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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벤 매킨타이어 지음/ 열린책들 (펴냄)
이제 세계대전 이후에 태어난 작가들, 분야 전문가들이 세계대전사를 쓰는 시대다.
이것은 어떤 의미인가?
겪어보지 않은, 자료와 기존 생존자들 인터뷰와 증언, 세계대전을 겪어본 작가들의 저작물을 통해 학습된 내용의 재해석과 창조의 시대라 할 수 있을까?....... 내게 1, 2차 세계대전사란 늘 궁금하고 흥미진진한 대상이다. 집착이라 싶을 만큼 이 시기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전 세계가 동시에 미쳐있던 광기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수십 년 먼저 태어났을 내 모습이기도 하다.
나치에 맞선 저항, 콜디츠의 진실은 어디까지일까? 계급, 갈등, 연대와 배신, 내부고발자, 수용소의 생활은 외부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먼저 콜디츠란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찾아봤다.
콜비츠 Colditz는 독일 라이프치히 근처 절벽 위에 세워진 중세 성채였다. 11세기부터 존재한 이 성은 원래 왕족의 사냥터이자 요새였다고 한다.
나치 집권 이후인 1939년부터는 연합군 포로를 위한 특별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평범한 포로가 아니라,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한 장교들, 귀족 출신 혹은 전쟁 영웅들....
가장 탈출이 가장 불가능한 곳이면서도,
탈출 시도가 가장 많았던 곳이라는 아이러니. 책 서장의 도면과 그림을 보니 더 기괴하고 섬뜩하다.
군의 명예를 지키려는 독일 장교들이 제네바 협약을 ‘군인으로서의 자존심’으로 여겼기에, 이상하게도 그 안에는 ‘예의’와 ‘명예’라는 이상한 평화가 존재했다. 전쟁의 한가운데서도, 인간은 끝내 어떤 질서를 유지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이 책이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이다.
그들의 방어기제는 ‘평범한 척’하는 것이었다. 정신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비정상 속의 정상성을 연기했다. 그것은 어쩌면 인간다움을 지켜준 마지막 가면이었다
이곳에서는 모형 비행기를 제작하고, 사제 로프와 복장을 이용한 시도가 이어졌다고 한다. 자유에 대한 갈망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저자 매킨타이어의 시선은 무엇이 다른가? 저자는 첩보사 연구의 대가라고 한다. 영국인 저자로써 콜디츠 신화가 영국 중심 서사에 의해 미화된 점을 비판적으로 해체한다. 콜디츠의 사람들은 ‘용감한 영국인’이 아니라, 절망과 두려움을 안고도 유머와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 애쓴 모든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그 속에는 계급, 인종, 젠더, 성적 정체성의 문제까지 교차하며 결국 전쟁은 인간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바로 이런 점이 내가 세계대전을 읽고 또 읽는 이유다.
한 줄 소개 :
강한 자들을 특별히 영웅적인 존재로 보는 기존의 역사책을 다시 쓰는 존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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