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세계문학세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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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죽이지 말라고 말해줘! - 스페인·라틴아메리카 ㅣ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후안 룰포 외 지음, 김현균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평점 :
이건 분명 내 오독의 소치다.
단편선을 읽는 동안 참 이렇게 가만히 책이나 읽느니, 차라리 뭔가 뛰어다니고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으니 말이다. 이래놓고 바쁜 시간 쪼개가며 열심히, 잘, 그리고 어느부문에서는 너무나도 몰입해서 재미나게 읽었으니 벌써부터 말도 안되는 감상문이다.(어떻게 마칠래?)
아마 단편선을 읽으며 느낀 그들의 열정(염세든 마술적 환상이든 무어든)탓이겠고, 단편이 가지고 있는 명확함과 집중력, 그리고 쉽사리 식지 않는 강렬한 느낌탓이고, 그만큼 작가의 상상력과 작가의 마음을 가슴과 가슴으로 느꼈기 때문이겠리라.(그렇다는 이야기다)
어떤 의미에서는 아닐 수 있겠지만, 이 무한해 보이는 상상력의 원천은 아이러니하게도 억압과 굴레일 것이다. 압착기에 집어넣고 끝까지 눌러짜야 겨우 나왔을 것들. 어떤 라틴아메리카인들도 원하지 않았을 스페인어권의 삶과 그 지긋지긋한 피지배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온갖 비극적 경험과 그 경험의 원치않는 후대로의 물려짐은 결국 압착기를 터뜨리고도 남을 표현과 표현으로 이어져 현대에 엄청난 상상력을 불어넣어 주었으리라, 고 나는 생각한다. 이 단편선의 말미에서 단편문학은 스페인에 빚졌다는 표현이 나오긴 하지만, 누가 누구에게 빚을 지고 주었든, 이 단편선을 보는 자는 사실 다시 빚을 지는 것과 다름없다. 어쩌면 20세기 후반,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에게 많은 곳들이 또 나름의 빚을 지었다고 말해도 크게 나쁠 건 없잖는가.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척 하지만 전혀 다양하지 않은, 무언가 수렴되는 듯한 어느나라의 문학시장이야말로 언젠가 빚을 졌다는 표현을 사용해야 될 거라는 생각부터 들었으니 말이다. 아주 더더욱.
p.s
그나저나 아주 사소한 궁금함.
도대체 환골탈퇴가 맣는 겅가, 환골탈태가 맣는 겅가.
뼈가 변해서 탈퇴했다는 건 그런가.. 싶다가도 사실 잘 이해가 안갆단 말이지. 신조언가?
(잘 읽어가다가 여기서 고민 좀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