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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쓰무라 기쿠코(지음)/ 리드비 (펴냄)
이 책은 11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원, 알바생, 워킹맘, 취업 준비생, 정년을 앞둔 상사,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까지. 모두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과연 그들의 내면도 편안할까? 표제작 〈거짓말 컨시어지〉 거짓말을 들키지 않는 비결이라는 책의 문장 블랙코미디 느낌이었다. 겉으로는 무난하고, 성실하고, 사회적 규칙을 잘 따르는 사람들. 하지만 속은 해진 상자처럼 갈라져 있다. 회사원 ‘나’는 사람들의 부탁을 받아 그럴듯한 거짓말을 설계해주는 역할을 한다.
거짓말을 들키지 않는 법을 체계화하며, 누군가의 체면을 지켜주고, 관계를 연명시키고, 조직을 무사히 통과하게 만든다. 여기서 거짓말은 악이 아니라 생존 기술로 느껴졌다.
하지만 문제는, 거짓말이 점점 ‘능력’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소설은 《속거짓말 컨시어지》로 이어진다. 거짓말의 수요와 공급이 꼬이면서, 돕던 사람들이 함께 얽혀 들어간다. 도움은 통제가 되고, 배려는 관리가 된다.
한 편의 에세이처럼 서술되는 《지나가는 장소에 앉아서》 소설 속 주인공은 지하철역 승강장을 최적의 장소로 생각한다. 내게 최적의 장소는 어디일까? 단연 도서관인듯.
〈우리 회사의 심령사진〉 회사 단체사진에 찍히는 정체 모를 여성의 이미지. 으스스한 느낌으로 시작되는 소설이다. 유령이라기보다, 회사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집단적 망상과 권력의 그림자에 가깝다. 전무의 사적인 치부가 드러나는 장면은 우스꽝스럽지만, 동시에 잔혹하다. 조직은 늘 누군가를 이용하고 희생시키고 버린다....
〈술집에 이천 번이나 가고 난 뒤에〉
정년을 앞둔 상사의 삶을 계산해보는 장면. “이천 번.” 숫자로 환산되는 삶은 어떤가? 어딘가 허망하다. 마루오카 씨 대신 한숨을 쉰다는 문장은, 타인의 인생을 상상하는 일의 쓸쓸한 여운을 준다.
〈방과 후 시간의 그녀〉 따돌림을 당하는 사나에. 혼자가 되면 더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아는 아이. 그녀의 세계는 금붕어 수조처럼 작고 투명하다. 약해지면 잡아먹힌다. 왕따 당하는 사람과 금붕어 비유라니 외롭고도 답답한 시간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이 소설이 말하는 것은 아마도 왜 우리는 거짓말을 필요로 하는가 아닐까?
진실은 항상 윤리적이기만 한가라고 물을수도 있겠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우리는 종종 사실을 숨긴다. 악의라기보다 어느 정도는 균형 유지에 가깝다.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혹은 나 자신이 붕괴되지 않기 위해. 거짓말 컨시어지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그렇다면 나는
오늘 몇 번의 작은 거짓말로 하루를 통과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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