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바 마을 이야기
베르나르도 아차가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오바바 마을은 어디쯤일까, 한편씩 이야기를 읽어가며 조금씩 구체화된 상상을 해보곤 했다. 때로는 안타깝고 아스라한 기억속의 이야기가 마음 한켠을 비추는것 같았고, 때로는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감성적이 되곤 했는데, 1부의 '에스테반 웨르펠'부터 몰입이 좋았다.

복잡하기 보다 담담히 이야기하듯 잔잔한 흐름이 너무 민감해서 아팠던 시절의 가둬버린 일기장과 마주하는듯 마음이 아려지는 글이었다.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면 나 또한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덧 많은 것들이 시간이 이렇게 흘러서야 가슴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일까, 안타깝게 느껴졌다. 부정이 듬쁨담긴 지적 기지를 발휘하여 아들과 소통할수 있었던 아버지가 기억에 오래 남을것 같다.



오바바 마을을 중심으로 이야기 선물 꾸러미가 펼쳐진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엮이기도 하고 그 속에서 삶에서 스쳤던 일들을 연결시켜 보기도 했다. 이방인이 되어 낯선 마을속에서 우리는 거리를 두기도 하고 어느새 의도적이지 않은 소통을 하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분명 외로움이 낯설지 않고 두렵지 않다 생각했던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오만이었고 책에서 처럼 사람은 조금씩 누군가를 이해하는 양상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누군가에 대해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 관심을 가지는 표현이 사람들 속에서 보여지듯 당연한 일이다. 타인의 삶과 이야기는 서로 다른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밤과 기차소리에 사로잡힌 어떤 이가 있고, 섬 비야에디아나를 찾아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의 여행은 생각처럼 여유롭지는 않았다. 모두를 경계할수도 있는 상황이 되버리기도 하지만 어느새 상황은 변하고 여행자도 누군가의 내면에 가까워지는 감동적인 장면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계의 변화는 삶의 공기를 변화시키는 단계일지 모른다.

오랜 단체사진을 기억해 내고 사진에서 느낀 어린시절의 모습과 이야기에 마음을 쏟게 된다면 어떨까, 오랜친구를 만나는 일이 어떤것인지 어떤 마음으로 마주하려는지 알것 같다. 물론 1부에서의 흐름과 다르겠지만 어떨까 궁금했던 부분이다.



중남미소설 분류로 생각하다, '바스크 문학'에 대해 검색해 보게 되었고, 소수민족의 언어로 쓰인, 시공을 초월한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담겨진 작품이라는 표현에 궁금했던 작품인데, 이야기로의 여행이 소설이면서도 소설같지 않고 묘하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것 같은 편안함이 있었다. 전체를 이야기하기보다 부분의 묘사에 충실한 느낌이랄까, 소설속 이야기에 돋보기를 대어보는 느낌에 특유의 독자적이거나 특별함 보다는 뭔지 모를 신선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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