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타일 나다 - 첨단 패션과 유행의 탄생
조안 드잔 지음, 최은정 옮김 / 지안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스타일 나다. - 요즘 네티즌들은 인터넷 용어인 '간지 나다'로 사용한다. (하지만 간지나다는 우리말에 일본어를 갖다 붙인 것이니 사용하지 말도록 하자.) - 멋을 풀어놓은 책이라서인가 표지부터 세련되었다. 책을 처음 펼쳐들었을때는 다른 책들에 비해 다소 작은 글씨에 350여페이지의 두툼한 책이라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이지만 읽어나가다보니 어느새 책에 빠져들어 읽고있었다.
프랑스 파리..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여러 많은 예술가, 와인, 맛있는 음식들, 명품, 여러 멋진 디자인들이 떠오른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까지. 파리여행기에 관한 책들도 얼마나 많은가. 모두가 마법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곳에 다녀오면 무언가 엄청난 것이 바뀌기라도 할 것처럼.
이 책은 그 모든 마법을 일구어낸 태양왕 '루이 14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많은 '멋'의 이야기와 함께. 멋내기에 관한 이야기만 잔뜩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패션의 역사와 그 당시의 여러 무역분쟁, 외교등을 알수 있는 책이라 즐거운 독서가 된 듯 하다. 책속에 삽입된 많은 삽화 역시 내용과 어우러져 패션에 관한 역사를 느끼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주었다.
루이 14세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주이며, 프랑스를 혁신적으로 변모시킨 국왕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그는 프랑스인이 지닌 미적감각을 최대한 살려 프랑스를 가장 세련된 나라의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 거의 모든 것이 루이 14세 시대에 재발명되거나 창조되었다고 볼테르는 이야기 한다. 멋내기에 관해 광적인 왕이나 국민들, 어찌보면 나라를 '말아'먹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들은 그 멋에 관한 추구를 국가적인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그때의 그 시도가 지금의 프랑스를 만들어 낸것이라고 해도 될만치.
이 책은 그런 프랑스의 '멋'에 대해 열세가지의 테마를 들려준다.
내가 가장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은 역시 '구두'에 관한 것이었다. 여러가지 디자인에 관한 설명과, 동화 '신데렐라'의 탄생이야기며,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동화가 아닌 구두를 위한 동화였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신데렐라가 신었던 것 처럼 예쁜 구두가 문득 갖고싶어 진다. 또한 귀여운여인에도 나오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와인 '돔 페리뇽'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도, 파리를 빛의 도시로 만들어준 '가로등'의 제작, 찬연히 빛나는 '거울의 방'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며, 많이들 알고있는 저주의 '호프 다이아몬드'도 모두 루이 14세때의 일이었으니 참으로 많은 '맛과 멋'이 얽힌 군주가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즐거운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듯 하다. 알고 있던, 혹은 몰랐던 여러가지 패션에 관해 얽혀 있는 많은 정보들은 꽤 오랜 시간을 걸려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어찌 생각하면 나라의 재정을 온통 사치에 투자한 정신나간 국왕이었지만 그것이 멋과 유행을 만들어내는 지금의 프랑스를 나타내는 언어가 된것이 아닐까. 여러 많은 프랑스 여행기에 관한 책들보다도 더 알찬 프랑스 여행을 하고 돌아온 그런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