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태도
데이먼 영 지음, 손민영 옮김 / 이비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이먼 영 (지음)/ 이비 (펴냄)










책으로 그 시절을 추억하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책을 함께 읽은 사람 혹은 그 책을 읽던 시절에 함께 나눈 대화들...

책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책 사진 폴더를 열면 그 시절 고민과 추억이 함께 떠오른다. 나 역시 그렇다^^ 루소는 이것을 낭만적인 충동이라고 말했다.






호기심, 인내, 용기, 긍지, 자제, 정의라는 여섯 가지 주제를 통한 담론, 철학자이자 칼럼리스트 저자의 독서에 관한 에세이! 최근에는 이렇게 철학을 소프트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는 책들이 많이 출간된다. 철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이제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한 철학에 대한 애도의 방식일까? ㅎㅎㅎㅎ 진정한 철학자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나의 걱정 가득 담긴 문장에 ( 그건 우주님이 몰라서 그렇죠. 철학자들 많아요라고 호기롭기 말씀하신 그 인친은 요즘 철학 책 얼마나 읽으시는지 궁금하네 ) 인문대학에서 이미 사라진 철학과들, 철학 전공자들은 더 이상 철학 하지 않는다. 먼 미래에 어쩌면 철학을 챗 gpt 인공지능을 통해 배워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글을 접하면 이런 불안이 떠오르는데, 이는 글이 세상을 해석해야 하는 나의 역할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글은 내가 안전한 현실을 택하고자 무시한 모든 가능성을 들추어낸다 p47






이런 식으로 쓰다 보면 여섯 개의 키워드를 다 적을 수 없다. 호기심, 인내, 용기, 긍지, 자제, 정의 여섯 개의 테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서로 다시 적어보면 용기 → 정의 → 호기심 →인내 →자제 → 긍지 뭐 이런 순서가 된다. 호기심을 기반으로 모든 게 작동하는 사람인데, 내가 가치를 두는 단어는 용기다. 글을 쓸 때도 무엇을 할 때도 용기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용기 챕터를 펼치면서 생각했다. 용기란 자신의 심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데 그렇다면 용기의 반대말은 뭐지? 비겁인가? 두려움인가? 자신의 심장박동 수대로 살지 않는 것일까 ㅎ


저자의 독서에 대한 사랑은 문장을 통해 느껴진다.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책장에서 곰돌이 푸와 아라비안나이트를 그리고 어머니가 물려주신 책들을 추억하는 부분^^






책으로 시절을 추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해 본다. 책 후반에 잡동사니 방이라는 챕터에 소개된 그 모든 책을 만나보고 싶다.



덧: 첨단과학 대우주 시대라고 쓴다. 누구보다 발달된 과학, 기계문명을 좋아한다 ㅎㅎ

그러나 철학 없는 우주란! 철학 없는 과학을 철학이 심판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재하지 않는 영화 - 창작의 한계를 넘어선 예술과 기술의 만남
김대식 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대식 외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창작의 영역에서 AI와의 협업 어떻게 생각하나요?


책은 뇌과학자, 영화감독, 안무가, 작가 네 분의 분야 권위자들이 쓰신 책이다. 책은 뇌과학 분야 전문가이신 김대식 교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영화를 만들고 싶은 소망, 먼저 대본이 있어야 하고 감독, 배우들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하려면 역시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AI와의 협업이 이루어지면 어떨까? 책의 첫 챕터는 AI 협업한 각색 내용의 과정이 담겨있다. AI 통해 하나의 스토리가 여러 스타일로 재구성되는 모습에 정말 놀랍다.






주인공의 특징을 바꾸기도 하고 배경이나 시점을 달리하는 방법이 수작업이 아닌 기계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다니! 오리지널 버전 제목 〈남아있는 것들〉

여자 주인공의 대사를 보니 나랑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성적), 반면 남자 주인공은 그분 같다 ㅋㅋ






프롬프트가 접목된 챗 GPT의 글, 어쩜 이리 명문장이 많은지 놀랍다 ㅠㅠ

예술은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완성된 스토리를 구현할 배우가 필요한 시점이다. 배우를 창조하기까지의 과정 흥미롭다. 주인공 세계적인 무용수 남다주, 현수, 정미, 엔지니어...


그들에게 배우의 이름을 지어주고 인터뷰까지 완벽하다 ㅎㅎㅎ

이야기 기계라는 단어가 왜 이렇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작가의 대본으로 그리는 스토리보드, 그리고 스틸컷까지 다양한 장면을 각 상황에 적용해 보기까지!









챗 GPT가 공개된 지 대략 1년이 지난 시점이다. 챗 GPT는 많은 것을 구현 가능하게 해 준다. 카메라 앞에서 보내는 많은 시간에 대한 대가로 만들어진 게 영화라면 기존 방식을 깨고 몇 번의 클릭으로 태어난 영화를 과연 영화라 할 수 있을까? 비단 영화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산업에서 특히 예술의 영역에서 AI와의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예술을 다시 정의 내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예술이 정의 내려지는 과정은 물론 지금도 그 경계가 모호하긴 하지만^^ 더욱 불분명한 명제가 되고 말았다. 책 후반에 네 분의 저자가 각 영역에서 내놓은 책 후기, AL를 바라보는 각자 영역 전문가들의 시각은 반은 즐겁고 기대감으로 가득하며 나머지 반은 상당히 걱정스러운 갈등이 묘사된다. 나 역시 그렇다. 가보지 못한 미래니까......





AI 국제 영화제 (KAIFF) 강력 추천 책, 강추합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음 / 저녁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민 지음/ 저녁달 (펴냄)




사람은 왜 무속에 의지하고 신을 믿는가? 주술과 무속 종교가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통찰, 그러고 보면 인간이 지구상에 발자취를 남긴 이래로 늘 종교는 함께 했다. 종교는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가? 종교는 인간의 상상력과 관련이 있다는 저자. 문화 및 사회심리학을 전공한 저자, 행동과학 연구소 소장, 전작인 〈문제적 캐릭터 심리 사전〉을 읽었는데 정말 재밌었다.





종교의 기원을 토테미즘에서 찾는 에밀 뒤르켐, 각 지역마다 고유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호랑이가 많이 사는 지역 사람들은 호랑이 신을 믿는 것과 같은 이치!

그렇다면 인구도 많지 않던 시절 거대 피라미드를 짓는 등 어마어마한 공사를 할 만큼 사람들은 움직이게 하는 힘은 뭘까. 전통 한국 사회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종교 밀집 시설 같은 것을 보면 신앙심만으로 이해하기 힘든 무엇이 존재한다.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종교.


인류 최초의 문명 이전, 신과 신화의 시대를 아우르는 힘은 무엇일까?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종교는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따라서 봉기나 혁명의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한국 고유의 문화 외에도 외국에서 유입된 종교가 한국의 문화와 섞이는 과정도 흥미롭다. 무당!! 한국 사회의 무당이란 어떤 존재인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은 무당. 그 존재적인 이유를 찾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종교가 갖는 기능, 한국 사회의 토착종교 혹은 특수한 문화와 만나면서 변질된 모습 한국 기독교의 보수성과 정치와의 결합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 책이다. 상당수의 목사가 북한을 중심으로 파급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러다 보니 보수성을 띨 수 있다는 생각도 처음 알았다. 한국 종교계의 문제점 통계 자료를 보면 종교계 자체의 부정부패와 집단 이기주의를 손꼽는다. 그러나 책은 그 부정적인 면만을 서술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한국의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짚어준다. 첨단과학의 시대 인간에 의해 정복되지 않은 영역이 없다. 생명까지도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인간중심주의, 인간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종교와 신은 다루기 어려운 주제다. 수많은 철학자, 인류학자, 문화학자, 역사학자 등 다양한 관점에서 그 본질을 다루기를 시도해왔다. 정답이 정해진 일이 아니다. 특정 종교에 기대지 않는 자유로운 관점에서 토론해 볼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와 기름
단요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요 장편소설/ 인플루언셜







중독, 종교, 교육제도, 양극화!!! 굳이 키워드를 뽑아보자면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도박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나의 도스토옙스키 (요즘 그 어떤 글을 쓰던 무조건 도스토옙스키 내 작가님 언급) 작가님 역시 도박 중독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배팅했을 때 그리고 얻는 쾌감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라고 한다. 중독에 관여하는 뇌의 기능은 비슷하다. 도박이든 약물이든 알코올이든 다이어트든 성형이든 피 마르는 듯한 초조함 뒤에 얻는 쾌감이란! 도박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사람의 뇌를 자극하는 무한 쾌감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중독은 괜찮고 어떤 중독은 더 나쁜가? 주인공 우혁이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 특히 도덕의 가치를 함부로 들이대는 사람들을 보면 본인은 얼마나 도덕적인 삶을 사는지 의문이다 ㅎㅎㅎ

종교, 새천년파로 묘사되는 무려 서른두 명이 집단 자살한 사건이 서술된다. 내가 생각하는 작가는 두 종류인데 사회참여의식이 있다. 없다로 나뉜다. 뭐 있다고 좋고 없다고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작가의 전작 〈다이브〉를 읽었을 때도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엿보였는데 이번에는 한창 더 밀도 높은 사회문제를 여러 가지 다룬다.

교육제도, 저자는 사교육의 시스템을 어쩜 이리 잘 알고 있는 걸까? 의문^^


'기득권' 자녀에 대한 세습으로 탁락해버린 대한민국의 입시제도. 마지막 키워드인 부의 양극화를 더욱 견고히 하는! 절대 선 밖의 사람들이 기득권의 영역에 침범할 수 없게끔 탄탄한 입시제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다. 1등급에서 9등급까지 줄을 세우고 온 국민이 심지어 나는 비행기까지 멈추면서 응원하는 세계 유일무이한 나라다! 의치한약수 공화국!

리뷰를 다 쓰고 작가의 말을 읽었다. 보통 작가의 말을 가장 먼저 읽는 편인데 이번에만은 거꾸로!!






내가 뽑은 키워드와 거의 들어맞는 느낌^^ 누군가의 기적을 위해 혹은 단 한 명의 독재자 영웅을 위해 누군가는 죽도록 방치된다는 예리한 문장이 내 살갗을 파고드는 기분이다. 광신도가 문제가 아니라 광신도를 만들어 내는 세상이 문제다.


내가 정말 최근에 뒤늦게 알게 되었고 좋아하는 또 한 분의 작가 문지혁의 소개글.

작가의 재능은 마지막이고 열심과 성실히 먼저라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작가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다. 글을 쓰는 가장 필요한 재료는 용기!!! 그렇다면 이들은 그 재료를 충분히 갖췄다고 본다.







요즘 내가 만나는 소설들은 그 '경계'가 없어서 카테고리가 모호한 작품이 많은데 그중 하나다^^ 신학 스릴러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된 이 소설을 정말 내 마음(의지)대로 읽은 것 같다. 피와 기름이라는 제목이 주는 상징성을 떠올리며 글을 닫는다. ^^ ( 여기서도 심지어 소설 #악령 에서 러시아 민중들을 '저 돼지떼들' 이라고 표현한 도스토옙스키가 또 떠오른다. 하~! 이 사랑은 미쳤다. 죽은 것들을 사랑합니다. 도스토옙스키, 다자이 오사무.... 죽은 것을 사랑하는 것은 편합니다^^ 살아있는 존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의 해상도 - 단조로운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는 감각
유병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병욱 (지음)/ RHK(펴냄)








책의 부제, 단조로운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는 감각!! 그런 감각을 발견할 수 있다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들려주는 일상의 빛나는 감각들은 무엇일까?






인기 카피라이터는 필체도 남달랐다. 책 서장에 함께 온 저자의 메시지가 담긴 필체 너무나 아름답다^^ 책의 목차 짧지만 임팩트 있고 감각적이다.

발견, 음미, 창조라는!!! 세 단어가 주는 간결함 그리고 미학적인 멋이 동시에 느껴지는!!

저 능력은 무엇일까?

좋은 센서를 타고나는 사람, 저마다 다른 재능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들. 아마 각자의 센서는 분명할 것이다. 다만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내지 못할 뿐. 광고 회사에 오래 근무한 저자는 수많은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터와 협업했다.






그 안에 우주가 있어

우주를 느끼기 위해 각자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만날 수 있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글에 상당히 공감할 것이다. 소위 영감을 얻는 순간이 일상에서 종종 찾아온다.

자신만의 센서에 무엇인가 걸릴 때 느끼는 쾌감!!


더 풍부하게 해 주는 필터! 저자는 겹이라고 부른다. 저자가 다녀온 미술관의 작품들, 센서 없는 사람이라면 놓치고도 남았을법한 다양한 감각들, 소재까지 폭넓게 소개한다. 멋진 그림과 함께!! 결국 인풋이 중요하다. 무엇을 집어넣느냐에 따라 아웃풋이 달라지기 마련^^


만들어진 선을 미리 긋지 말고 만들어 내놓은 삶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가 보라는 문장! 어찌 되었거나 모든 일에는 결말이 있다. 이야기도 그렇고 삶도 그렇다. 결말은 그냥 끝이 아니다. 다른 시작이다. 결말을 시작으로 다음 단계가 찾아오고 다른 세계가 열린다.





카피라이터의 에세이, 독특하고 감각적이다. 광고를 제작하며 30초 안에 모든 걸 녹여내는 사람들.

그 짧은 시간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도 우주가 있다.






짧은 시간에 대한 일화를 떠올리면 최근에 읽고 있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대작가 도스토옙스키! 그에게 주어진 불과 2분이라는 시간! 도스토옙스키가 총살 당하기 직전 자기 자신에게 쓴 시간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전체 스캔 한 시간! 물론 이후 도스토옙스키는 사면되었고 또 삶을 이어갔지만 만약 그가 그 자리에서 죽임당했다면 대작을 만나지 못할 뻔했다. 2분이라는 시간이 때로 무척 단조롭고 소소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생과도 같다^^ 30초라는 짧은 시간을 활용하는 광고인들. 카피라이터 그들의 일상, 삶이 궁금했다. 그들의 재능은 어디에서 오는가 생각하며 읽은 책이다.

먼저 카피라이터, 작가 등 다양한 영역의 글쓰기에 관심 많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이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분에게도 삶의 전선에 계신 분들과 나누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