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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기업 키엔스를 배워라 - 불황의 늪에 빠진 기업들에 내린 특명
니시오카 안누 지음, 박선영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7월
평점 :
일본에 일적으로, 관광으로 많이 다녀왔다. 가까운 것도 있고 비용이 많이 안 드는 것도 있지만 특별한 이유가 있기보다는 어떻게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어렸을때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긴 했는데 막상 직접 가서 보면서 건축, 기업 등 다른 것들에 눈을 떴다.
2001년 즈음이었나, 군 제대하고 국비장학생으로 유학간 친구를 방문하러 도쿄에 간 적 있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촌뜨기 대학생이었던 시절인데 후지TV, 오다이바, 우에노 공원 등을 보았고 기라성 같은 일본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보다 먼저 발전한 선진국이고 경제규모나 그런것으로 보면 당연한 일인데 어린 나이(?)에 아뭏든 큰 충격을 받았다. 건축 면에서도 후지TV나 오다이바 공원 등 정말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디자인적으로 우리나라의 깍두기 건물과는 많이 달랐다.
그 다음에는 오사카에 출장을 갈때였다. 여러번 갔는데 우메다 역 근처에 수많은 은행들과 복잡한 민영 지하철을 보고 또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대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IT면 IT, 금융이면 금융 등 몇가지로 한정되어 있는데 일본은 굉장히 많은 은행의 빌딩들이 기라성처럼 있어 놀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단순히 그 사실에 놀랐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첫번째는 일본의 경제규모, 우리보다 한발 앞선 발전에 놀랬고 두번째는 경쟁문화에 놀랬던 것 같다.
최근 세번째 놀라움을 안겨준 사건이 있었다. 바로 키엔스가 시총 2위에 올랐다는 뉴스이다. 일본기업하면 토요타, 소니, NTT, 소프트뱅크 등을 으레 떠올리게 되는데, 키엔스는 생소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ICT 관련업에서 일을 하지만 제품 카달로그 정도만 지나가다 슬쩍 보았을 뿐 잘 알지 못하는 기업이었다. 분야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뭏든 센서류를 주력으로 하는 B2B 기업 정도로만 알고 있던 기업이 시총 2위라니? 네이버 증권에서 확인해보니 23년 매출 8.45조에 세전손익 4.7조, 세후 3.3조에 달하며 부채가 없다.
이런 기업의 비밀을 알려줄만한 단서가 '괴물같은 기업 키엔스를 배워라'로 출간되었다. 닛케이 비즈니스 전문 기자가 취재해 저술한 내용으로 책을 읽고 인상깊었던 점은 다음과 같다.
- 평균 연봉 2,000만엔
- 직판 위주, 기술영업 전문화, 치밀한 업무관리
- 직원에게 요구되는 높은 기준치(매출총이익률 등)
- 엄격한 내부 감사 제도
- 우수인재보단 전 직원의 시스템, 상향평준화
우선 연봉에 눈이 갔다. GDP가 높은 일본이지만 수년간 지속되어온 저금리-디플레 분위기에 연봉인상이 정체되어 임금이 우리나라랑 별 차이가 없다고 들었다. 예전 TSMC-라피더스 관련 기사에서 본 연봉은 세계 3위 경제대국이란 명성에 비해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그런 일본에서도 2억 수준의 연봉이라니 놀랍기만 하다. 책에서는 키엔스의 일인당 부가가치 창출액이 굉장히 높아 가능한 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두번째 특이한 점은 요즘 시대에 보기 힘든 뛰어난 영업력인 것 같다. 사실 우리같은 일반인이 키엔스에 대해 알기 힘든 것도 따로 선전등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엔스는 마켓팅, 광고를 거의 하지 않고 대신 직판 위주로 영업을 하되 영업사원들의 이해도 수준을 높여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제시한다던지, 시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은 모든 직원에 대한 관리를 통한 상향평준화이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의 경우 한명의 우수인재를 키워 100명, 1000명을 이끈다는 인재론을 본 기억이 있는데, 키엔스의 경우 그런 우수인재보다는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키워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 한다는 전략인 것 같다. 대신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기준이나 관리항목이 굉장히 많아 타이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 다른 일본기업에 관한 내용에서도 비슷한 문화를 본 것 같은데, 대체로 일본 기업은 관리와 효율화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기업문화가 많은 것 같다. 장점은 위기에 강하고 부침이 없이 꾸준한 성장이 가능할 것 같고, 단점은 기회를 살리거나 비약적인 도약이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 그런지는 확인해봐야겠지만, 성실하고 근면한 일본사람들의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키엔스, 일본 제조업, 꾸준히 성장하는 일본 기업에 대해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괴물같은기업키엔스를배워라 #더퀘스트 #니시오카안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