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유괴 붉은 박물관 시리즈 2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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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리드비(펴냄)








전작 《붉은 박물관》도 그렇지만, 뭔가 사건이 해결된 후에도 여운이 많이 남는 작가다.... 추리소설만큼 기승전결이 확실한 장르가 또 있을까? 범인 검거 직전이 클라이맥스라면 범인이 밝혀진 후 뭔가 긴장감이 확 풀리는 느낌인데 이번 작품 여섯 편의 단편들은 범인이 밝혀진 후에 더 여운이 컸다. 읽어보신 분은 내 마음을 아실 듯.....



또 하나 더! 단편소설 모음을 읽으면 비중 있고 없고 확실한데 이 작가님 작품집은 늘 골고루 엄선된 느낌. 그중 먼저 읽은 것은 표제작인 《기억 속의 유괴》와 《황혼의 옥상에서》였다. 단편집을 만나면 절대로 순서대로 읽지 않는다 ㅋㅋ


제목을 보고 흥미 있는 것부터 읽고 아! 이 제목은 이걸로 바꿨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는 편! 황혼의 옥상에서는 '황혼'이라는 단어가 내겐 와닿지 않아서 만약, 《동아리 로맨스》나 《학교 옥상 살인사건》 이런 걸로 했다면 어떨까 혼자 상상해 봄



의사인 아버지, 내과의였던 숙부, 자상한 어머니 아름다운 유년 시절의 나오토에겐 충격적인 경험이 있었다. 그것 바로 유괴사건!!!!

1988년 8월 14일 친어머니에 의해 유괴되었다가 무슨 일인지 유괴범은 양부모에게 몸값 받는 것을 포기하고 도망. 심지어 아이를 차에 감금한 채 놔두고 가버린 사건, 이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었는데....


친어머니에 의한 유괴라는 사실보다 자신의 부모님이 양부모라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는 나오토. 내가 나오토였어도 그럴 것 같다. 그런데 이 소설 역시 생각도 못 한 반전이 있었다. 반전이 먹히려면 상당한 논리적 근거가 필요한데, 음.....


평소 유괴사건에 나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공소시효는 왜 존재하는 걸까 의문이 생겼다암튼 책 읽다가 옆길로 새는 데는 1등!!!!



물론 만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나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경우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첨단과학기술에 발전한 요즘 어지간한 범죄는 밝혀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흉악범죄 같은 강력 범죄에 대해서 공소시효가 폐지되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또 내가 늘 하는 생각이지만 도대체 만 13세와 만 13세가 몇 달 지난 여자아이는 뭐가 다른가 싶은 생각도 들고. 우리의 법률, 처벌에 관한 법률이 피해자를 위한 법인지 범인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법인지 의문이 드는 순간이 종종 있다.



공소시효 하니까 매력적인 김혜수 배우님의 드라마 시그널이 떠오르기도 하고.... 시즌 2 나온다는데....



범인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다.





덧, 책 스타 그램 4년 차.... (독서 경력도 4년? 정도인데)

무서운 거 1도 못 보던 내가 이젠 밤에도 추리물 척척? 읽는 사람이 되었어....

밤에 공포물 읽다 문득 고개 들었을 때 사실 거울에 비친 긴 머리칼의 내 얼굴이 더 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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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곽선생뎐 싱긋나이트노블
곽경훈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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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훈 지음/ 싱긋 (펴냄)







책날개를 펼치자마자 아하! 그 선생님!!! 응급의학과 곽경훈 선생님이시구나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우리 지역 출신 작가, 각종 강의와 영상으로 독자와 소통하시는 분!! 《날마다, 응급실》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 《반항하는 의사들》 도 읽었다. 그 외에도 출간하신 작품이 있지만 내가 읽은 것은 그중 무려 세 권!!!! 저자의 에세이 논픽션만 접하다가 이번에 소설을 만나니 뭐랄까!!



정말 색다른 느낌이었다. 게다가 표지도 까슬까슬 고급스러운 촉감이 멋진 책!!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라는 공간은 우리나라를 그대로 반영한다. 가상의 나라 쥬~~!! 이름이 쥬라고 하니 뭔가 소프트한 느낌인데 사실 이 나라는 온갖 부정부패가 만연한 나라다. 백성들은 왕정과 백색당을 견디다 못해 고향도 집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는데... 이 모습 마치 소설 《장길산》의 한 장면 같았다.



영상미 넘치는 하나의 활극이 될 것 같은 소설!!!







흑색당 평현 곽 씨 출신의 암행 총관 곽곽선생! 그의 힘이 커질수록 왕의 힘도 사대적으로 커졌다. 그의 태생은 이미 정해져있었지만 그는 운명과 타협하지 않았다. 마치 장길산 보는 듯!! 부정부패로 점철된 국민이야 어떻든 자기네 밥그릇 챙기기 바쁜 오늘날의 더러운 정치 여와 야, 그 민낯을 보는 듯했다. 목적이 있는 자는 죽음도, 피바람도 불사한다는 옛 문장!! 소설에서 매력적인 여성 영웅이 하나쯤 있었으면 어떻까 생각도 해본다.



가상의 세계가 더 우리 현실 같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작가님의 에세이만 읽다가 소설을 처음 만났는데, 다음에 쓰실 작품도 기대된다. 이런 의사선생님이라니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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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카페 싱긋나이트노블
구광렬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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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렬 소설/ 싱긋(펴냄)







최근에 고독사, 자살은 우리 사회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교 폭력 피해자가 그 안타까운 어린 삶을 마쳤으며 불과 며칠 전에는 대배우 한 사람을 잃었다. 무엇이 그들을 .... 죽음에 대해서는 정말 말하기 어렵다.... 참 어려운 소재이지만 또한 다루기 힘든 소재일수록 더욱 수면 위로 떠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멕시코 문예지로 등단하고 중남미 활동 작가이신 저자의 소설이라 그런지 참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차라리는 마땅치 않지만 그래도 덜 나쁜 쪽을 택할 때 쓰는 말이다. p9



첫 문장에 언급된 '차라리'나 '어차피'

둘 다 부정적인 의미가 단어다. 입으로 자꾸 발음해 보면 오히려 이 단어들도 다정하게 느껴진다..... 어떤 선택을 할 때 최후의 선택이 자살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인데, 여기 소설에서 자살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려는 사람과 그것을 막으려는 사람 그리고 사건을 수사하는 인물이 있다. 자살은 늘 개인적인 사건으로 끝나곤 했다. 그러나 소설은 자살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말해준다.



혜경은 죽을 때도 야하게 죽고 싶었다. 터진 미니스커트에 핑크 하드 컬칩 레이스가 드리워진 블라우스 첫 단추가 풀린 채 관 속으로 들어가기 전 면도도 해주었으면 했고, 하트 문신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허벅지 털도 깎아주었으면 했다. 처음 만난 그날처럼 바람 불고 비 내리고 화장도 안 했는데 곱게 들어갔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p72

자살 거꾸로 하면 '살자'야!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을 했을까? 죽음을 다루면서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 않게 서술된 문장력이 놀라웠다. 소설에는 인생 자체가 끝이라는 사람들. 그토록 죽기를 계획했던 그들이 절실히 원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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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 가족 1 유정천 가족 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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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 도미히코 장편소설/ 작가정신(펴냄)








너구리를 떠올리면? 귀엽기도 하지만 좀 의뭉스러운 존재^^ 한국인이 사랑하는 '라면'의 이름이 떠오르기도 한다.


너구리가 둔갑술을 부리는 설화는 우리나라에도 존재한다. 반면 일본의 변신 너구리 설화는 좀 더 귀여운 느낌이랄까...


모리미 도미히코의 2007년 작품. 내겐 2022 여름 출간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작가로 기억되는 작가님!!

우리 몸속엔 주체할 수 없는 바보의 피가 흐릅니다!!!!




1권은 사랑과 가족의 키워드로서 겐토샤 《파피루스》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기고한 작품을 모았다. 이 시리즈는 총 3권까지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자유자재로 둔갑하는 너구리, 천둥이 치면 깜짝 놀라 마법이 풀리기도 하는 모습 너무 사랑스럽다.




자유자재로 둔갑한다고 해서 아무것으로나 막 둔갑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세계에도 윤리가 있다.




여대생으로 변한 너구리의 가슴을 만지며


인간 행세를 하는 너구리라니!! 참 희화적이다.





유정천의 의미는?

불교 용어로 구천 가운데 맨 위에 있는 하늘이라는 뜻. 즉 형체가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한다.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의 의미도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기뻐하는 순간을 나는 언제 겪어봤던가? 꽤 오래전 일인 것 같다.






일본의 요괴로 알려진 덴구라는 존재로 흥미롭다.

인간은 도시에 살고, 너구리는 땅바닥을 기고, 덴구는 하늘을 날아다닌다.





각자의 영역이 있다. 소이치로의 피를 이어받는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너구리 4형제 이야기. 소설을 읽으며 일본 애니메이션이 떠오르기도 하고,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가족 사랑, 형제애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 작품은 그간 작가가 가장 쓰고 싶은 작품이었다고 한다. 기발한 상상력, 독창적인 세계관이 눈에 눈이 번쩍!! 아하 이런 소설도 쓸 수 있다니 참고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주인공이 너구리라는 점 넘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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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어사 2 - 각성
설민석.원더스 지음 / 단꿈아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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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어사 2 각성






설민석 & 원더스(지음)/ 단꿈아이(펴냄)







판타지를 넘 사랑하는 1인!! 판타지에 역사가 가미되면 더 좋다^^ 나의 니즈를 두루 만족시켜주는 책!!!





평소에 설민석 선생님 강의도 좋아하지만, 소설도 좋았다. 1권 《지옥에서 온 심판자》에서 당장 영상화되어도 될 만큼 스펙터클한 전개, 생동감 있는 문장이었다. 웹 소설 전문가이신 원더스 작가님과의 공저 제2권을 만났다. 조선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문장 속으로 쑥 빨아들이는 느낌이다.





미래를 보는 자, 빨리 달리는 자, 무술에 능통한 자 그리고 그들의 리더.. 여기서 어벤저스 느낌도 살짝 나고 영화 《신과 함께》도 떠올랐다.






정조 대왕 사후에 나는 조선이 끝났다고 보는 1인이다. 조선이 망한 것은 일제강점기가 아니라 정조대왕 사후라면 너무 비약인가? 김 씨 세도정치 시대를 묘사한 작품들을 만나면 치가 떨릴 만큼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김 씨 세도정치 ㅠㅠ 그들이 요괴 아닌가?!!!





우리는 많은 외국 귀신들을 만났다. 악령, 드라큘라, 좀비 등등.... 난 어릴 때 그중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처녀귀신이 가장 무서웠다. K 요괴 대세 시대다!!! K 글자가 붙으면 뭔가 강한 에너지를 갖는 느낌^^ 1권이 아버지 사도세자 사후에 조선을 부국강병 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정조의 노력, 어사대의 결성 그리고 그들이 하나씩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것을 보았다면, 2권에서는 그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는 섬세함이 돋보였다. 소설을 읽으며 구전으로 전해지던 불가사리나 해치에 대한 관심도 생겨났다. 머리에 구멍이 뚫린 보부상들의 시체, 과연 이런 짓을 한 것은 누구?





온 천지가 신령스럽다는 노인의 말이 예사롭지 않았다.

꼭두쇠, 광탈, 업신, 국무당, 해치, 불가사리, 수라, 마지막에 등장하는 심청 이야기까지 리 온통 신비로운 존재들, 억울한 존재에게는 억울함을 풀어주고 상처가 많은 이에게는 보듬어주는 능력을.... 3권, 4권 계속 출간 예정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으로 설레는 마음!!! 읽은 독자들의 마음을 다 같을 것이다.





사도세자가 만들었던 《무예신보》는 실제로 존재하는 역사다. 정조가 무예에 깊은 관심을 둔 것도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했으며 그 중심에는 서얼 출신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존 인물과 픽션의 결합이 이렇게 매력적일 수가!!!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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