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마을산책 - 당신이 몰랐던 유럽의 숨은 보석들
권기왕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는 궁극적으로 어떤 곳을 원하는지 모르고 인생의 여행을 한다.  욕망과 후회속에서 얽히고 방황하면서....,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동안 끊임없이 찾던 곳에 도착하였음을 깨닫게 된다.  여름날, 코르드의 어느 창가에서 여행자는 더 이상 길을 떠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코르드의 아름다움에 잠긴 여행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고통과 외로움에서 자유로워진다." 

- 알베르 카뮈 -  

 

유럽의 로망에 이끌렸다. '당신이 몰랐던 유럽의 숨은 보석들'이라는 부제에 걸맞는 꿈꾸는 유럽의 아름다운 자연의 고성과 문화역사를 간직한 소박하고 작은 동화같은 마을들이 책속에 펼쳐지는데, 그리스 산토리니,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의 이탈리아의 베로나와 시에나 등 익히 알려진 곳이나 생소한 곳 모두 매번 눈이 즐겁다.    

그리 로맨틱하지 않은 내가, 어린시절 동화를 좋아했었나 싶게 고성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공주의 이미지다. 라푼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설공주 등...숲속의 성들이 자연스레 환상으로 안내해주는것 같다.

독일 바하라흐의 슈탈레크 성은 라인강과 계곡과 구릉의 초원에 위치해 있고 원형의 높은 첨탑이 있는데, 탑 꼭대기의 창이 있는 조그만 방이 독일동화 그림형제의 라푼젤을 연상시켰다.  목조주택마을 사잇길로 올라가 유스호스텔로 변한 성안의 첨탑방에서의 저자의 일박 후기가 궁금하기도 하며 부러웠다.  독일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성은 모르지만, 루트비히 2세가 남긴 유명한 유언의 백조의 성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자태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이다.   

'향수의 수도'라 불리며, 소설 '향수'의 무대이기도 한 그라스에서는 천연 원료가 되는 장미, 라벤더 등의 꽃과 옛 건물들이 이어지는 미로같은 좁은 골목이 묘사되어 있는데 향과 옛 골목에 호기심이 앞선다.   남프랑스 한 지방의 외딴마을 코르드 쉬르 시엘은 사진으로 보여지는 근사하고 소박한 자연환경과 예술, 문인들의 섬세하고 화려한 작품들과 조화를 이루는 근사한 풍경이다.  비 내리기 전 오후4시의 느낌을 주는 곳, 파스칼의 고향 클레르몽페랑은 사진으로도 그렇지만 실제로도 화산지대 채취한 돌로 지어서 불에 그을린 듯 어둡게 보인다고 했다.  잿빛의 새로운 도시에서의 약간의 우울감은 여행자를 사색의 길 '파스칼의 길'로의 인도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다.

휴양도시도 눈에 띄었다.  그중에 태양의 마을이라 불리는 핀란드의 난탈리가 인상적이었다. 짙푸른 바다위의 하얀 요트의 멋진 풍경과 뜨겁고 성분좋은 온천이 있었고, 작고 아름다운 난탈리 마을 태생인 '무민'캐릭터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무민 머그잔 더 소중히 관리해야겠다.  에스파냐의 남부해안에 있는 영국령 항구도시 지브롤터의 역사적 배경과 두 페이지 가득 담아낸 른 바다를 감상해 보길 권한다.  글에서 처럼 이슬람, 에스파냐, 영국의 문화가 혼재된 지브롤터의 문화는 여행자에게도 이색적일듯 하다.  바위산의 원숭이들을 조심하라는 글이 있는데 방콕의 예의없는 원숭이가 생각난다.

책속의 사진들이 환상이다. 그야말로 절정의 아름다움을 담아낸것 같은데, 이렇게 바라만 봐도 좋은 곳으로, 현실의 부족한 감성을 책으로 감동받고싶은 욕심이라면 가볼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감상만으로도 너무 근사하다.  '서른두 조각짜리 초콜릿 상자' 표현처럼 시간이 멈춘, 달콤한 이야기 선물에 잠겨보고 싶을때 상자에서 하나씩 열여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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