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우먼
에일렛 월드먼 지음, 신정훈.이정윤 옮김 / 프리뷰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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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다르게 살아가는것 같다. 소외되는 것인가, 내가 모두들 소외시키는 것인가. 사소함에 게으치 않았으면 좋으련만 불안과 지친 그녀의 마음이 아파보였다.

봄이 올 것 같지 않은 기나긴 2월이라는 표현에 공감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는 주위의 사람들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공유하고 또 다른 행복을 고대한 시간들이 헛된 것은 아닌데 지금 너무나 힘든 시간들이다.

윌리엄과의 첫 대면 이후 그려지는 심상찮음이 어쩌면 두 사람 에게 비슷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보모 소냐가 쉬는 수요일 오후, 격주 주말 윌리엄과 지내는 그녀는 윌리엄의 엄마 캐럴린의 주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당사자인 그녀조차 감내하기 버거웠던 예상치 못한 사랑으로 관계들이 얽히고 상처받는다.

당연히 그녀에게 버거운 또 다른 상대로 다가오겠지만, 책으로 전해지는 상상력이 풍부한 윌리엄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른 왕성한 호기심과 어른스런 대화는 넘치는 인내와 사랑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되고, 또한 상실의 아픔을 가진 에밀리아에게는 순간 순간 한계를 느끼게 되는 모진 상황의 전개다.

영악한 윌리엄의 존재는 껄끄러운 어른들의 관계들을 이어주기도 하고 더 힘들게도 한다.

어른스럽고 고집쟁이지만 아이는 철없는 아이고, 어른도 내면은 잃어버린 아기 이사벨의 상처로 얼룩져있으니 둘의 대화가 평탄할리 없다. 브루클린에서 있었던 에밀리아 조카의 생일 파티 사건으로 윌리엄이 창피한 경험에 분노한다. 둘 사이의 전환이 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스케이트를 타다 아이스링크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공감하는 모습이 예고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의외의 상황이 이어진다.

의도치 않았겠지만 타인의 말과 행동이 비수처럼 다가오는 순간이다. 잭 또한 당황스러웠으리라, 함께 시간을 공유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감정을 공유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힘들어 했을 그녀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녀가 그랬듯 우리가 살면서 진정으로 용서받고, 용서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생각해 볼수 있었다.

아이와의 소통, 보모들의 시각에서 잠깐 스칼렛요한슨이 나왔던 영화 ‘내니’가 떠오르기도 했다. 도덕적 잣대로 사랑을 구분하기보다, 사랑하고 때로는 미워하지만 그래도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듯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모습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스크린으로 보는 나탈리 포트만, 리사 쿠드로의 심리는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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