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있는 국어 수업 : 현대시 - 교과서 수록 작품 톺아보기 ㅣ 성격 있는 국어 수업
이현실.남상욱 지음, 애슝 그림 / 풀빛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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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현실 남상욱 지음/ 풀빛 (펴냄)



국어 수업에서 시는 양가적인 존재다. 국어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도 시는 난해하다. 시험 문제풀이를 위한 공부가 되는 순간 시에게 생명이 있을까?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시를 정답을 맞추는 대상이 아니라 읽고 그 의미를 사유하는 과정으로 되돌려준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사실 어떤 답에 도달하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오래 붙잡고 사유의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수능 문학은 어떤가? 밑줄 긋고, 중심 내용 찾고, 표현상의 특징을 분류하는 순간, 시는 더 이상 살아 있는 언어가 아니라 해석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이 책은 잠시나마 그 익숙한 흐름을 멈추게 한다. 시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이 시를 읽으며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물어보게 되는 책이다.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시를 현재의 삶과 분리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과서 속 시가 과거의 텍스트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와 연결되는 순간을 만들어준다. 어떤 시는 관계를 떠올리게 하고, 어떤 시는 말하지 못했던 감정을 만져준다.




수업을 떠올려보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정답을 먼저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건네는 방식, 작품을 통해 생각을 확장하게 하는 흐름은 교실 안에서도 그대로 살아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편의 시를 읽고 난 뒤 이 시에서 가장 오래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이미 해석의 중심에 서게 된다. 시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게하는 다른 나라의 문학수업은 수많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예고하지 않았나...







활용방법도 잘 소개하는데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인 읽기–쓰기–생각하기의 연결이 잘 드러난다. 예를 들면 시 한 편 읽기 → 핵심 정리 → 짧은 글쓰기 연결의 과정이다. 혹은 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게 한다든지 시의 메시지를 현실에 적용하게 하는 점도 색다르다. 이 과정은 단순 감상을 넘어 비판적·창의적 사고까지 확장시킨다. 저자는 시를 읽을때 속도를 조금 늦추라고 말한다. 천천히 읽고, 잠시 멈추고, 다시 돌아보는 시간. 그 시간을 통해 시는 다시 살아나고, 동시에 우리의 감각 역시 더 깊어질 것이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것은 단순하다. 시는 이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머물러야 할 언어라는 것. 그리고 그 머무름 속에서 비로소 각자의 해석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스스로 학습에서도, 국어수업의 현장에서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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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프롬 더 탑 - 창작의 기본과 이니셔티브에 관한 원칙 66
켄 양 외 엮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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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켄 양. 클리퍼드 피어슨. 라그다 알하얄리 / 디플롯(펴냄)









기획, 정보 시간관리 카테고리 안에 있는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를 위한 글쓰기. 소중한 아이디어 노트, 영감을 주는 다이어리와 같은 책이다. 물론 저자들은 이 분야 건축가들의 조언을 모아놓지만 막상 읽어보면 ‘건축’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삶을 조직하는 방식에 가깝다.

여기서 말하는 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형태로 만드는 일이다.

아이디어, 커리어, 관계, 그리고 삶.









책에는 66개의 원칙이 등장한다. 이 조언들이 방법이 아니라 사고방식의 방향을 바꾼다.

읽으며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끊임없이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계속 기본 또 기본 이야기를 강조한다. 그러고보면 대단한 창의성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 반복, 구조 같은 단어들이다. 여기서 건축가들이 말하는 창작은 영감의 순간이 아니라 오히려 지루할 정도로 단단한 과정 위에 세워진다는 것을 말하는 듯 싶다.









“모든 조언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단 하나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라.”

한편으로 당연한 말이 무척 와닿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늘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삶을 바꾸는 건 언제나 몇 개의 문장, 몇 개의 선택뿐이고 그것은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나의 몫이다.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건축가들의 언어가 의외로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추상적인 동기부여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가장 먼저 구조를 세워라. 맥락을 읽어라. 공간을 남겨라. 이 말들은 건축을 넘어 글쓰기에도, 일에도,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라는 토대위에 짓는 설계노트라는 소개글이 무척 인상적이다. 삶을 건축에 빗대어 쓴 문장인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삶은 어쩜 그리 건축과 닮아있을까 싶다. 이 질문들이야말로 내 삶의 설계도를 그리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꾸만 채우려 한다. 더 배우고, 더 경험하고, 더 성취하려고 한다. 하지만 건축에서 공간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숨 쉴 수 있는 여백이고, 사람이 머물 수 있게 만드는 조건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여백이 없는 삶은 결국 버티기만 할 뿐, 머무를 수는 없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다. 이전에는 하루를 ‘잘 보내는 것’ 혹은 앞서가는 것을 중요시했던 삶이다. 이제는 그 하루가 어떤 구조 위에 쌓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즉, 삶을 점이 아니라 선과 구조로 보게 된다. 거창한 창의성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사람이 오래 간다는 것. 그리고 그 구조는 남이 대신 설계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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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골든타임 - AI 시대, 흔들리지 않는 공부 저력을 만드는 10가지 아날로그 멘탈
박인연.박찬호 지음, 장명화 외 감수 / 원너스미디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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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박인연 박찬호 지음/ 원너스미디어 (펴냄)










요즘 ‘공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또다른 불안감이 생긴다. 첨단과학의 시대를 살며 과연 AI보다 뛰어난 공부란 뭘까라는 질문과 또 한편으로는 AI가 문제를 풀어주고, 정보를 대신 정리해주는 시대가 아닌가 하는 의심.

그렇다면 우리는 왜 여전히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 학생들도 종종 하는 질문이기도 하고 우리 성인독자들도 궁금한 부분일 것이다.

세상이 바뀌어도 공부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책은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은 ‘공부를 잘하는 방법’보다 공부를 버티는 힘에 대해 말한다. 먼저 책의 목차를 펼치면 문해력, 수학, 영어 같은 익숙한 키워드들이 나오지만 실제로 강조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지탱하는 습관과 태도, 그리고 정서를 말한다. 현업에서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문해력’이었다. 최근에 학습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들으며 문해력과 공부능력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다.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는 능력이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의 경우 정보는 빠르게 접하지만 의외로 그 의미를 끝까지 따라가는 힘은 점점 약해지는 느낌이 들어 걱정이다. 아마 많은 성인 독자들이 느끼는 부분 아닐까?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질문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답을 얻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문해력은 단순한 국어 실력이 아니라 생각의 구조를 만드는 힘이라는 논리다. 공감한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된 부분은 ‘공부습관’에 대한 이야기였다. 플래너를 쓰는 습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방식, 그리고 스스로 공부하는 힘. 이건 사실 특별한 방법이 아니지만 오히려 너무 기본적이라서 우리가 자주 놓치는 것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건 결국 끝까지 가는 아이들은 이 ‘기본’을 지키는 아이들이라는 점이다. 공부는 한 번의 몰입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작은 반복과 누적이 쌓여 나중에야 비로소 드러난다.









부모의 역할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부모의 개입을 양이 아니라 ‘질’로 본다. 많이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순간에 방향을 잡아주는 것. 현장에서 보면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 뒤에는 대단한 부모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아이를 정확히 아는 부모가 있다는 점이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와의 관계가 문제다.








나는 죽을때까지 공부를 할 생각이며 실천하는 사람 중 하나다. 적성에 맞지 않는책, 재미없는 책이라도 우선 접해보는 이유도 같은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공부를 다시 정의하게 되었다. 공부는 성적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를 버티기 위한 훈련이다. 흔들리지 않고 앉아 있는 힘, 모르는 것을 끝까지 따라가는 힘, 그리고 스스로를 관리하는 힘. 결국 AI시대에 남는 것은 이 아날로그적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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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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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시미즈 하루키 장편소설/ 하빌리스 (펴냄)








사람은 가끔 자신의 삶을 멀리서 보고 싶어 한다. 지금 이 선택이 맞는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과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 날 읽기 좋은 책.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천국 영화관’의 스태프로 일하는 오노다 아키라. 이 설정은 처음부터 묘하게 마음을 흔들었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어둡지 많은 않았다.

천국이 존재한다면 그 밖에도 또 다른 세계가 있을 것이라는 말.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소설은 단순한 사후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이 끝난 이후에도 이어지는 어떤 질문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기쿠 할머니의 인생이 상영되는 장면이다.


평생을 다정한 부부로 살아온 한 사람의 삶. 겉으로 보면 평온하고,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야기.








하지만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인생은 시간 속에서 천천히 쌓여온 사랑의 기록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본주의 물질사회를 살면서 우리는 종종 극적인 장면만을 인생의 가치로 착각하곤 한다. 성공, 실패, 결정적인 선택 같은 것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깥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나도 보았던 영화 이야기로 시작되는 《바다가 들린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방식으로 상처받고, 자기 방식으로 거리를 두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그런데도 그 관계는 완전히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때의 말들, 그때의 표정들, 그때 하지 못했던 선택들이 뒤늦게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흔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간 인물에게도 영화가 가능한지 궁금했는데 이번 단편 주인공이 그랬다. 평범한 삶은 없다는 것을, 저마다 독특함이 있다는 것은 스즈키 씨 이야기로 깨닫게 된다.


책날개 문장, 천국 영화관 이용방법이 인상적이다. 어느 날 나도 삶을 돌아보는 날에 나만의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작품이 될까?


영화가 끝나면 천국으로 인도된다는 설정도 아름답다.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면 .....

#천국영화관


#시미즈하루키

#하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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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소통법 - 소음을 화음으로 바꾸는
김진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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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누적 청중 10만 명강의, 교향곡을 지휘하는 위치는 큰 리더십이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 많은 악기와 사람들, 각기 다른 소리와 감정들이 한순간에 어긋날 수도 있는 자리에서 지휘자는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리더십을 설명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명령이 아니라 호흡, 통제가 아니라 템포를 소재로 이런 기획이라니 놀랍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은, 팀워크가 잘 맞는 조직은 결국 ‘빠른 조직’이 아니라 ‘같은 속도를 가진 조직’이라는 통찰이었다. 이 부분 읽으며 뼈 맞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빠른 해결을 좋아한다. 흔히 성과를 위해 속도를 끌어올리려 하지만, 오케스트라에서는 단 한 파트라도 템포를 놓치면 전체가 무너지는 일 아닌가! 이때 지휘자가 하는 일은 누군가를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박자를 듣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내는데 그것은 음악적인 접근법이다.

‘아다지오’에서 ‘알레그로’까지의 여정......


처음에는 속도를 늦추고(아다지오), 다음에는 각자의 리듬을 찾게 하며(안단테), 그다음에는 서로의 차이를 연결하고(모데라토), 마지막에는 자연스럽게 조직 전체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알레그로). 이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리더의 역할은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균형을 맞추는 사람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특히 인상적인 메시지는 ‘소음은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조율하는 것’이라는 관점이다. 조직 안의 갈등, 의견 차이, 어긋남은 없애야 할 문제가 아니라 아직 맞춰지지 않은 음이라는 것이다. 이 시선의 전환 하나만으로도 리더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누군가를 틀렸다고 판단하기보다, 어디에서 박자가 어긋났는지를 듣게 되기 때문이다.






AI 시대, 이미 첨단과학의 시대를 살며 오히려 이 책은 철저히 인간적인 감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국 기술이 아닌 관계, 능력이 아닌 리듬이 조직을 움직인다는 것. 책을 덮으며 기존 나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이 바뀌는 듯하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말로는 협업을 이야기하지만 본인 스스로 앞가림하기도 바쁜 요즘이다. 이런 시기에 협업의 중요성, 전체 오케스트라를 관통하는 협연의 아름다움, 함께 할 때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리더십을 배운다기보다, 하나의 교향곡을 천천히 감상한 느낌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이런 생각이 남는다.

좋은 리더는 소리를 줄이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소리가 하나의 음악이 되도록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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