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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파리 - 황성혜의 파리, 파리지앵 리포트
황성혜 지음 / 예담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파리라는 도시는 내게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다. 도시의 아름다움이나 여러 많은 예술가들의 낭만이라거나.. 그런 아름다움에 빠져드는것 보다도 불어가 내겐 너무 힘든 언어라서 그런게 아닐까. 자주 듣게 되는 많은 여러 언어들.. 영어, 중국어, 일어, 불어.. 그중 유독 불어만큼은 듣고 있으면 멀미가 나곤 한다. 불어의 머리울림 때문에 프랑스 영화를 보지 않듯이, 아마 프랑스 여행은 할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파리를 만나볼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프랑스인들의 그들의 언어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고 한다. '프랑스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다' 라는 항목까지 헌법에 있다니 말이다. 그들에게 불어는 단결력의 뿌리고 혁명정신이 담긴 언어라고 한다. 게다가 영국과 미국과는 무언가 말하기 힘든 껄끄러움으로 멀고도 가까운 나라이기에 영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하니.. 더더욱 프랑스 여행은 힘들듯 하다. 영혼을 홀려놓듯 맛난 음식을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물랭 루즈에는 꼭 가보고싶지만.
여행은 낯선 곳을 방문해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인 동시에, 자기 자신과의 또다른 만남이라고 했다... 라는 말을 담은 프롤로그에서 출발해 이 책은 나를 파리로 데려다 준다.
여행과 책... 비슷함을 안겨주는것들이 아닐까. 낯선 탐험과 만남, 그리고 배움을 안겨주니 말이다. 무엇이든 처음 만나는 설레임과 그 만남을 통한 배움이 사람을 성장시켜주는 힘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사랑이 넘치는 도시 파리. 늘 생각하는 거지만 책을 읽으면서도 떠오르는건 역시 파리는 사랑의 도시라는 거다. 늘 사랑에 빠지고, 이별하고, 또 사랑에 빠지는 이들. 그들의 열정의 근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자유로움과 낭만이 가득한 도시 파리. "내 80년을 살아보니까 드는 생각인데, 인생 살아가는 데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어야 하더라구. 아무리 아름답고 특별한 파리에서라도 혼자보다는 둘인게 나아. 당신도 빨리 함께 걸어갈 사람을 만나길 바랄게." - 70쪽 그럼에도 독신자들이 가득한 도시 파리. 또한 사랑이 너무 넘쳐서인가, 하룻밤의 인스턴트 사랑도 많고 동거생활을 하는이들도 가득한.. 얼마나 많으면 혼인신고도 아닌 동거신고가 있다고 하니 사랑이 넘쳐나긴 넘쳐나나보다..
300여 페이지가 조금 넘는 책속에 아마 파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100장은 될듯하다. 관광지의 사진이라기 보다는 그녀가 파리지앵으로서의 삶을 담은 사진이라고 봐야겠다. 거리의 악사들, 카페사진들, 음식, 풍경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모습을 보며 파리의 향기를 듬뿍 느낀듯 하다.
책의 마무리가 그냥 본문의 이야기로 끝나버려서 조금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파리를 맘껏 가슴에 담고 돌아온 그런 느낌이다. 불빛의 도시라는 파리.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하지만 말이다. 혼자라는 것, 그건 또다른 시작을 의미해. -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