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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시미즈 하루키 장편소설/ 하빌리스 (펴냄)
사람은 가끔 자신의 삶을 멀리서 보고 싶어 한다. 지금 이 선택이 맞는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과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 날 읽기 좋은 책.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천국 영화관’의 스태프로 일하는 오노다 아키라. 이 설정은 처음부터 묘하게 마음을 흔들었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어둡지 많은 않았다.
천국이 존재한다면 그 밖에도 또 다른 세계가 있을 것이라는 말.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소설은 단순한 사후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이 끝난 이후에도 이어지는 어떤 질문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기쿠 할머니의 인생이 상영되는 장면이다.
평생을 다정한 부부로 살아온 한 사람의 삶. 겉으로 보면 평온하고,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야기.
하지만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인생은 시간 속에서 천천히 쌓여온 사랑의 기록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본주의 물질사회를 살면서 우리는 종종 극적인 장면만을 인생의 가치로 착각하곤 한다. 성공, 실패, 결정적인 선택 같은 것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깥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나도 보았던 영화 이야기로 시작되는 《바다가 들린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방식으로 상처받고, 자기 방식으로 거리를 두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그런데도 그 관계는 완전히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때의 말들, 그때의 표정들, 그때 하지 못했던 선택들이 뒤늦게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흔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간 인물에게도 영화가 가능한지 궁금했는데 이번 단편 주인공이 그랬다. 평범한 삶은 없다는 것을, 저마다 독특함이 있다는 것은 스즈키 씨 이야기로 깨닫게 된다.
책날개 문장, 천국 영화관 이용방법이 인상적이다. 어느 날 나도 삶을 돌아보는 날에 나만의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작품이 될까?
영화가 끝나면 천국으로 인도된다는 설정도 아름답다.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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