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있는 영어 표현 - 원어민이 인정하는 트렌디한 영어회화
에디 리 지음 / 넥서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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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3이 열렸다. 12월 초에 오픈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오픈이라니. 뭐 크리스마스에 몰아볼 미드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나.. 아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에피소드 몇 편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에밀리와 민디의 대화 도중 나온 표현 ‘I’m starving’. 와 나 이 표현 듣는 순간 얼마나 소름 돋았는지 모른다. 이 책 p.22에 정확히 나와있다. 'I'm hungry'를 대체하는 센스 있는 영어 표현 ’나 배고파 죽을 거 같아‘


며칠 전의 포스팅에서 요즘 나 꽤 진지하게 영어 공부 중이라고 얘기했었는데, 미드나 영화를 자막으로 보며 제일 답답했던 게 이런 표현들이다. 분명 다 아는 단어들인데 도통 해석은 안되는 표현, 그들끼리 대충 그렇게 쓰는 말. 우리나라에서 ‘당근이지 = 당연하지’ 같이 그 언어를 쓰는 이들끼리의 말장난 같지만 분명하게 사용되는 표현. 이런 걸 알아들어야 비로소 우리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초딩이 쓰는 말로도 나의 의사를 표현하는 건 충분할지 모르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초딩 표현을 해주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이런 표현을 어느 정도는 알고는 있어야(내뱉는 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비로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래야 미드나 영화를 보는 것도 가능해진다. 


프렌즈를 쉐도잉하며 이렇게 배웠던 표현이 ‘go out’을 ‘데이트하다’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go out’이란 단어를 모를 리 없지만 이것이 ’데이트‘로 사용한다는 점은 정말이지 몰랐다. 물론 장면의 분위기로 대충 짐작은 할 수 있겠지만(그리고 그렇게 추측하며 배우기도 하지만), 이 표현을 알고 듣는 것과 모르고 듣는 건 꽤 차이가 난다. 'go out'은 p.201에 나와있다. ’You’re kidding!' 같은 표현은 너무 흔해서 어느 영화나 미드를 봐도 들릴 것이다(p.111).


맞다. 그리고 이 책은 네이티브가 흔하게 쓰지만 문법책에는 나오지 않는 이런 표현 200개를 모아놓았다. 열심히 적어두고 하루에 몇 개씩 외우고(또 까먹고) 외우고 있는 중이다. 

곧 새해다. 영문법에 대한 책은 매년 한권씩 샀을테니 그 책을 다시 꺼내보도록 하고, 새로 시작하는 영어 공부는 네이티브가 쓰는 표현에 대한 책을 한 권 정도 보는 건 어떨까?(나도 못 외운다. 그냥 매일 습관처럼 들여다 볼 뿐. 그러다 언젠간 눈에 익겠지)


미드를 보다 들린 ‘I’m starving’의 전율을 꽤 설명하긴 힘들 것 같다. 이렇게 나도 영어를 하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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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이슨 스탠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솔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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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장 큰 정치 이슈는 아마도 트럼프의 당선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설마 했던 그 일은 현실로 우리 앞에 나타났고 꽤 많은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America first! Make America great again!’를 표방하며 백인 남성 중심의 전체주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쳤고, 본인이 소외된다 느낀 지방의, 백인, 남성, 중년 이상의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등에 업고 파시즘의 극단으로 치달았다.(파시즘은 2차대전 당시 나치주의와 투톱을 이룬 무솔리니의 용어로만 인식되었으나, 이후 전체주의를 뜻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2차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묻어버린 줄 알았던 파시즘은 유령처럼 꽤 여러 곳에서 되살아났지만, 그 불꽃이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이었던 미국에서 불이 붙게 될 거라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이후 조지 클루이드 사건, 코로나 19 이후 발생한 인종차별 이슈 등 예전의 미국에서는 꽤나 상식적으로 처리될 법한 일들이 공공연하게 언론에 논쟁거리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트럼프의 미국에 자유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건 좀 어려워졌다.


미국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파시즘이나 공산주의는 더 이상 어떤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들은 조건만 맞으면 언제 어느 사회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사회에도 마찬가지다. 정치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각 정당별로 어떠한 가치를 표방하기는 하지만 결국 정치의 목적은 선거에서의 승리, 즉 당선이다. 이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진 정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진보와 보수라는 정당에서 포기될 수 없는 가치도 때론 당선 앞에서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이 때 파시즘은 빛을 발한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이 정치꾼들이 세상에 뿌려놓은 흔적은 꽤 잔혹하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다름을 이유로 내전이 발생하고 있으며, 수많은 난민들이 발생한다. 아니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박정희가 시작한 동서 지역갈등, 기업과 노동자의 갈등은 아직도 유효하다. 여기에 외국인이 더해지며 우리 사회의 차별의 골은 점점 깊어져 갔다. 우리가 미국인을 보는 눈과 동남아 사람을 보는 눈은 충격적일 정도로 다르다. 박사와 고졸을 보는 눈, 동성애자를 태하는 태도 심지어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도 아직까지 구한말에 머물러 있는 이들도 우리 사회에서는 함께 뒤섞여 살아간다.


21세기. 민주주의가 가장 고도화 되었다는 시기에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할지 물을 수도 있겠다.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종교, 지역(혹은 인종), 지성, 비현실, 위계, 피해의식, 법, 여성, 동성애, 노동 10개의 카테고리로 누군가 아직도 사회를 쪼개는 일과 그 방법에 대해 고발한다. 

사실 이런 책을 읽는 사람들치고 직접 차별에 참여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는 하다. 그래서 권한다. 행여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차별의 모습들이 자신에게는 없었는지 또 우리 사회가 조직적으로 진행하는 차별의 문제에 무관심하지는 않았는지 꽤 깊이 있게 고민해 볼 법한 책이다. 이후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는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차별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다거나 모임에 참여하는 일은 나도 자신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리뷰를 쓴다. 그리고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당신도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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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맥북 & 아이맥 : 맥OS 벤투라 판 된다! 업무 능력 향상 200%
김기백 외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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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맥의 업데이트는 빠를수록 좋고, 안드로이드와 윈도우의 업데이트는 늦을수록 좋다는 오래된 옛 말이 있다. 그만큼 애플의 업데이트는 사용자 친화적이고, 최소한 불편하게 발전하지는 않았다. 물론 탈옥한 이들은 업데이트가 불가하지만 요즘은 굳이 탈옥하는 사람도 없긴 하다. 잡스 사후 그가 완벽한 휴대폰 사이즈라 말했던 아이폰 4의 크기에서 아이폰은 자꾸만 커지고 라인업이 늘어났다. 아이패드도 마찬가지다. 아이패드 프로는 맥북으로 에어는 가벼움으로 보급형 아이패드는 이제 도대체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맥북은 윈도우를 대체하는 OS로 특히나 영상과 음악에 최적화 된 컴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그런데 최신 버전인 벤투라 버전은 예의 맥북에서 아이패드로 많이 다가갔다. 설정 같은 메뉴를 쳐다보자면 가끔은 내가 맥북을 만지는 건지 아이패드 프로를 만지는 건지 헷갈릴때도 있다. 2010년부터 맥북을 써온 입장에서 벤투라에서 업데이트 된 이 변화들이 사실 너무 어색했다. 메뉴 이름들이 소소히 바뀌었으며, 꽤 많은 부분 맥북의 버그를 해결해줬던 터미널은 사용할 수 없고(보안&안정화의 문제인 것 같음), M1 버전부터는 부트캠프도 설치할 수 없다.(물론 아이폰/패드의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극장점이 생기기도 했다) 맥을 사용하다 막히는 부분을 꽤 많이 구글링에 의존했는데, 찾는 버전마다 이젠 벤투라에서 없는 구버전의 메뉴를 이야기하니 꽤 답답한 상황이다. 애플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Q&A도 마찬가지다. 아니 그 메뉴가 머냐고 대체!!를 외치며 구글을 헤멘게 대체 몇날 밤이었나.


이런 와중에 꽤 재미난 책을 발견했다. '된다' 시리즈를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사실 펴본 적은 몇 번 없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굳이 책 펴기 전에 구글님꼐 묻는게 더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나같은 애플 고인물은 어느 정도 맥에 대한 지식을 가진 이들이기 때문에 이런 책은 늘 안 팔리는 책이었다. 하지만 나 같은 고인물이라도 벤투라에 관한 책만큼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도 괜찮다. 물론 책의 50% 이상은 아는 내용일 테지만 나머지 50%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고인물을 제외하고 언젠가 아이폰과 함께 산 스타벅스 프리티켓을 두어 번 켜보고 처박아주었다면,(그게 맥북이라면!) 당근에 올리기 전에 한 번만, 딱 한 시간만 딱 잡고 따라해보길 추천드린다. 막막하기만 했던 그 예쁜 쓰레기의 유저가 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을테니.


생각해보니 벤투라부터는 아이패드와 메뉴 구성이 유사해져 사실 기존 맥북 유저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더 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벤투라로 업데이트 해서 당황했거나, 맥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추천.


*그러고 보니 서두에서 이야기 한 사용자 친화적 업데이트가 맞는 말일지도...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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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머니 로드 - 24만 구독 경제 유튜버 수페TV의 투자 비책
송민섭(수페TV) 지음 / 베가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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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면 됩니다.(p.15)


투자에 관한 책을 그리 심도 있게 들여다 보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책의 거의 첫머리에 적힌 저 문장이 내 눈길을 잡아 끌었다. 맞다. 돈을 버는 방법은 간단했다.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면 된다!


코로나 이후, 아니 정확히는 가상화폐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투자는 그들의 게임에서 모두의 게임이 되어버렸다. 백만 개미군단은 외국인과 기업으로부터 삼전을 지켜냈고 듣도 보도 못했던 업비트는 21년 올해의 앱 상위권을 차지했다. 낮 시간만 운영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장은 폐인을 양산하기도 했고, 반대로 모두의 워너비인 파이어족 몇 명을 현실에 보여 주기도 했다. 옆 부서 김대리가 코인으로 30억을 벌어서 퇴사한다는 케이스는 어느 회사에나 있을법한 전설이 되었다.


그렇게 나도 주식 앱을 깔고 코인 앱을 깔았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누구도, 정말 아무도 내게 투자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유튜브나 구글링하면 된다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내가 궁금한 건 그래서 '뭘 사라는 건데?'였는데 이 부분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초심자의 행운이 있다던데 나도 그랬다. 판돈이라곤 용돈 밖에 없는 게 아쉬울 정도로 투자금의 100%를 첫 한 달간 뽑아냈다. 매수 타이밍, 매도 타이밍이라는 것도 뭔지 알 것 같았다. 앱 접근성은 주식 앱보다 코인 앱이 훨씬 쉬웠다.(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것도 이유가 있더라) 근무 중 주식차트를 매번 들여다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주로 코인을 사고팔고 하며 한 달은 족히 놀았던 것 같다. 매월 받는 용돈으로 조금씩 코인과 주식을 사 모았고, 그렇게 투자금은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것 같아 보였다.(뭐 눈덩이래봐야 티끌 모아 티끌이지만) 이 이야기의 끝은 남들과 다르지 않다. 시장 돌아가는 눈이라곤 뉴스밖에 모르는 까막눈에 가까웠으니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는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더 이상 투자 앱들을 들여다보지 않는다.(언젠간 오르겠지.. 아니면 말고 크흑)

본전부터 시작하면 계산은 어렵지만 대강 마이너스, 번 돈을 다시 투자하곤 했으니 현재 각종 앱의 수익률만 보자면 아플 별로 -50~-70%를 횡보하고 있다. 분산투자는 삼성, 키움, 한투 등 다양한 앱을 사용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야 머 매월 치킨 한두 마리 덜 사 먹었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지만 투자 광풍 시 꽤 큰 돈을 태운 이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이런 시장에 최근 투자나 주식, 부동산에 관한 책은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추천으로 이런 유의 책을 몇 권 접한 적이 있는데 가능한 '나는 이렇게 돈 벌었다'식은 지양하는 편이다. 거두절미하고 이 책은 다향히 자랑을 늘어놓는 책은 아니다. 

나같은 초보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대한 베이직한 설명과 함께 투자 용어들에 대해 상세하게 풀어준다. 배당, 채권, ETF 등 어디서 한 번은 들어봤는데 구체적으로 모르는 용어들에 대한 풀이와 더불어 기술분석과 가치 평가(기업의 매출, 현금흐름, 성장률 등), 차트 보는 법, 모니터링과 리밸런싱 등 실제적으로 우리가 투자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보여 아하고 모니터링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투자를 시작할 때 누구나 할 거 없이 공부할 것을 권했지만 어떻게 공부해야할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면 이 책을 쉬 건네줄 수 있을 것 같다.

여기다 덧붙여 저자는 시대의 흐름을 보고 투자처를 정하라 조언(하긴 이런 말 누가 못하나) 하는데, 좀 달랐던 건 저자 스스로 사람들의 시간을 5가지로 구분하고 관련 기업들을 조사해 보여준다. 


보면서 소비하는 시간(유튜브, 인스타, 넷플), 여행하는 시간(항공, 에어비앤비, 여기어때), 나를 가꾸는 시간(나이키, 룰루레몬), 투자하는 시간(클래스 101, 탈이야), 휴식하는 시간(스벅, 보디 프렌즈, 캠핑)


물론 이 카테고리를 지금도 바뀌고 있겠지만, 이 리스트를 마주하는 순간 개인적으로 어쩌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배당이니 ETF니 하는 이야기들은 듣는 것만으로 머리 아팠는데, 이런거 사람들이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어디 돈을 쓰는지는 마케터로의 나의 관심사이기도 하니까. 

나의 투자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려 한다. 꽤 여러 번 꺼내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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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개의 단상 세라 망구소 에세이 2부작
세라 망구소 지음, 서제인 옮김 / 필로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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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얻었다면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특히 돈을 받았다면(p.79)


나는 잃어버린 스카프가 떠올라서 애가 탄다. 그러다가 비행기를 탔던 일이 그리워진다. 스카프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p.94)


넘어진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는 어쩌면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사랑하는 이의 손길, 진심이 담긴 위로, 가끔은 뻐를 때리는 한 문장에도 우리는 일어서기도, 다시 걷거나 뛰기도 한다. 사랑하는 이가 옆에 있어 삶의 위로 된다면야 가장 좋겠지만 사실 이게 가장 어렵다. 가족은 위로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꽤 많은 경우 우리게 새로운 상처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니까.


책은 내가 곤고하거나 넘어졌을 때, 혹은 누군가 나를 실컷 두들겨 패고는 정신 차리라 말해줬음 싶을 때 내게 필요한 꼭 300개의 문장이다. 얇은 책이기도 해서 여느 때처럼 가장 푹신한 소파에 앉아 책을 후루룩 읽어내려가다 이내 책을 덮었다. 그렇게 일주일째 조금씩 아껴 읽는 중이다. 한 문장으로 충분한 날도 있고, 몇 페이지를 넘기며 어려운 마음을 조금씩 일으킨 날도 있다. 어제는 그냥 넘겼던 문장인데 오늘 마음에 인을 치는 문장도 있다. 


그랬다. 나는 지난 여행에서 버스에 두고 온 모자가 떠올라 마음이 무너졌지만, 이내 그 버스를 타고 떠났던 여행지의 공기와 햇살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마 그렇게 이 책은 오래도록 내 책상에 꽂혀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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