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벽을 넘어..

초록색 자전거 - 장애아 부모들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와 용기
스탠리 D. 클레인 지음, 킴 스키브 엮음, 이나경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1월

장애우, 고아원, 양로원등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았을 봉사활동.  나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아니, 저와는 인연이 아주 깊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가지 봉사활동으로 인해 티비, 잡지, 라디오등 여러곳에 출연하기도 했었으니까요.  그중 제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곳은 장애우들 이었습니다.  제가 가던 시설은 일산에 있는 복지관이었지요.   많은 장애우들이 생활하고 있는 그곳에서도 가장 중증의 복합장애를 지닌 아이들이 있는 곳이 제가 들리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의 아이들은 한가지 이상의 장애가 있는, 아주 많이 아픈 아가들 이었답니다.   몇몇다운증후군의 꼬맹이들은 정말 정상으로 보일만치요.

책을 읽으면서 그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대부분 버림받은 아이들이었지요.  장애때문에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입구에 버려두고 간다고 합니다.  책에서도 이야기 하듯이 장애를 가진 아이를 가졌다는것은 더이상의 평범한 삶을 살지못하고, '특별한' 삶이 되기에 그렇지요.  사회의 장애우에 대한 편견이 아이와, 그 부모들을 한번더 좌절하게 만듭니다.  사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봉사'라는 이름으로 하였음에도 나 스스로가 장애우의 엄마가 된다면 사랑으로 보살필거라는 마음은 아직도 갖지 못합니다.  그런 여러가지 편견과 힘듦때문이지요. 

많은 장애우들의 부모님들의 소망은, 아이보다 하루라도 더 사는것일겁니다.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면 아이를 누가 보살펴줄까..그렇기에 그것이 그들의 가장 큰 소망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제가 가지지 못한 용감함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지닌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슬픔과 상실감, 무력감과 분노등을 모두 다스리고 오직 아이에 대한 '사랑'만으로 삶을 이겨나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부끄러운 마음이 저를 울렸습니다.

이 책에는 63개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장애라는 벽에 부딪혀 아픈 삶을 살게된 아이와 부모들이 그 벽을 무너뜨리며 살아가는 용기가 담긴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물론, 책을 다 읽은 지금에도 만일 제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면 '염색체가 하나 더 있을 뿐이에요' 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그저 더 많이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여 아이가 아프게 태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쪽이겠지요.   언제나 늘 마음속으로 기도하듯, 세상엔 아픈이가 없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가 처음 장애우시설을 찾았던날 5가지 이상의 복합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가리키며 보육사 선생님이 하신말이 기억납니다.  "이 아이들이 불쌍해보여서 눈물흘리십니까.  아이들 앞에서 울지마세요.  이 아이들은 불쌍하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하느님이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우리가 가질 장애를 이 아이들에게 안겨주셔서 이 아이들이 당신들이 가질 장애의 몫까지 짊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고마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