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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 미리 알아두면 삶이 편해지는 23가지에 대하여
웬디 러스트베이더 지음, 이은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시간과 인생 자체에 의미가 있는것은 죽음이라는 자극때문이다. 후회없이 잘 살려면 그저 시간의 가치를 기억하기보다는 인간의 유한성과 나이듦을 모두 자각해야 한다.
- p 147 본문중에서 -
유심히 살펴보면 곤경 속에서도 끝없이 절망하기보다는 창의적으로 적응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식으로 삶을 꾸려가게 될지, 함께 어울려 창의적으로 살아갈 사람들은 누구일지. 그때가 되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건강하고 독립적으로 살던 시절에는 몰랐던 어떤 능력이 육체에 한계가 올때 뜻박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
- p 230 본문중에서 -
어떤 소설에서 읽었던 인생을 '과자상자'에 빗댄 표현이 인상적이어선지 가끔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그 표현대로 너무 힘들때는 지금 맛없는 과자를 먹고 있는건가 생각하곤 했지만, 반대로 내가 너무 좋아하는 과자만 먹어버려서 나중에는 맛없는 과자만 남게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이렇듯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나이듦의 두려움을 숙명처럼 지니고 있다. 그러한 막연한 두려움의 감정을 책을 통해 실제의 비슷한 경험과 오버랩시키며 자연스레 몰입해 읽어볼수 있었다.
그 한가지 예로 10년전만 해도 늘 신경이 예민해 있던 막내고모도 비슷하게 연상되었는데, 얼마전 가족여행에서 오랜시간 대화를 하면서 많이 변해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나이가 든다는것, 젊음을 앗아가는 세월의 무상함이 너무 잔인하고 아프게 느껴지곤했는데 실제로 긍정적으로 변한 모습에서 책에서 전한 인간관계, 변화, 감사, 평등을 떠올릴수 있었다. 젊은 시절 혼자 세상 고민을 다 짊어진듯 힘들어 하고 아파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많이 편하게 다가왔다. 이제는 보통의 중년 여성들처럼 미용실에서 수다도 떨고, 또래의 친구들 여럿이서 모임을 만들어 쇼핑도 하며, 화초도 가꾸며 나름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고모의 모습에서 훨씬 안정된 느낌을 받았다. 멋지게 나이드는 모습을 내게 보여줘서 고마웠다.
언젠가 들었던 변치않는 모습의 신은, 짧기에 더 아름다운 인간의 아름다움을 질투한다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변화를 받아들여야 비로소 행복해 질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몸의 노화는 힘들고 부담스런 부분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체득하게 되는 감정조절의 긍정적 변화는 놀라운 에너지다. 시간의 탄력성도 회복탄력성으로 스스로 느끼며 받아들이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경험의 글들이 타협하고 기다리고, 삶을 대하는 자세를 낮추는 모습으로 평온하게 느껴졌고, 슬픔과 좌절에 멈추지 않는 당당한 여유로 해석되었다.
흔히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은 떨어지지만 이해력과 통찰력은 늘어난다는 말을 한다. 우리가 힘들어 하는 인생의 과정에 있어서도 우리보다 먼저 많은 경험을 하고 살아온 선배이기에 이렇듯 삶의 현명함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