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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 인간과 동물 사이, 그 사랑과 우정의 커뮤니케이션
제인 구달 외 지음, 채수문 옮김, 최재천 감수 / 바이북스 / 2021년 2월
평점 :
" 인간은 신의 창조물 중에서 가장 고상하고 기품 있는 창조물이다" "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요, 생각하는 존재다 " (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중에서 p178 )
인류는 지금까지 위의 문장들처럼 오만함을 장착한 체 지구별에는 인간이라는 종족만이 유일한 종인 것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며 살아왔다. 특히 기독교적 사상 ( 창세기 9장 ) "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이들은 너희 손에 붙이웠음이라" 라고 씌여진 성경 문구는 그런 오만함을 한 층 더 견고히 해 준다. 신이 친히 도장을 꽝꽝 찍어주었으니 인간이 동물과 자연을 훼손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있었을까 싶다. 물론 인류가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그때그때 동물이라는 식량이 필요했던 것에는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농경사회를 시작으로 문명과 과학이 발달하고 식량문제에서 어느 정도 해방된 현재에도 인류는 여전히 동물을 착취하며 살고 있다. 동물들의 서식지를 오염시키고 영리적인 목적으로 동물을 잡아 가두고 동물을 대상으로 불필요한 실험을 반복하는 현실에서 이 책은 그런 인간 우월주의 사고에 머물러 있던 독자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 책은 우리가 침팬지 연구가로 익히 잘 알고 있는 제인구달의 글로 시작된다. 그러면서 동물을 사랑하고 있거나 동물을 사랑하기로 맘먹은 연구가들 학자들, 현장 경험자들, 배우, 작가, 환경운동가등등이 동물들과 함께 했던 경험과 우정, 애정담들을 모아 발간한 책이다. 재미있는 건 이 책에 실린 글 들에는 오로지 동물들이 등장한다. 인간과 우정과 사랑을 나눈 동물들 ( 침팬지, 올빼미, 앵무새, 당나귀, 거북이, 눈표범, 고양이, 코끼리, 물고기 등등 ) 종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이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이 책에 글을 쓴 지자들은 동물의 세계의 메커니즘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동물을 그들의 사회에서 인간세계로 끌어와 관찰하는 무례한 방식이 아닌 동물들의 세계에 객체로 들어가 머물며 그들과 교감한다. 인간이라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언어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동물들, 단지 인간적인 방식으로 언어를 말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보다 미개하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프레디도그의 언어를 연구한 콘 교수는 프레디도그가 언어의 디자인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경고 신호안에 포식자의 종을 구분하고 포식자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정보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정의한다. 인간의 사격 연습용 타겟으로나 이용되는 쓸모없는 프레디 도그 종들이 말이다. 이 단편적인 사례만 봐도 인간의 오만함의 끝판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이러한 동물과의 교감의 사례들이 가득 담겨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인간의 교만함과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방식으로 다가오는 에피소드는 감동과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자칭 동물을 사랑한다고 해도 지금 당장 가방을 싸서 아프리카로 떠날 수 없는 현실에서 여러 각도에서 들려주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책을 읽으며 내면의 힐링을 경험케한다. 동물. 그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들, 잠꾸러기 강아지외에는 경험한 적 없는 동물의 세계지만 다리를 놓아주는 저자들의 경험담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동물의 세계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