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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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시작은 크리스마스 일주일전의 공항에서의 바쁜 일정과 두근거림이지만 갑작스런 그들의 해프닝은 멀리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번의 해프닝으로 끝날수 있는 일이 핸드폰을 매개체로 의도치않은 흐름속에 연결된다.

전반부에서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 새폰으로 메세지 보낸다는 지인 생각이 떠올랐는데,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들었을때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졌으며, 수첩이나 다이어리 이상으로 사적인 부분이 많이 있음에 새삼 놀랍기도 했다. 상당부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것 같다.

각자가 가지게 되는 타인의 핸드폰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아닐까 생각되었는데, 이 부분의 흐름을 작가는 위트있게 잡아내어 재미있게 읽었다. 불쾌한 해프닝을 시작으로 요리사 조나단과 플로리스트 매들린은 각자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프랑스의 파리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미묘하게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이어져 있게 된다. 아마 그것이 '천사의 부름'의 시작이었나 보다.

알고자 하면 단서가 될수 있는 많은 개인정보들에 가슴이 덜컥한 찜찜한 기분을 어찌할수 있을까? 초면의 타인을 나름의 불쾌했던 첫인상으로 단정지으려 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처해진 시간속에서 상대의 내면의 문제와 아픔을 바라볼수 있게 된다. 측은지심일까, 아픔을 경험한 두 사람은 상대방의 아픔에 주저하기 보다 이해하고 다가가려 한다. 슬럼프에 빠진 두사람이지만 타인의 문제에서 비슷한 과정을 보여주는 부분인데, 조나단이 매들린의 아픔을 읽어 내고 알고 싶어하는 모습, 매들린이 조나단의 문제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게 되는 모습에서 서로를 향해 움직이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것 같았다.

이러한 심리변화에서 부터 서로의 사적인 부분을 알게되고 나아가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그들은 어느새 서로를 연결하게 되는 사건의 중심에 서게된다. 이미 종결되었지만 과거 경찰이었던 매들린이 맡았던 '앨리스 실종사건' 과 마주하게 되는 중요한 지점과 흥미진진한 반전의 전개로 작가의 시선이 운명의 고리를 어디로 움직여 줄지 궁금함에 흥미롭게 읽어볼수 있었다.

해마다 연말연시 이맘때면 감성적 달콤함이 필요해서인지 다소 과정되어도 사랑이 묻어나는 로맨틱 코미디 등의 영화에 빠지곤 했다. 소설 또한 로맨틱한 소설속에 푹 빠지고 싶어서 골랐던 기욤뮈소의 신작 로맨스 소설인데, 읽으면서 자연스레 한편의 멋진 영화가 그려졌다. 다 읽고 나니 묘하게도 작품속의 역동적인 세 여인들, 프란체스카와 매들린 그리고 앨리슨과 엘리슨이 메모에 인용한 글에 여운이 남았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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