 서 있는 상상을 해본다.
이곳을 지나는 자유인들은 들어라. 언제까지나 영원히...
세월이 깃든 바위 속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그대에게 속삭일지니.
스파르타에 전하라. 지나는 이여.
스파르타의 법에 따라 여기, 우리가 누워있다고. -본문 中
비록 전투에서 패배해서 모두 시체가 되어 누워있지만 그들의 전투는 승리였다. 흔들림없이 전진하며 그저 무모한 도전이 아닌, 아닌 의지와 용기임을 느껴지게 하는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많은 생각과 함께 삶에 대한 도전과 노력을 다시금 다져본다.
명예를 향해, 영광을 향해 행군하는 그들. 자만심을 넘어선 자부심과 강한 의지, 짧은 글과 그림속에서 한편의 대 서사시를 들려주는 이 책. 별 다섯개가 아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