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논어를 해설해 놓은 책은 출판사를 달리해서라도 족히 두 번 이상은 읽었다는 생각이든다. 사실 안타깝게도 이런 류의 책들은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뒤돌아 서면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어느 독자에게나 흔한 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책 [ 논어, 생생하게 읽기 ]는 그런 의미에서 공자와 그 제자들이 만드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라는 소개글을 보며 호기심이 들었다. 자칫하면 또 논어야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마치 책 속에 누워있는 인물들에게 입김을 불어넣어 드라마틱한 서사를 만들어냈다. 공자를 둘러싼 제자들이 생생하게 걸어나와 움직이고 제자마다 고유한 캐릭터성을 불어넣으니 논어가 훨씬 더 재밌어졌다. 이 책을 쓴 저자인 이응구는 공학을 전공하고 사업을 하다가 늦깍이로 고전 공부를 시작한 만한도다. 서문을 읽어보니 글이 쫀쫀한 게 공부를 탄탄히 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바탕이 되는 [논어] 도 여러번 읽어내고 문장을 곱씹고 여백을 살리고 거기에 살을 붙이고 상상하여 만들어낸 서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공자를 둘러싼 제자들 ( 자로, 자공, 안연, 염유, 번지 그리고 공자까지 ) 생생히 살아 움직인다. 특히 용맹한 자로의 공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 ( 저자는 애증이라 표현했다 ) 공자의 자공에 대한 편견과 그 편견을 넘어서는 일화나 너무도 사랑했던 안연에 대한 일화가 담고 있는 깨달음은 논어를 한 층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 저자는 말한다 " 공자는 ... 대화를 나누는 대상에 따라 때로는 충고하고, 꾸짖고 화를 내며 심지어는 비꼬기 까지 한다 " 이는 그 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인( 공자 ) 의 모습이 아니다 .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희노애락이 공자에게 해당되는 않는 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그 동안 우리가 논어를 상상하고 깊이 성찰하고 곱씹지 못해서 놓쳤던 것일 뿐, 이 책은 그런면에서 훌륭하다. 공자와 제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공자의 이면을 다시끔 들여다 보게 한다. 이 책은 그동안 딱딱한 교과서로만 접했던 논어를 다시끔 찬찬히 그것도 재미있게 보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