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죽었다
박원재 지음 / 샘터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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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죽었다. 이 문장은 짜라투스트라의 신은 죽었다는 선언처럼 불편하고도 묘하게 매혹적이다. 신은 죽지 않는다. 신이 죽었다는 이야기는 그것은 더 이상 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도대체 예술이란 무엇이길래 저자는 여전히 그것을 말하고 그리워하는가. 자본과 권력, 제도와 시장에 의해 조각난 예술의 조각들을 다시 삶의 자리로 되돌려 놓으려는 시도. 그가 말하는 죽음은 부정이 아니라 재탄생의 시작이다.


예술의 무덤은 어디인가

책은 짜라투스트라의 메아리로 시작한다. 예술은 죽었다. 저자는 예술이 왜 그리고 어떻게 죽어갔는지를 묻는다. 자본주의 사회의 등장은 예술을 삶에서 미술관으로 옮겨갔다. 미술관은 작품을 전시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고립시킨다. NFT는 향유가 아닌 소유의 새로운 감옥이 되었다. 그는 예술은 사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건이고 말한다. 이런 예술이 삶의 감각을 잃고 소수의 엘리트들의 돈놀이로 의해 정의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이미 예술을 장례식장에 눕혀버린 셈이다.

그러나 그는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죽음을 마주해야만 우리는 부활을 맞이할 수 있다.


예술은 다시 질문하는 것이다

"예술은 강요하지 않으면서 감동을 주고, 판단하지 않으면서 질문을 던진다"

삶과 예술의 경계는 언제나 얇았다. 동굴벽화도, 셰익스피어의 공연도, 거리의 낙서도 결국 사람이 만들었다. 예술은 원래 그런 거다. 무엇을 그렸는가 보다 어떻게 함께 존재했는가의 문제다. 그의 진짜 질문도 이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을 각자의 삶에서 던지는 순간 예술은 다시 살아난다. 지금 당신이 쓰는 글, 그리는 그림. 아이가 내지르는 작은 소리마저도 서로 다른 이들이 그것을 보며 같은 감정의 온도에 닿을 때 그 접점은 곧 예술이 된다. 이것은 언어가 아니라 체험이며 감상이 아니라 공존이다.


예술은 사물이 아니라 사건이다

저자는 예술을 재현이 아닌 발생이라고 정의한다. 감상자가 관찰자가 아닌 참여’가 되는 순간 예술은 다시 숨을 쉰다. 그렇게 예술 시장도 소유에서 체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때 기술은 대체의 도구가 아니라 확장의 도구가 된다. 전시가 아닌 현장, 거래가 아닌 관계, 감각의 회복을 통해 예술은 다시 인간의 언어로 돌아온다.

그는 말한다. “예술에서 출발한 이 전환은 삶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 정치와 사회, 일상에서도 우리는 너무 자주 타인을 대상화해 왔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반대편이 아니라 함께 존재해야 하는 동반자다. 어쩌면 예술은 인간의 언어를 되살릴 가장 강력한 무기다.



예술은 결국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삶을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깊게 바라보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 대상화하지 않은 상대로 서로를 바라보는 일.

예술이 죽었다는 선언은 그래서 희망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디.

오래간만에 깊이 있는 철학책을 한 권 읽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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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멋진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 이연이 말하는 창작에 대한 이야기
이연 지음 / 한빛라이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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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책을 덮은 후 한참 동안 그 문장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무엇을 써야 할까가 아니라 내가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더 솔직한 일이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내미는 고백 같은 것인데 그럼에도 누가 자꾸 본다.

그래서일까. 조회 수가 오를 때마다 댓글이 달릴 때마다 조금씩 쫄리고 그런다.

제목은 모든 멋진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한다.

사실 이 제목이 나를 집어 들게 만들었다.



1. 사랑받은 것들은 살아남는다


그 물건도 생명을 가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생명은 그 물건을 지닌 사람이 얼마나 사랑을 줬는 가로 결정된다.


나는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다.

작은 볼펜, 편지 하나도 그렇다. NF 계열의 특징이기도 할진대,

그 물건을 집어 들면 당시의 나의 시간과 마음, 그리고 그 시절의 공기가 되살아 난다.


저자는 말한가 사랑받은 것들은 살아남는다.

사물도, 사람도, 그리고 문장도. 사랑이 깃든 것만이 남는다.

그는 말한다. 창작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방식이라고.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방식이라니...

내가 사랑하는 책에 대해, 고양이에 대해 그리고 이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게 된 아이에 대해 쓴다는 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라고 한다.

어떻게 안 쓸 수 있을까.



2. 재미라는 이름의 불안


진짜 재능은 잘하는데 재미까지 있는 일이다.


저자는 말한다. 재미는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저절로 끌리는 일 속에서 피어난다고.

소가 풀 뜯어 먹듯 스스로 하게 되는 일을 찾으라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자꾸 손이 가는 일.

생각나면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일.

어떤 게 있나 봤는데 내게는 읽고 쓰는 일이 그랬다.

퇴근 후 피곤해도, 아이가 잠들고 나면 책을 펼치고 몇 줄이라도 써 내려갔다.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으면 불안한 아니 하고 싶은 일.

그건 의무가 아니라 나의 숨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하다.

잘하지 못하는데 좋아하기만 해도 괜찮을까.

재미있다고 계속해도 되는 걸까.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 불안은 아마도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보다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내는 것. 그것이 창작의 첫 번째 용기다.



3. 두려움 속에서도 사랑으로


세상에 실망 좀 줘도 된다. 원래 다들 민폐를 끼치며 살아간다.


속이 다 시원했다.

우리는 늘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산다.

잘해야 하고, 실망시키면 안 되고,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생각으로 정작 나를 괴롭히는 건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조금 모자라도 괜찮다.

조금 엉성해도 괜찮다.

어차피 남들은 내 삶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

사랑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삶. 그것이 바로 창작이라고 그는 말한다.

사랑은 완벽보다 오래가고 진심은 기술보다 멀리 간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잘 쓴 문장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문장이니까.



모든 멋진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두려움이 있다는 건 그만큼 간절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두려움은 포기의 신호가 아니라 사랑의 증거다.


나는 여전히 글을 쓰는 일이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쓰려 한다.

저자의 말처럼 사랑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인간답게 존재하는 방식이니까.

괜히 위로가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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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브랜드를 마케팅하라 - ‘존재감’ 있게 일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법
이소라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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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돌싱글즈>를 보지 않아 저자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 그저 표지의 그의 커리어가 멋져 보였다. UC 버클리는 여전히 내 워너비(지금도 만학도로 등록 가능할까)고 그가 경험한 회사들의 이름들이 그저 부러웠다. 지금 내 관심사가 상당 부분 브랜드와 마케팅이라 궁금하기도 했다. 프롤로그에서 그는 지금 나의 고민을 적확하게 짚어낸다. "한국은 아직도 나대는 사람을 싫어하고 겸손이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격하게 동의하며 다시 내 고민을 시작했다. 어떻게 나를 알릴 수 있을까. 사실 꽤 오랜 시간 그 질문 앞에 서 있던 내게 그의 조언은 꽤 큰 힘이 되었다.



1. 커리어는 결국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다


넷플릭스의 CEO 헤이스팅스의 말이다. "최고의 회사란 핑퐁 테이블이나 공짜 커피가 아니라, A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 동의한다. 업무의 이슈 대부분은 업무 자체가 아니라 사람에게로부터 기인한다. 업무의 이슈는 어려울수록 함께 해결해 가는 맛이라는 게 있다. 그런데 사람 자체가 답이 없으면 그냥 답이 없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고 사실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먼저 나부터 A 플레이어인지 돌아봐야 할뿐더러, 이런 장밋빛 비전 이전에 야근과 밀린 보고서 그리고 무수한 실수 속에서 나는 서 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말한다. 지금 경험한 이 시간은 사라지지 않고 축적되어 역량이 될 거라고. 성장은 어디서든 가능하다. 내가 만난 사람들과 그 시간들로 부터 좋은 것은 흡수하고 좋지 않은 것은 걸러내는 능력을 키우면서 말이다.

그는 "내가 잘하는 것과 시장이 원하는 것, 그리고 내가 즐거운 것”이 겹치는 지점이 진짜 성공과 만족을 누릴 거라 말한다. 이 세 가지를 아는 게 쉽지는 않지만 어디 있는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엉뚱한 데서 나를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즐거운 것 그리고 그것을 세상이 원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것을 업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취미의 영역에 던져둘 것인지는 스스로가 결정할 일이다.

결국 브랜드란 직함이나 경력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경험의 총합에서 출발한다. 멋진 브랜드? 본인 하기 나름이다.



2. 이타적인 태도는 결국 가장 현명한 전략이다


저자도 말한다. 옆에서 입만 털면서 실적을 다 가져가는 밉상들은 어디에나 있고 본인도 너무너무 싫어한다고. 그리고 조금 더 긴 시간을 돌아보자면 결국 가장 생산성이 뛰어난 사람은 저런 얌체가 아니라 기버(Giver)라고 단언한다.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결국 신뢰를 얻고 존경을 쌓는 사람들. 내 주변의 진짜 일잘러들 이 몇 떠올랐다. 그들의 입은 무겁지만 누군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제일 먼저 손을 내미는 이들이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자신의 노트북으로 돌아간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 필요한 사람.

사내정치에 대한 첨언도 흥미로웠는데 개인적으로는 사내정치에 굉장히 부정적이지만, 그는 이 역시도 팀과 가치를 지키기 위한 어떤 프로세스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부분도 새겨들어야 할 것 같았다.



3. 실패를 통해 배우는 사람


그는 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배우는 사람은 항상 안전한 선택만 하는 사람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거라 말한다. 사실 누구나 실패가 싫다. 나도 그렇다. 완벽하고 싶다는 욕망, 뒷담화에 걸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복잡적으로 자리해 실패했다는 걸 알지만 그것을 억지로 포장하려 한다. 어떤 경우는 그것은 내가 몰랐다며 비켜 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만이 진짜 배우는 사람이라 말한다. 아픔을 견디는 법을 알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아는 사람. 그래서 누군가 같은 실수로 넘어졌을 때 가만히 그의 곁에서 함께 비를 맞아 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이 실패를 거치며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사랑하는지도 조금씩 명확하게 알게 된다.



사실 나는 저자에게서 '나를 알리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남은 건 ‘나를 이해하는 법’이다.

자신을 브랜드로 세운다는 건 타인을 이기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나를 정확히 아는 일이다.

경험을 흡수하고, 관계를 쌓고, 나만의 가치를 찾아가는 이 모든 과정이 어쩌면 결국 브랜딩이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아주 조금 길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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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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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평균의 삶으로 향한 마음의 기록


문형배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건 대통령 탄핵 선고 때였다. 그때는 단지 헌법재판관 중 한 명으로만 기억했는데 나중에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에서 그 이름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가 헌법재판관 임명될 때 이야기한 한 문장 "평균의 삶을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한다"에 무언가에 맞은 것처럼 휘청거렸다.

이 책은 그렇게 살아온 사람의 조용하지만 단단한 사람의 기록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한 판사의 일기이자, 그가 남긴 1,500여 편의 블로그 중에서 120편을 고른 책이다.


처음에는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간지러움이 스민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간지러움은 존경으로 바뀐다. '공무원 생활을 시작할 때 유의점'이라며 그는 후배들을 향해 부탁한. "업무에 정통한 것이 최고의 친절이다.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고 일주일 이내에 형성된다. 꾸준한 독서가 필요하다.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롤 모델을 찾는다. 시간관리를 철저히 한다." 단단하다. 이 말 말고는 그를 표현할 말이 잘 없다.

그가 말하는 평균은 무난함의 동의어가 아니다. 이것은 평범한 일상에 진심으로 충실한 삶을 뜻한다. 지리산 자락의 나무, 산책길의 바람, 등산 중 만난 주목나무 한 그루까지 소중히 하는 그의 글에는 생의 결이 스며 있다.

그가 말하는 성공보다 버티는 삶에도 눈길이 간다.

"무승부도 있으므로 버틸 필요가 있고, 그러면 훗날을 기약할 수도 있다."

이 문장이 필요한 이들에게 그의 위로를 건넨다.



존엄과 호의, 그리고 사람


문형배 재판관의 세계는 냉철한 법리 위에 서 있으면서도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는다. 그가 내린 판결은 단호하지만 따뜻하다.

"자살자살자살자살…. 이렇게 열 번 하면 듣는 사람에게는 ‘살자’로 들립니다."

법정에서 그는 피고인에게 직접 그렇게 말하게 했다. 스스로를 벌하던 이의 입에서 살자라는 단어가 되돌아오는 순간 그가 말한 ‘호의’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난다.

"당신이 떠나고 나면 당신을 붙잡지 못한 미안함에 며칠을 울어야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보고 싶어 또 울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자살은 당신이 떠난 후 남은 이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상처입니다."

화가 나면 화를 이기기 힘드니, 화가 나기 전에 화를 늦추라는 그의 조언은 재판정의 당사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유효하다. 그렇다고 그가 화가 없는 사람도 아니다. 판결 중 자신이 화를 내면 법복의 소매를 당겨달라던 그의 부탁에는 타인을 위해 스스로를 관리하는 어른의 얼굴이 겹친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종합하면 존엄과 사랑, 존경이라는 세 단어로 수렴된다.

그가 김장하 선생이 보여준 선의를 받았고 그것을 사회로 돌려주려 평생을 노력했다. 누군가의 작은 호의가 한 사람의 인생, 나아가 어쩌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걸 그는 자신의 판결과 삶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삶을 향한 공부

그는 판사란 타인의 인생의 극적인 순간에 관여하는 사람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는 그 결핍을 독서로 채웠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그가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가 문학들을 어떻게 읽었는지 넘겨보는 것도 책의 좋은 포인트다.

그의 독서는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삶을 이해하기 위한 사유의 궤적이다.

문학은 보편적 진실을, 재판은 구체적 진실을 추구한다며 둘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그의 판결에는 그 독서가 남긴 흔적이 배어 있다. 주홍 글자, 레미제라블 등에서 보이는 사회적 약자에를 향한 시선을 그는 이 나라의 재판정에 가져온다. 엄격한 법의 잣대와 함께 그는 사회적 약자의 범죄에게는 상담과 치료의 기회를 주었다. 그들의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다시 범죄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고백한다.

"주위에 불행한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아마 블로그에 적힌 에세이들을 읽은 것 같은데 깊이 있는 책을 읽은 것 마냥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건 이 땅의 어른을 향한 존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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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마인드셋 - 나에게 최적화된 부의 공식을 완성하라!
루이스 하우즈 지음, 윤영호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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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야기'라기엔 이상하게 따뜻하고 '자기계발서'라기엔 꽤 솔직하다.

세계적 팟캐스트 <더 스쿨 오브 그레이트니스>의 진행자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그레이트 마인드셋》의 저자이며,

부자가 되고 싶은 모든 이의 '머니 멘토'로 불리는 루이스 하우즈의 책이다.(사실 잘 모르는 사람;;)


돈에 관한 책이 참 많지만 이 책 또한 소개 리스트에 넣어둘 정도로 인사이트가 넘친다.

뭐랄까. 돈을 잘 버는 법보다 먼저 돈과 나 사이의 오래된 오해를 풀어주는 책이다. 그가 다루는 건 숫자가 아니라 관계다.

"당신은 돈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 앞에서 예전에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좀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돈을 대하는 태도는 대부분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부모의 말 한마디, 가족의 분위기, 혹은 친구의 질투 같은 사소한 경험이 평생의 돈 이야기를 만든다고.

그래서 이 책은 돈을 버는 기술서라기보다는 내 안의 돈 스토리를 다시 쓰는 안내서에 가깝다.

(이런 거 처음 써봐서 좀 어색하긴 했다. 아 물론 직접 썼다는 건 아니고)


1. 나의 머니 스토리를 들여다보기


돈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대부분 누군가의 문장에서 만들어졌다.

돈은 더럽다, 돈은 인간을 망친다, 나는 돈에 약하다 같은 것들.

이 책은 그런 서사를 하나씩 짚어가며 묻는다.

"그건 정말 당신의 말입니까, 아니면 다른 이의 말입니까?"


저자는 머니 스토리와 머니 스타일을 함께 점검하라고 권한다.

감독관, 에너자이저, 수호자, 분석가.

이 네 가지 스타일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왜 늘 비슷한 패턴의 소비와 후회를 반복하는지, 어떤 이는 왜 돈 앞에서는 유독 불안해지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꽤 무서운 결론이긴 한데 결국 돈을 이해한다는 건 나를 이해하는 일과 같다.

돈은 언제나 나를 닮아 있으니까.


2. 머니 마인드셋을 재설정하기


이 책이 흥미로운 건, 단순한 긍정 마인드의 주문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돈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끌어당기는 사람이 돼라."

어쩌면 흔하게 들어봤을지도 모를 이 말의 중심에는 어떤 사명이 있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방향이다.

내가 세상에 내놓은 가치와 진심이 모여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순환의 에너지.

그는 돈을 버는 일을 자신의 사명을 현실화하는 일로 정의한다.

삶의 비전이 분명한 사람은 더 쉽게 풍요로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돈이 돌고 돈다는 이야기가 그냥 하는 이야기로 들렸는데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3. 더 많은 돈을 맞이할 준비 : 일곱 가지 머니 습관


진짜 변화는 결국 일상의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저자는 이 단계를 "마음의 머니 트레이닝"이라 부른다.

그는 우리에게 일곱 가지 실천적 습관을 제시한다.


1) 마인드셋 습관(The Mindset Habit)

베풂과 관대함이 선순환을 만든다.

더 주는 사람이 결국 더 많이 받는다.

돈은 움켜쥐는 손이 아니라, 열린 손에서 자란다.


2) 지도 그리기 습관(The Mapping Habit)

삶의 청사진을 세우고 하루 단위로 실행하라.

자금의 흐름은 곧 인생의 방향이다.

돈의 지도를 그리는 일은 결국 ‘나의 길’을 설계하는 일이다.


3) 수익화 습관(The Monetizing Habit)

자기 가치의 사다리를 오르라.

자신의 일과 재능이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 명확히 인식할 때,

그 가치는 자연스럽게 수익으로 이어진다.


4) 관계 맺기 습관(The Mastermind Habit)

좋은 멘토와 동료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혼자 성장하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

연결은 곧 확장이다.


5) 끌어당기기 습관(The Magnetic Habit)

타인이 당신의 비전에 자발적으로 협력하게 하라.

좋은 에너지는 언제나 주변을 움직인다.

자기 확신은 결국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된다.


6) 유연성 기르기 습관(The Mobility Habit)

모든 걸 잘하려 하지 말고, 강점에 집중하라.

부족한 부분은 위임하고, 흐름에 몸을 맡길 줄 아는 것이 성장의 기술이다.


7) 숙달 습관(The Mastery Habit)

평생 학습은 재정적 평안의 핵심이다.

지속적으로 배우는 사람은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성장은 결국 내면의 복리다.


그는 "부란, 더 많은 돈을 갖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마음의 질서를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난 늘 돈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이전에는 부정적의 의미로 돈을 대했다면 순환이라는 단어가 꽤 깊이 꽂혔다.


돈은 늘 우리 안의 마음을 비춘다.

불안한 사람에게는 도망치고 여유로운 사람에게는 다가온다.


그는 말한다.

돈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돈도 당신을 아끼지 않는다고.

돈을 대하는 태도 속에서 우리는 결국 자신을 대하는 법을 배운다.


별 기대 없이 펼쳤고, 읽으면서도 돈=욕망이라는 공식이 머리에 둥둥 떠다녔는데

아주 조금은 정리가 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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