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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의 과학 - 다섯 가지 풍미 법칙으로 풀어낸 맛의 비밀
아리엘 존슨 지음, 제효영 옮김 / 푸른숲 / 2025년 11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군시절 취사병으로 복무를 했다. 당시에는 전혀 뜬금없는 고된 보직을 맡아 힘들때도 있었지만 덕분에 요리라는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고 식재료나 요리기구, 맛이나 향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 등 지나고 보니 덕분에 생이 풍요로워진 것 같다. 특히 그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도 못하고, 때로는 짬x 로 불릴정도로 많은 놀림을 받았는데 이후 냉장고를 부탁해, 흑백요리사와 같은 프로그램과 함께 그 시절보다는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뿌듯하다. 여기에 어쩌다 보니 졸업 후 냄새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되면서, 맛과 냄새라는 영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내고 있다.
오늘 읽은 책은 향미화학이라는 다소 독특한 전공의 소유자이자, 덴마크 코펜하겐 발효연구소의 설립자인 저자가 쓴 '풍미의 과학' 이란 책이다. 그는 이번 책에서 맛과 냄새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풍미’를 분자 수준에서 탐구하며, 특히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풍미가 단순 쓴맛, 신맛, 단맛 등 혀로 느끼는 여러 가지 맛 외에 수백 가지 냄새 분자가 후각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이들의 조합에 의해 형성되는 것임을 역설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코로 맡는 냄새 외에 입 속 목구멍과 이어진 코 뒤쪽 후각 수용체로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이를 ‘후비강 후각’ 이라고 한다고 한다. 이렇게 혀로 느낀 맛과 후비강 후각으로 맡은 냄새의 패턴을 통해 풍미를 인식하는 과정과 함께 과일, 식물, 향신료, 허브, 고기 등의 풍미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 이들의 농축과 추출 과정과 발효 및 마이야르 등 풍미를 증대시키거나 변화를 줄 수 있는 여러 방법들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앞에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개인적으로 냄새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인간의 감각에 관심이 많다. 헌데 인간의 감각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고, 정량적인 관념이 아니라 추상적인 느낌에 가까워 이를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게다가 빛이나 소리와 달리 존재하는 분자 형태가 다양하고 수용체와의 상호작용등이 복잡해 이 또한 이해를 더 어렵게 했다. 특히 개인적으론 각종 과일이나 식재료 등 우리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냄새와 관련된 자료를 찾기 어려웠는데,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만 같았던 챗GPT나 그록, 클로드 조차 아무리 물어봐도 만족스러운 답을 내려주지 못할 정도였으니 이에 대한 자료수집의 어려움은 더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런면에서 이번 책은 음식과 관련된 것으로 한정되긴 하지만, 식재료, 과일, 향신료 등 다양한 음식이 어떤 냄새를 풍기는지, 이들의 냄새 분자는 어떤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이면서도 폭넓게 다루고 있어 개인적으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요리,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맛과 냄새라는 감각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찾고 있던 책이기에 더 의미가 깊었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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