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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살인사건
애슐리 칼라지언 블런트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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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칼라지언 블런트(지음)/ 북플라자(펴냄)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의 사체를 발견한다면? 그것도 조각조각 나뉜 채로 ㅠㅠ 아..... 이건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데, 이 사건이 실화 바탕이라니 더욱 충격이다. 책을 읽기 전에 책과 무관하게 우연히 검색을 하다가, 관련 기사를 보고야 말았다. 아~~ 세상에는 정말 인간의 상식을 넘어서는 일들이 너무 많다. 살인사건, 형사물, 추리물을 읽는 이유를 써보자면, 모둔 문학 작품이 가져야 하는 '기승전결'을 완벽히 체감할 수 있으며 또 한 가지의 이유는 피해자의 아픔, 고통을 함께 애도하는 마음이랄까.....
피해 망상증인지 주인공 레이건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녀는 오래전, 길고 긴 스토킹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 이 부분에 참 공감된다 ㅠㅠ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정말 잊을만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댓글을 쓰는데 계정을 심지어 계속 바꿔가면서.... 이젠 좀 끝났나 싶으면 또 공백이 길게는 1년?? )
SNS 온라인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레이건, 심지어 추적 당할까 봐 걱정돼서 카드 결제도 안 하고 현금으로 살아온 ㅠㅠ 이제 좀 안정적인 삶을 사나 싶었는데, 행복은 잠시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인가?!
캐나다에서 태어난 작가, 한구과 페루, 멕시코 등에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였을까? 한국에서 만난 친구 민, 그의 어머니도 한국인 현숙이라는 이름이었다. 레이건은 혹시나 자신 때문에 그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털어놓을 수가 없었는데...
사춘기 시절 호기심으로 했던 인터넷 채팅방에서 만난 남자, 알고 보니 그는 또래 소년이 아니라 30대 후반의 성인 남자였고 그녀의 집에 무단 침입하는 등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다.
백배 상자의 속옷, 곰인형 등 발신인 없는 선물들....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는듯한 인기척, 자신의 얼굴을 사칭한 가짜 영상까지 소설은 점점 긴장감을 높였다. 하! 정말 생텀 공개 게시된 글과 댓글은 차마 읽을 수가 없었다. 온통 여성 혐오 발언들 여혐 커뮤니티 운영자, 이해할 수 없는 다크 웹 운영, 딥페이크 범죄, 개인정보 유출..... 요즘 우리 시대에 충분히 일어나는 일 n 번 방 사건이 떠오르기도 했다. 880명이 넘는 (이것도 추정인원일 뿐 더 있을 것이다) 피해자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 신음하는데 조주빈 등의 괴물을 잡아넣는 것으로 끝나버린 사건! 성을 착취하는 것은 그 사람의 육체뿐 아니라 영혼까지 파괴하는 일이다. 소설 속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법 시스템이 여성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절대 이렇게 넘어가지 못할 일이다.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슈들이라 몰입감이 높았다.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참 극단적인 상황이다 싶은 생각이 들지만, 나와 멀게 느껴지는 범죄 장면의 묘사가 곧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오싹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