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노자, 현대인과 소통하다 - 알기 쉽게 풀어쓴 알기 쉽게 풀어쓴 동양철학 시리즈 1
왕융하오 지음, 이성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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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현대인은 종종 일상에서 탈출할 기회를 찾지 못해 답답해한다. 이런 우리에게 정선된 '100구절' '300구절' 등 발췌 소책자는 영혼의 패스트푸드가 되어줄 수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패스트푸드'라는 말을 그리 달갑게여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린 산해진미를 음미할 만한 여유가 없다면 패스트푸드도 체력과 정신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좋은 대용식이 될 수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

 

몇년전 케이블tv에서 미국의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승자에게 연봉 1억달러의 계약 직원을 뽑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었다.  미션을 수행하고 패한 팀에서 팀원을 탈락시키는 과정이 놀라웠는데, 서로가 토론을 한다기 보다 살아남기위해 방어와 공격을 하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말하는 서양 사람들의 습성인듯해서 문화적 차이인가 했는데, 뭔가 너무 여유가 없다고 할지 프로의 재미를 위해선지 자본주의를 그대로 비춰주는 돈과 성공의 코드를 올려놓고 살벌한 전쟁을 벌이는게 심하다 느껴졌다.  그래서 더 인기가 있는 경우이기도 했지만, 결국엔 아무런 의견도 피력하지 못하는 사람은 낙오되고 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것 같았다. 

 

이처럼 삭막해지고 때로는 생각의 여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알기 쉽게 풀어쓴 '유쾌한 노자'는 도시속의 숲같은 정화의 느낌으로 다가왔다.  고서아닌 고서를 읽으면서도 처음에는 잘 들리지 않는 소리마냥 집중이 안되던 부분이 있었는데 반복해서 읽었다.  시간이 없어서 인문도서와 담을 쌓고 지냈나 싶은게 창피하기도 하고, 마음만 있다면 전반적으로 책 전체에 나타나는 道의 개념을 넓게 알아가는게 추상적이지만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노자와 공자의 멋진 일화도 나타나 있다.  사랑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사랑하는것, 간섭과 지배를 하지 않는다는 無爲의 설명을 글자 그대로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道를 어머니에 비유하고 순박함과 진실을 얘기하고 소박함을 화려하지 않은 아름다움이라 하며 인간이 본연의 순박함을 찾아가길 지키고 찾아가길 바랬다.  禍와 福을 연장선상에서 순환으로 받아들이고 상호의존한다고 보는것은 실제로 어떤일이 福이 될지 禍가 될지 알수없는 운명적인 느낌이기도 하고, 전화위복처럼 노력과 끈기로 얻어내려는 의지를 역설하는것 같기도 했다.  부드러움과 용감함을 얘기한 부분에서 생명력과 의지는 지금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겸손과 자신을 낮추는 일은 지금에도 무척 중요하게 느껴지는 덕목이다. 읽으면서 중국 고대 철학자의 통찰력에 감탄하고 깨닫는 바가 컸다.  읽으며 순수함에 끄덕이게 했던, 노자의 물에 대한 해석과 공자의 물의 찬미론은 인상깊었고, 지금의 다문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포용과 관용에 대한 부분은 심오한 예지가 담겨져 있다.

禍중에 가장 큰것은 만족을 알지 못하는것이라는 글, '억울함을 당할수 있는 사람만이 모든것을 가질수 있다'는 글 등 바른진리로 깨달아야 할 글들이 많았다.  감히 깊이를 알수없는 노자의 조용한 사색의 지혜는 살아가면서 머릿속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근심의 원인이 나의 많은 욕심과 조급함에 있음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다.

 

"높은 곳에 있으면서도 낮은 곳에 처할 줄 알고,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만 비울 수 있으며, 부유하지만 검소할 수 있고, 귀하지만 비천할 수 있으며, 지혜롭지만 어리석음을 인정할 수 있고, 용감하지만 두려워할 줄 알며, 조리있게 말을 할 줄 알면서도 소박하여 말을 꾸미지 말고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간단하게 풀어낼 수 있으며, 밝히 알면서도 우매한자로 처신하는 것이 덜어내어 극한에 다다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도리를 능히 행하는 자는 오직 지극한 덕을 가진 자 뿐이다." <설원> 경신편         - p194 -

  

좁은 마음으로 욕심부려 담아내려 하느라 힘들었을까, 책을 보는 며칠동안 마음이 많이 편해짐을 느낀다.  저자의 '전함'에 근거한 친절한 글들과 원문에 주석의 한자까지 보면서 깊은 해석까지 읽어볼수 있는 멋진 기회를 책으로 가지고, 시간을 들여 두고두고 읽을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해 지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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