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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머니 로드 - 24만 구독 경제 유튜버 수페TV의 투자 비책
송민섭(수페TV) 지음 / 베가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부자의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면 됩니다.(p.15)
투자에 관한 책을 그리 심도 있게 들여다 보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책의 거의 첫머리에 적힌 저 문장이 내 눈길을 잡아 끌었다. 맞다. 돈을 버는 방법은 간단했다.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면 된다!
코로나 이후, 아니 정확히는 가상화폐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투자는 그들의 게임에서 모두의 게임이 되어버렸다. 백만 개미군단은 외국인과 기업으로부터 삼전을 지켜냈고 듣도 보도 못했던 업비트는 21년 올해의 앱 상위권을 차지했다. 낮 시간만 운영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장은 폐인을 양산하기도 했고, 반대로 모두의 워너비인 파이어족 몇 명을 현실에 보여 주기도 했다. 옆 부서 김대리가 코인으로 30억을 벌어서 퇴사한다는 케이스는 어느 회사에나 있을법한 전설이 되었다.
그렇게 나도 주식 앱을 깔고 코인 앱을 깔았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누구도, 정말 아무도 내게 투자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유튜브나 구글링하면 된다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내가 궁금한 건 그래서 '뭘 사라는 건데?'였는데 이 부분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초심자의 행운이 있다던데 나도 그랬다. 판돈이라곤 용돈 밖에 없는 게 아쉬울 정도로 투자금의 100%를 첫 한 달간 뽑아냈다. 매수 타이밍, 매도 타이밍이라는 것도 뭔지 알 것 같았다. 앱 접근성은 주식 앱보다 코인 앱이 훨씬 쉬웠다.(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것도 이유가 있더라) 근무 중 주식차트를 매번 들여다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주로 코인을 사고팔고 하며 한 달은 족히 놀았던 것 같다. 매월 받는 용돈으로 조금씩 코인과 주식을 사 모았고, 그렇게 투자금은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것 같아 보였다.(뭐 눈덩이래봐야 티끌 모아 티끌이지만) 이 이야기의 끝은 남들과 다르지 않다. 시장 돌아가는 눈이라곤 뉴스밖에 모르는 까막눈에 가까웠으니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는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더 이상 투자 앱들을 들여다보지 않는다.(언젠간 오르겠지.. 아니면 말고 크흑)
본전부터 시작하면 계산은 어렵지만 대강 마이너스, 번 돈을 다시 투자하곤 했으니 현재 각종 앱의 수익률만 보자면 아플 별로 -50~-70%를 횡보하고 있다. 분산투자는 삼성, 키움, 한투 등 다양한 앱을 사용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야 머 매월 치킨 한두 마리 덜 사 먹었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지만 투자 광풍 시 꽤 큰 돈을 태운 이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이런 시장에 최근 투자나 주식, 부동산에 관한 책은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추천으로 이런 유의 책을 몇 권 접한 적이 있는데 가능한 '나는 이렇게 돈 벌었다'식은 지양하는 편이다. 거두절미하고 이 책은 다향히 자랑을 늘어놓는 책은 아니다.
나같은 초보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대한 베이직한 설명과 함께 투자 용어들에 대해 상세하게 풀어준다. 배당, 채권, ETF 등 어디서 한 번은 들어봤는데 구체적으로 모르는 용어들에 대한 풀이와 더불어 기술분석과 가치 평가(기업의 매출, 현금흐름, 성장률 등), 차트 보는 법, 모니터링과 리밸런싱 등 실제적으로 우리가 투자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보여 아하고 모니터링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투자를 시작할 때 누구나 할 거 없이 공부할 것을 권했지만 어떻게 공부해야할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면 이 책을 쉬 건네줄 수 있을 것 같다.
여기다 덧붙여 저자는 시대의 흐름을 보고 투자처를 정하라 조언(하긴 이런 말 누가 못하나) 하는데, 좀 달랐던 건 저자 스스로 사람들의 시간을 5가지로 구분하고 관련 기업들을 조사해 보여준다.
보면서 소비하는 시간(유튜브, 인스타, 넷플), 여행하는 시간(항공, 에어비앤비, 여기어때), 나를 가꾸는 시간(나이키, 룰루레몬), 투자하는 시간(클래스 101, 탈이야), 휴식하는 시간(스벅, 보디 프렌즈, 캠핑)
물론 이 카테고리를 지금도 바뀌고 있겠지만, 이 리스트를 마주하는 순간 개인적으로 어쩌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배당이니 ETF니 하는 이야기들은 듣는 것만으로 머리 아팠는데, 이런거 사람들이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어디 돈을 쓰는지는 마케터로의 나의 관심사이기도 하니까.
나의 투자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려 한다. 꽤 여러 번 꺼내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