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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시피 - 나의 친구, 강아지를 위한 힘센 한 끼
김지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우리집에서 함께 사는 반려 강아지가 여름이 되면서 입맛이 없는 지 밥을 잘 먹지 않는다. 이 넘은 엄마 바라기인터라 내가 간식을 먹을 때마다 참견을 하는 바람에 간간히 간식을 나눠 먹곤 했다.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 됐는 지 피부염이 심해져서 지금은 특수 사료에 가수분해 캔을 섞어 먹이고 간식은 일체 안 주고 있다. 강아지 입장에서 매일 똑같은 사료와 캔만 먹으니 얼마나 밥이 맛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가끔 안쓰럽게 쳐다보곤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반려견 요리 책인 이 책 [ 개시피 ] 를 보니 매일 이것저것 만들어 주는 주인 덕분에 다양한 음식을 먹고 사는 칩뽀 ( 이 책을 쓴 작가의 반려견들 ) 는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뿐만 아니라 사는 곳도 제주도 바닷가 마을이라니 강아지들 입장에선 천국이겠다. 특히 칩은 잘 몰라도 뽀는 작가가 유기견 보호 센터로 봉사를 갔다가 입양해 온 아기라는 데 그런면에서 유기견 출신인 우리 강아지와 나이도 비슷하고 털이 부시시한게 생김새도 닮아 보였다. 이 책을 쓴 작가 김지현은 자신의 반려견 요리를 만들다가 펫푸드 전문점을 운영하였고 지금은 제주에서 강아지들과 살며 민박집을 운영한다고 한다. 이 책은 작가가 자신의 강아지들에게 직접 해서 먹이는 자연식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요리 주제가 자연식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자연식이라고 해서 대단한 재료가 들어가는 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고기나 생선, 채소등의 재료에 인공적인 첨가물을 넣지않고 만든 음식을 뜻한다. 사실 사람음식도 간이 들어가고 첨가물이 들어가서 그렇지 강아지들이 먹으면 안되는 음식은 아닌 셈이다. 작가는 신선한 살코기와 약간의 채소, 어유나 칼슘을 공급해줄 재료를 골라 조리시간은 짧고 단순하게 만든 레시피들을 소개한다. 이왕이면 곡물보다는 단백질을 먹이는 것이 강아지에게는 더 좋다는 말에 공감도 같다.
이 책은 강아지 한끼 레시피를 사계절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지금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니 이 계절 어떤 음식을 해서 먹여보면 좋을까 찾아봤다. 닭고기 스무디를 해 줄까 하고 살펴보니 울 강아지가 좋아할 만한 요리 방법은 아니어서 닭가슴살 다짐과 찐 고구마만 섞어 먹여 보기로 했다. 역시 사료만 먹다가 정성 가득 한 음식 냄새에 활기를 찾는 듯하다. 요즈음 유독 더운 날씨에 입맛을 잃었는 지 사료에 눈길 주지 않는 울 강아지를 위해 내일은 황태를 구입해서 황태 파우더를 해 먹여봐야 겠다. 사실 이 책에 나온 요리들이 만들기 쉬운 요리는 아니다. 매일 가족의 식단을 책임져야 하는 주부로서 강아지 음식까지 직접 만든다는 건 도전이다. 하지만 입맛을 잃은 반려견을 위해 매 끼니는 아니더라도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직접 해 먹여보는 것도 보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사는 식구이며 오래오래 함께 반려할 내 강아지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