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건축 진경
임형남.노은주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어렸을때는 작지만 나만의 공간을 기대했었다.  커가면서 나만의 집 혹은 '우리집'으로 바뀌게 된것인데 그렇게 될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일일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집이 나빠서가 아니라, 저자가 말했듯 자기 자신의 실현과 관련이 있을듯 하다.  아직은 요원한 소망일지 몰라도 마음으로 꿈을 크게 가지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렸을적 집들을 떠올리게 하는 삽화, 수채화풍의 스케치, 데생등이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책을 보면서 살았던 집들을 조금씩 떠올려 봤다.  사업을 하시는 아빠덕에 잦은 이사를 다녀야했고, 멀지는 않았지만 다니던 학교도 옮기는 등 어린시절은 지금 아이들과는 다른의미로 조금 바빴던것 같다. 

 

지금도 가끔 옛집을 꿈속에서 만날때가 있다.  양옥집에 살다가 한옥으로 이사하면서 동생과 나는 조금 실망했었다.  다니게될 초등학교와 가깝다는 이유 말고는 왜 그곳으로 이사했는지 의아했었다.  집에는 이런 추억과 시간이 느껴진다.  집에 오면 언제나 엄마가 반기는 붉은나무 한옥대문은 문 닫는것도 철대문과 달라서 처음엔 마냥 신기했었다.  텃마루가 편하기도 하고 환경친화적인 느낌을 살짝 받았던것 같다.  '집은 사람이 짓지만 시간이 완성합니다' 책의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저자의 일탈의 벽장처럼 내게도 그런 장소가 경복궁안에 있던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지금은 이전했지만 처음의 느꼈던 위압감이 나쁘지 않아 자주 찾았던 기억이다. 

시간이 지나서 예전의 한옥집을 찾아본 적이 있다.  지금은 다른 이들이 살고있고 주위로는 높은 건물들에 둘러쌓여 위태롭게 보이는 느낌이 왠지 편치 않았다.  어렸을때는 넓기만 했던 골목들이 이제는 내가 커버렸는지 너무도 다른 느낌이다.  건축에는 시간이 담긴다는 표현 그대로다.  

책에서 송광사, 산천재, 양동마을 등 아름다운 곳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덕분에 읽어보며 멀리 여행을 다녀오는 기분이기도 했고, 건축에 몸담고 있는 저자의 시선이 자연을 따뜻하게 감싸안고 있는듯 느껴져서 편했다.  그가 작업한 집들을 사진으로 글로 느끼면서 집을 짓는일이 땅과 집과 사람을 연결하여 맞추어 나가는 일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조율을 한다는 것일까, 건축가 관련한 책에서 오케스트라라는 표현을 자주 보았는데,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덜어내고 표현하는 고민의 흔적들이 묻어 나는것 같았다.

 

좋은 집은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교감하는집은 저절로 집을 매개로 하여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만들어 질것 같다.  사람과 소통하고 편해지는 그런집을 상상으로 그려보곤 한다.  자연친화적인 느낌의 초록의 공간이 많고 멋지기보다는 어울어지는 그런 집 말이다.  책에서 집을 짓는 사람의 철학과 삶의 이야기를 함께 할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과연 어떤 집을 생각하는지,  조금 더 구체적인 상상을 해볼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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