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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종말이라. 지금까지 많은 영화들을 만났다. 이름도 셀 수 없을만치 종말을 다룬 수많은 영화들. 운석 충돌이라거나, 전쟁으로 인한, 혹은 기계에 의한.. 등등의 그런 영화들을 볼때는 그저 '영화'이거니,, 하며 흥미롭게 스크린속에서 지나가는 화면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 책 '종말의 바보'도 그런 세계의 종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종말의 원인은 '운석 충돌'이다. 하지만 영화를 볼때와는 달리 '음,, 저런 상황이 된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책속에서 내내 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역시, 영화보다는 책이 상상력과 마음을 흔들어 놓는 재주가 더 좋다고 할까?
어느날 뉴스에서, "운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운석의 궤도로 보면 8년후 지구와 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구의 종말입니다. " 라고 떠드는 뉴스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큰 자연재해가 일어나거나, 혹은 전쟁이 일어났을때 생기는 약탈, 살인, 방화, 사이비 종교등 많은 사람들의 광기들이 우선적으로 나타날테고,, 그런후 찾아드는 고요함속의 받아들임. 그렇게 마지막 날을 향해 살아가는 시간속에서 나는 어떠한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게 될까.
이 책에서는 몇년 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일본의 어느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8명의 사람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8개의 이야기들이 서로 다르게, 하지만 같기도 한. 겹쳐지는 그런 단편집이다. 책속에서도 말하듯 '종말을 살아가는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포기하고 자살해버린 사람들이나, 두려움에 빠져 다른이들을 죽이는 사람들과는 달리 그냥 일상적인 삶을 그대로 이어나가는 사람들. 응 3년 남았지. 하며 말이다. 어찌보면 무섭지만 어짜피 죽는 인생인걸 뭐 하며 편안히 받아들이는 사람들. 혹은 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나도 그들처럼 종말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책속에서 묻는다. "지금 당신 삶의 방식은 얼마나 살 생각으로 선택한 방식입니까? "-210쪽 . 마치 내게 묻는것만 같다. 글쎄, 그러네..? 책속 주인공처럼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나, 열심히 살고 있는건가?'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봤을때 스스로에게 화가 나지 않도록 조금은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고 작은 다짐을 새겨두며 책을 덮도록 하자.
이사카 코타로.. 역시나 특이한 작가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면 세 사람의 의견을 들어라. 우선은 존경하는 사람. 다음엔 자신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세 번째는 앞으로 새롭게 만날 사람. -1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