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유재 지음 / 길속글속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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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 지음/ 길속글속





길속글속이라는 출판사 이름도 비평서도 낯선 충격이다. 하늘색에서 짙은 파랑으로 서서히 교차되는 표지의 색감이

책의 부제를 떠오르게 한다.






'잊힌'것을 다시 들어 올리는 행위는 아름답다. 복원되고 기억되어야 할 것들 중에는 무엇이 있을까?

커리어를 위한 책, 굳이 종이책으로 출판되지 않아도 될 책들이 난무하는 책의 시대에 책 다운 책을 만나는 기쁨이라니!!!!






'모든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게 되어버렸다'라는 저자의 서문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책이 된다. 문장을 읽자마자 상승 기운이 느껴지지만 이것을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다 갖추었지만 정작 온전히 내 것은 없는 시대, 의미를 들추어 내는 것보다 무의미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금요일 밤이다.

"책의 시작, 첫날이다"....라고 쓰면서 의미의 과포화 시대 또 하나의 의미를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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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여행자-되기 둘이서 3
백가경.황유지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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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백가경 & 황유지/ 열린책들(펴냄)










열린책들 《둘이서》 함께 쓰는 에세이, 백가경 시인과 황유지 문학평론가. 두 분은 같은 해에 등단하셨다. 도시 관통이라는 주제에서 관은 공간적인 의미, 통은 시간적인 의미라고 한다. '관통하다'라는 말을 리뷰할 때 참 많이 썼다.






관내 여행 후 아픔을 꾹꾹 눌러쓴 기록이라고 한다. 그냥 여행이 아닌 사회적 아픔이 깃든 공간을 마주하고 그 기억을 통과해 나가는 애도의 과정이라고 한다.

첫 번째 여정지로 택한 인천은 어떤 곳인가! 중국인의 거리가 떠오르는 인천. 일제강점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조선의 여자들은 다시 미군을 맞아들이고 그 많은 슬픔이 아직 지속되는 분노가 이제 사라지고 없는 공간에서도 떠올려 볼 수 있다. 과거라는 이름으로 사라진 역사는 불과 수십 년 먼저 태어난 내 모습이기도 하기에 더 아프다 ㅠㅠ







근대화의 흔적과 제국주의의 욕망, 그리고 소녀들의 착취가 공존했던 도시 인천. 나라가 없던 시절, 인권이 없던 시절 대한민국의 모든 도시는 인천과 같았을 것이다. 광주나 제주를 떠올리면 첫 도시’는 곧 이 책의 방향성을 말해준다.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잊힌 이야기와 억눌린 목소리를 발굴하는 작업이기도 하니까.


의정부에서 《언니들의 방》이라고 하면 제목에 좀 불편한 불들이 계실까? 몸을 사고팔던 여자들을 -언니-라고 부르는 순간 본인도 하류가 되는 느낌이 든다고? '성'이 사고파는 대상이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 한 입 덜자고 보내진 어린 소녀들은 누군가? 구로 공단이며 열악한 노동의 현장을 견디던 우리의 공순이들, 버스 안내양 소녀들...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심장 저 아래쪽이 뻐근하게 아프다. 소녀들은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오빠나 남동생의 등록금이 되고 가정의 생활비가 되었다.






힘들고 지친 남성이 '성행위'를 통해 '위로'받아야 한다는 생각. 그 행위가 '돈'이라는 대가를 지불하기에 당당한, 국가가 입 다물고 행정이 동조했던 각종 성매매 기지촌. 버닝 썬 사건으로 정경 유착, N 번 방 사건으로 정작 잡혀들어가야 할 윗선은 뒤로 빠지는 꼴을 전 국민이 알면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괴상한 사법에 놀란다. 내 딸, 내 여자친구, 내 아내의 일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방조죄. 책을 통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세월호, 이태원, 광주처럼, 우리 모두가 목격자이자 당사자일 수밖에 없는 사건의 현장들. 두 저자는 이곳들을 직접 찾아가 관(關/管/觀)이라는 키워드로 의미를 되짚는다. 고통을 끌어안으면 연대가 보인다.




#관내여행자되기, #백가경, #황유지,

#열린책들, #에세이,

#미군위안부기지촌의숨겨진진실, #김정자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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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안개 상·하 세트 - 전2권
영온 지음 / 히스토리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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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영온 장편소설/ 히스토리퀸






일제강점기 배경의 역사소설은 늘 흥미로우면서도 가슴이 아프고 그러나 읽어야만 하는 소설이다.




아픈 역사는 반복되고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오늘 존경하는 정보라 작가님의 피드를 보다가, 미국을 상대해야 했던 어린 위안부들이 있다는 것. 그들 역시 어린 나이에 납치되고 회유나 협박으로 끌려간 케이스들.... 기억하지 않으면 잊힌다. 80년 먼저 태어나 갖은 고통을 겪은 우리들의 이야기다.





조선인으로 태어난 남자 히로유키, 그는 일본인의 양자로 들어가고...

함경도 영흥 출신 가난한 집안의 딸 정화는 총독부 관저에 여급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만남.

형무소에 투옥된 독립운동가 관영은 무사히 살아돌아 올 수 있을까 ㅠㅠ

조선의 독립, 물빛 안개.



반쪽짜리 장교, 그는 그렇게 불렸다. 조선인이었지만 일본인이 된, 불령선인들의 품에서 자란 친일파. 한쪽에서는 버려졌으나 한쪽에서는 받아들여졌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온갖 고문을 견디는 자, 이미 숨이 끊어진 자. 각기 다른 이유로 연결되었지만 그들의 절절한 소망은 단 하나

물빛 안개.....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혹독한 고문을 견디며 하루하루 살얼음 걷는 기분으로 살았던,

누가 밀정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서로가 서로를 의심해야 했던 시절이다.



조선인으로 조선에 태어난 것은 죄가 되던 시대가 있었다. 불과 80여 년, 아직 생존자가 계신다.



불과 한 두 세대 앞선 이야기다.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라며, 이제 과거는 그만 들추라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어쩌면 당신의 일이 되었을지 모르는 불행을 소설은 담았다. 로맨스적인 면도 많지만 조선인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담아 무척 생생하다.






#물빛안개, #영온장편소설,

#하스토리퀸, #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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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올리버
올리버 색스.수전 배리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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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배리 &올리버 색스/ 부키









많은 독자들이 올리버 색스를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 올 해로 그의 타계 10주년이다.


그는 의학계의 시인이자 인간 뇌와 마음의 탐험가로 불렸다. 신경학자인 그는 환자의 고통을 사람의 이야기로 기록하고 문학적으로 풀어낸 의사다.

1985년에 발표된 그의 대표작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인지·지각 장애를 가진 환자들의 기묘하면서도 감동적인 사례를 문학으로 서술했다.


한 사람은 처음으로 입체의 세계를 발견했고,

다른 한 사람은 점점 빛과 색을 잃어갔다.






그의 미공개 친필 편지가 수록된 이 책

마지막 장에서 눈물을 쏟았다는 이 책이 나는 표지만으로도 먹먹했다ㅠㅠ


친구란 서로에게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 주는 법이라는 문장!!!






깊이감, 거리감, 공간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입체맹이라는 상태를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세상이 평면으로 보이는 것은 어떤 상태인가...? 입체 맥이었던 수는 50대에 올리버는 70대에 두 사람은 만났다. 무려 10년간 이어진 편지....

이것은 수가 시각 훈련을 통해 3D로 처음 본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시각 발달은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사실을 뒤집은 역사적인 증명!!






수전 배리와 올리버 색스, 두 신경과학자가 10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가 교차로 서술된다. 서신의 교환을 넘어 세계를 새롭게 보는 기쁨과, 익숙한 세계를 잃어가는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언어라는 매개체로 연결된다. 읽다 보면 놀랍게도 편지는 과학적 담론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서로를 위로하려는 다정함, 그리하여 삶을 버티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다.




다정한 편지 한 통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 기적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장애와 질환을 ‘결핍’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의 존재로 보려 했다는 점!!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과학의 영역이, 혹은 차가운 의학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디어올리버, #수전배리,

#올리버색스, #부키,

#남궁인추천, #손보미소설가추천,

#올리버색스타계10주기,

#미공개친필편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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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령 - 지금, 사랑을 시작하라
이용현 지음 / 필독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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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를 사랑하고 실천하고 타인에 대해 바로 적용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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