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다운 저자의 소견이다. 말 그대로 동물이야기만으로는 이토록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성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재밌다. 개인적으로 동물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운데 동물의 역사가 인류와 어떤 연관고리를 가지고 살아왔는가가 더 흥미롭다. 1부의 동물의 왕국보다 2부의 동물과 인간이 만든 역사가 재미있고 개인적으로는 세계사를 만든 동물이야기 부분을 제일 신명나게 읽은 듯 싶다.
책을 통해 중국인들이 얼마나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지 중미 무역전쟁의 배경에 돼지고기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한 사치품인 모피를 얻기 위해 수 만 마리의 수달 비버 담비의 수난사 부분에선 인간의 끝없는 이기심과 난폭함에 경악을 했다.
인간은 지구를 훼손하며 살아왔다. 지금의 전염병과 환경 문제 역시 인류의 이기심의 촉발된 결과이며 전 지구적 불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인간의 역사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동물과 인간의 상관관계는 한편으로 인류의 삶을 탓할 수 없는 삶을 위한 기제였음으로도 이해된다. 책을 읽다가 치타의 사냥법을 유튜브 영상으로 찾아보기도 하고 사자의 포효소리를 들어보기도 하는 등 잘 모르던 동물들의 세계에 관심을 갖다가도 치타의 잔인함에 영상을 꺼버리고 말았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양육강식으로 통하는 동물의 세계와 개체 서열의 우위를 점령한 인간의 잔악함은 어쩌면 지구별에서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수 많은 개체들간의 자연스러운 현상은 아닌가 하는 성찰도 하게한다.
아쉽다면 이왕이면 좀 더 다채로운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 데 좀 한정된 동물군만 등장해서 아쉬운 면도 있었다. 후작을 기대해 봄직하다. 어쨌든 이 책은 모처럼 동물의 세계와 동물에 대한 역사를 그리고 동물과 함께 살아온 인류의 이면을 실컷 맛보고 경험하게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