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이여, 가장 큰 소리로 웃어라 - 니키 드 생팔 전기
슈테파니 슈뢰더 지음, 조원규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사실 나는 '예술'이란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아름다운 조각이나 풍경화를 보면 '아 멋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다소 난해한 예술 작품들은 '이게 왜 예술이야?' 라며 갸우뚱하곤 한다.   화가를 친구로 두었음에도 예술을 이해하는 길은 내게 너무나 멀고 그 친구의 작품역시 봐도 알수가 없다.  추상화는 내게 너무 어려운 도전이기에. -친구 미안하네.

 

조금은 예술이란 것과 친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예술가 '니키 드 생팔'의 전기이다.  당연히 이 책을 읽기전에는 그녀에 대해 이름조차 들어본적이 없었고, 탐험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책 앞쪽에 나와있는 그녀의 사진과 몇가지의 그녀의 작품들을 보며 특이함을 느꼈고, 슈팅페인팅 작품인 '킹콩'이나 '타로공원'의 조형물들을 볼때에는 놀라움이라고 표현하기는 조금 다른.. 그런 느낌이 가득 느껴졌다.

 

'우리 안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위대한 창조적인 힘이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라는 여는글에 적혀있는 그녀의 말을 보며 이 사람 참 멋진 생각을 갖고 있는 이구나.  라고 중얼거렸다.   책에서도 이야기하듯 많은 사람들은 예술가들이 어떤 운명의 장애를 가졌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으며, 그들의 작품속에 그런 애환들이 얼마나 녹아들었을까를 기대한다.

나에게는 그들의 작품을 이해할수 있게 되는것이 나를 막고 있는 장벽이지만.

 

모델생활, 연기자, 그리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시도로 정신병원을 거쳐 예술에 접하게 되기까지.  그리고 수채화, 조각, 부조등으로 계속해서 변화된 그녀의 예술에의 혼.

'삶은 상상하는 것과 항상 다르다.  삶은 사람을 불시에 공격하고 경탄하게 만들기도 하며, 웃게도 울게도 한다.' -89쪽  많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그러했듯 그녀도 늘상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했고 이겨내야 했다.   그리고 그녀의 아픔과 폭력성들을 떨쳐버리며 자신의 삶들을 쏘아내듯 만들어진 '슈팅 페인팅'기법.  예술과 거리가 멀기만 한 나에게도 놀라움과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풍만한 여인 '나나'를 비롯해서 해산직전의 여체를 표현한 '혼'.. 그리고 엄청난 작품들이 가득한 타로 공원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늘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

 

물론 니키의 인생이 아픔과 도전등의 연속이었지만 그렇다고해서 모든것을 다 이해할수는 없었다.  겨우 아홉살과 네살박이인 어린 두 아기들과 남편 해리를 버리고 예술의 길을 선택한 것.  일생을 혼자 산것도 아니면서 예술인이 아닌이와의 삶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일까.  자신만을 생각한듯 하여 무책임함과 조금의 혐오도 느껴지는듯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일생동안 사랑한 '장'이 다른 여인 미셀린을 사랑하게 되고 결혼생활중에도 미셀린과의 동거를 계속하며 심지어는 그들 사이에 아기가 태어났을때에도 니키에 대한 연민은 그다지 일어나지 않은듯 하다.  

 

아픈 기억들로 인해 평생을 우울증과 함께 살아왔던 니키.  그럼에도 수많은 아이디어로 많은 예술작품들을 만들어내었으며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며 불꽃같은 정열적인 삶을 살아왔다.  그녀의 삶과 작품에 관한 정열이 녹아들어 있는 책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도전의 마음을 배워본다.

 

 

우리는 전능한 창조자가 되길 원치 않습니다.  관객들이 작품 앞에서 경외감에 눌려 뒤로 물러서고, 스스로 작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우리는 사람들과 만나기 원하고, 우리의 작품은 모두를 위해 존재합니다.  - 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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