禁止를 금지하라 - 지승호의 열 번째 인터뷰집
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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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 선생님에 대한 여러 가지 공격들이 한국 사회의 왕따현상하고 맞물리는 것 같거든요. 약해보이는 사람에 대한 공격이나 성문제에 대한 터부 같은 것들이 겹쳐져서....

마광수)제가 깜짝 놀랐던 게 1989에 낸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가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닌 에세이집인데, 국문과 노교수들이 교수회의 소집해서 저를 가운데 앉혀놓고 인민재판을 했다고요. 교수의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해서 그 다음 한 학기 강의를 못했죠. 일종의 린치죠. 학칙에도 없는 제재였습니다. 그 때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서 6개월 만에 다시 강의를 할 수 있었지만, 그때도 쇼크를 먹었어요. 그건 야한 소설도 아니고 그저 에세이집인데, 오직 성에 과한 얘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122, 123쪽쪽

지승호) 서강대 정치학과 강정인 교수가 "일찍이 마광수 교수를 옹호했어야 합니다. 그는 엄숙한 보수주의자들이 아닌 게으른 좌파에 의한 희생양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운 한 자유주의자를 돕지 않고 이제 와서 송두율 교수를 돕겠다는 것은 뒤늦은 이기주의일 뿐입니다." 라고 했는데, 사이비 자유주의자로 매도했던 일부 좌파들에 대한 섭섭함은 없으십니까?

마광수) 최근에 <마광수 살리기>라는 책이 나왔어요....거기서도 많이 지적한 게 그겁니다. 강준만 교수가 [마광수가 진보주의자와 같은 배에 탔다]는 소제목을 붙였는데, 진보주의자들이 욕했단 말이에요. 그게 이상한 거지. 서양의 진보주의는 반드시 히피즘이라든가 프리섹스라든가 성해방운동 이런 거 하고 같이 오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진보주의자들이 엄숙한 선비상, 이런 것만 내세우고 좌파 활동을 했기 때문에 거부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좌파 페미니스트들, 그런 분들도 일종의 성 알레르기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려고 그럽니다. 굉장히 비겁하다고 할까요? 이중적이라고 할까요? 그런 경향이 아주 심하죠. -117,118쪽쪽

지승호) 의 황우석 박사에 대한 보도와 그 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 문제 제기가 옳다고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문제 제기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여전히 적잖은 것 같은데요.

이상호) 하나만 말씀 드릴게요. 우리 사회의 가치가 너무나 단일해요. 그게 좋을 때도 있지만, 위험할 때가 많죠. 다가치 사회가 되어야 되는데... 이게 뭔지 아세요? 뜸이라는 거거든요. 제가 이거 때문에 살아남았어요. 정말 미칠 뻔했어요. 혼자서 침을 놓고 뜸을 뜨면서 지난 1년을 버텼습니다. 이게 열을 떨어뜨려주거든요. 한국 사회가 보면 관용도 없고, 너무나 급격하게 시장화되면서 너무나 많은 걸 잃은 것 같아요.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 게 아니면 없잖아요.......-273, 274쪽쪽

질문) 댓글에 반응하는 법에 대해서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리던데요. "재 왜 저러나?" 하는 것 하고, "변하지 않는 걸 보니 보기가 좋다" 는...(웃음)

대답) 혹자는 제가 틀렸을 때 화를 낸다고 하는데, 전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면 화를 내지 않아요. 고치면 되잖아요. 그런데 야비한 공격이라고 생각될 때는 자제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적인 부분을 가지고 경멸할 땐 견디기 힘들죠. 책 나오면 홍보를 하는 걸 가지고도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자기 책 홍보가 지식노동자로서 굉장히 정직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책 내서 사달라고 애기하는 게 뭐가 잘못된 겁니까?...-345, 346쪽쪽

지승호) "우리가 정치적 민주화에 비해 문화적 민주화가 뒤졌다"는 지적을 하셨는데요.

마광수) 문화독재라고 만날 얘기했죠.

지승호) 정치적인 민주화는 상당히 진전되어가고 있는데요.

마광수) 그럼요. 지금은 대통령 욕해도 되고 그건 좋은데, 이상하게 문화에 대해서만은 표현의 자유가 범국민적으로 합의가 안 돼요. 자유에 대한 것도. (점잖으신 분들이) 만날 외치는 것이 "자유는 좋지만, 방종은 안 된다. 향락도 안 되고 쾌락도 안 된다"는 건데, 저는 그에 대하여 만날 "향락이라는 건 즐거운 걸 누린다는 뜻이고, 쾌락이라는 건 행복을 의미하는 것" 이라고 얘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쾌락주의라든가 유미주의, 탐미주의, 무정부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제가 무정부주의를 좋아하는데, 그건 개인에게 미치는 권력을 최소화하자 이런 거거든요. 서구는 무정부주의라든가 탐미주의라든가 이런 역사를 다 거쳐 왔어요. 문화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표현의 자유 같은 것이 확립될 때까지. 그런데 우리나라는 문화인 내지 학자들이 굉장히 엄숙주의야. 아직도 자유의 제한을 주장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심지어 표현의 자유조차도.

-123,124쪽 쪽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주어지면 언론이 더욱 상업화된다든가,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상업성, 그러니까 만날 제가 욕먹는 성의 상품화 같은 것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게 자본주의 논리에는 맞지 않거든요. 제가 <인간>이라는 책에서 심지어 한 꼭지의 제목으로 [몸의 상품화는 인간해방을 돕는다]라고까지 썼는데, 학자가 지식을 상품화하는 것은 좋고, 몸을 상품화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하면서도 배용준이 얼굴을 상품화해서 한류 일으킨 건 또 칭찬하잖아요. 그게 앞뒤가 안 맞는 얘기지. 지금 학자들이 옛날 좌파가 무너지니까 (이제와서) '욕망이론'이니 '몸이론'이니 하는 걸 떠드는데, 그건 제가 1980년대부터 떠들어왔던 거거든요. 저는 그걸 '육체주의'라고 했죠. 육체주의가 정신주의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데 그때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뒤늦게 프랑스에서 그러니까 그대로 수입해다가 베껴먹는 거죠. 그러면서도 성 문학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는 방관적이고, 거의 양비론입니다. 그때 '사라' 사건 때도 이문열, 손봉호, 안경환 같은 이들은 독하게 욕을 해댔고, 그때 저에 관한 글이 100종류쯤 되는데, 그 중에서 7할은 양비론이었어요. 경찰도 나쁘고 마광수도 나쁘다, 지금도 그 정도 수준인 것 같아요. -124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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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즘 현대사상의 모험 28
조르주 바타유 지음, 조한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1월
구판절판


-에로티즘은 죽음까지 파고드는삶이다-

-우리 인간을 그런 열정적 충동과 무관한 존재로 상상한다면 우리는 인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두고 싶다.-

-생식은 불연속적 존재들을 위험에 빠지게 한다.
생물체들은 서로 다르다.
출생, 사망을 포함한 그의 모든 사건들에 직접 관계하는 사람은 본인뿐이다. 그는 혼자 태어나며, 혼자 죽을 수밖에 없다. 어떤 한 존재와 다른 존재 사이에는 뛰어넘을 수 없는 심연이 가로놓여 있으며, 거기에는 단절이 있다.
그 심연은 다른 말로 죽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죽음은 우리를 어지럽게 하지만,동시에 현혹적일 수도 있다.

불연속적 존재인 우리들에게 죽음은 존재를 이어주는 연속성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해두고자 한다.
왜냐하면 생식이 존재를 불연속성으로 이끈다면 죽음은 다시 존재들을 연속되게 하기 때문이다.
존재의 연속 또는 죽음은 동일한 것에 대한 다른 표현임을 밝히려는 것이다.
존재의 연속 또는 죽음은-

- 공히 현혹적이다.
그런데 에로티즘을 지배하는 것 역시 다름아닌 그러한 현혹이다.-

-9,10,12,13쪽

-우리는 가장 단순한 존재조차도 겪어야 하는 복제 또는 결합을 벗어나지 못함에 괴로워하며 수많은 파도 중의 하나처럼 개체이면서 동시에 전체일 수 있는 존재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음을 괴로워한다.
존재의 연속에 대한 이러한 향수는 모든 사람에게서 세 가지 형태의 에로티즘으로 나타난다.

즉 육체의 에로티즘,
심정의 에로티즘,
그리고 신성의 에로티즘에 대해 차례로 언급하겠다.
내가 그것들을 언급하는 이유는,
존재의 고립감에 존재의 연속감을 불러일으켜주는 것들은 바로 그것들이기 때문이다.--15쪽

-나의 의도는 방대한 에로티즘을 그것이 빠져 허우적거리는 어둠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한 것이었다.
과연 이 엄청난 일을 존재의 깊은 곳, 존재의 심연을 건드리지 않고 해낼 수 있을까?

에로티즘의 영역은 본질적으로 폭력의 영역이며 위반의 영역인데...
우리에게 가장 폭력적인 것은 죽음이다.
불연속적 존재인 우리는 불연속적 존재로 남기를 간절히 원하는데 반해, 죽음은 그것을 여지 없이 짓밟아 버린다.
불연속적 개체란 언젠가 갑자기 소멸하고 마는 것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일 용기가 우리에게는 없다.

...폭력이 없이 생식을 하는 존재는 상상할 수 없다.
불연속에서 연속으로의 추이는 존재의 전적인 참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폭력, 또는 폭력에 연결된 어떤 막연한 불안이 전 존재를 휘감는다.
불연속적 존재에 가해지지 않는다면 어떠한 상태로부터 다른 상태로의 추이도 상상하기 어렵다.-

-육체의 에로티즘은 대상을 범하는(?) 죽음에 가까운(?) 살해에 가까운(?) 행위일 것이다.

-16,17쪽

에로티즘은 존재의 가장 내밀한 곳, 기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건드린다. 정상(正常) 상태로부터 에로 상태로의 추이는 불연속적 질서, 또는 형태적 존재의 상당한 와해를 전제한다. 이 와해라는 말은 에로 행위와 관계 깊은 방탕이라는 친숙한 표현을 생각나게 한다.

어떤 에로 행위든 에로 행위는 정상적 상태의 상대방--폐쇄적 존재로서의 구조--을 파괴함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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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2007-12-05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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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을 말하다 인터뷰로 만난 SCENE 인류 2
지승호 지음 / 수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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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감독을 사랑하게 되는 정서적 충격을 주는 책

 
 저자가 인터뷰한 감독과 독자 사이를 튼실하고 유연한 끈으로 연결해주는 힘은 가히 놀랍다. 
<영화, 감독을 말하다> 제목이 말하듯이, 영화작품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들이 뭔지를 알게 되고, 영화를 좋아하듯 감독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책이다. 저자는 감독과 영화를 동일선상에 놓고 끊임없이 소통하는 가운데 독자는 영화만큼 감독에게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한국 영화와 사랑에 푹 빠지게 됐다.
일단 여기 나오는 감독들의 영화를 제대로 보기나 했나 라는 의문으로 다시 보게 된다.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 감독의 삶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인터뷰 형식 안에서 감독들과 소통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저자의 따뜻하고 푸근함이 어우러져  감독이 진통과 사랑으로 낳은 영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느끼면서 소설이나 철학서 몇 권보다 더 깊이 있게 세상과 삶을 만끽한 듯하다. 마지막에 최동훈 감독을 읽을 땐 정말 아쉬웠다. 최근 들어 이토록 감동적인 책은 처음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섬세하고 친절하게 감독이 들려주는 영화공부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 나오는 영화감독 한 사람 한 사람을 결국 소중히 사랑하게 되는 정서적 충격을 받게 된다.

 이 책엔 소설 몇권 읽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 따뜻한 감독이라 따뜻한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너는 내 운명>을 보고 반한 박진표 감독.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너무 좋아서 무작정 박찬욱 감독 영화는 다 좋다.
 
 이송희일 감독을 통해 <독립영화>에 깊은 애정을 다시금 갖게 됐다. <후회하지 않아>를 두 번 더 봤다.

 <바람난 가족>으로 반해버렸던 임상수 감독. 여러 취향의 영화를 소화해내지 못하는 한국시장의 편협함을 지적한다. 결국 취향의 편협함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편협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를 많이 반성하게 된다. 문화적 감식안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한다는 것과 타인에 대한 연민과 비판적 사회의식을 가진 성숙한 시민에 대한 얘기에 깊이 공감한다.

 <모든 남자들은 여성이 자기 삶을 파괴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이런 글을 읽으면 최동훈 감독이 무작정 좋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정말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 한 권으로도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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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장하준 지음, 지승호 인터뷰 / 시대의창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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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정치적 안일함에 일침을...

 나의 순진한 정치적 안일함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한미FTA에 대한 문제인식을 다시금 하게 된다.
경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 공포의 수준인 무기력과
앞으로 있을 대선에 대한 비관에서 다소 힘을 얻게 된다.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은 "될 사람을 찍어야지" 이런 말을 스스럼이 없이 한다.
그럼 민노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찍어서 되도록 해야지" 이런 말을 가차없이 하고 싶다.
그저 넋 놓고 속수무책으로 있을 게 아니라 순수하게 정치적일 수 있게 이 책은 도와준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현실을 제대로 보게 된 부분들이 많다.

 이 책
...<<<...이른바 진보주의자들이 김대중 정권을 두고 "전혀 노동자 친화적인 정권이 아니고, 노동자의 삶이 악화되었다"고 하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18쪽
...<<<과거 독재정권이 개입주의적이고 규제를 많이 했기 때문에 개입을 안 하고 규제를 푸는 게 마치 민주주의 같이 되어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재벌 규제 같은 것도 시장의 힘으로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결국 시장이라는 게 뭡니까? 다른 나라의 돈, 즉 국제 금융자본이 결국 시장의 내용을 규정하고 그래서 자꾸 문제가 생기는 건데요....시장이라는 것은 말하자면 1원 1표 아닙니까? 아무래도 돈 없는 사람한테는 시장 원리에 따라서 뭘 하면 불리한 거죠.>>>...18쪽을 읽다가 보니
 
 10년 전, 김대중 정권 당시 외국투기자본에 의한 국내인수합병이 가속화 될 때 "죽 쑤어 개 준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딱 10년이 지난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10년 전 요맘 때 외환위기시기에 내가 너무 경제공부를 등한시해서 외환위기가 왔나 라는 부끄러움으로 젖먹이 아이를 안고 밑줄 그어 가며 경제 관련 책을 독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중에서
폴 새뮤얼슨이
...<<<시장경제 체제는 불평등을 낳는다. 이때 국가가 필요하다. 모든 규제는 분별 있는 것이라야 한다. 적절한 거시경제 정책도 필요하다. 한국의 문제는 민주주의가 정착하는지, 재벌의 경제적 비중이 줄어들 수 있는지, 중소기업들이 확고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라고 했지만,
외환위기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대중 참여 경제론/김대중>을 읽으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 경제 대통령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김대중 정권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리라는 미련한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 때부터 김대중 정권이 자유시장체제로 치닫는 정책과 세계화라는 허울을 뒤집어 쓴 신자유주의로의 편입이 가속화되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주주자본주의 강화로 인한 고용불안 해소 방안으로 복지제도 고안에 대해서 무엇보다 공감한다.
...<<<자영업 비율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되는 게 먹는 장사라고, 경쟁이 심해지니까 망할 확률도 높은데, 그렇게 되면 다른 대책이 없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22쪽
...<<<직장에서 도중에 잘린 사람들이 퇴직금 가지고 치킨집 같은 걸 차린 건데요. 그게 과잉경쟁이 되서 망해버리면 그 사람들은 정말 생계가 막막한 거죠. 그런 식으로 실직자가 생기면 일단 실업보험 같은 것을 통해서 뒷받침을 해주고, 재교육 제도 같은 것을 만들어서 그 사람들이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을 텐데요......개인이 직업을 선택할 때도, 내가 설령 실직하더라도 최소한 밥은 먹고 살 수 있겠다거나 재교육을 받아서 금세 취업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을 때 과감한 선택을 하지,......기본적인 복지국가 개념은 사람들이 하는 직업에 관계없이 다 가능한 거죠. 자기가 일하고 있을 때 세금 내서 그걸 나중에 찾아 쓰는 개념이니까요.>>>...22, 23, 24쪽
이런 부분은 교육과도 직결되는 문제일 텐데, 최소한 열심히 일하면 밥은 먹고 살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보장이 복지차원에서 사회적으로 형성돼 있으면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과잉경쟁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보다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개인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시간과 돈을 쓰지 않을까.

 노동자들이 농성과 파업을 할 때 불법이라고 엄단할 것이 아니라 경제의 주체인 노동자들을 옥죄는 법이라면 법이 뭔가 잘못됐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은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특히 한미 FTA에 있어서 의료부분이나 국가투자자소송제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등에 관련한 한미 FTA에 대한 장미빛 선전과 진실사이를 알게 되니 온 몸이 오싹하는 공포마저 느낀다. 이렇게 중요한 국가적인 협상을 하면서 그 기제가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냅두면 된다라는 논리가 숨어 있다니 얼마나 무서운지. 시장이 주체가 아니라 영역이라면 그 영역과 내용을 형성하는 데 시장의 실패는 있을 수밖에 없다면 공동체적인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감하게 된다.

 나를 깨게 해주고 많은 것들을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라 제대로 읽는 의미에서 리뷰를 쓰고 싶었다. 다른 경제관련 책에 비해, 장하준 선생님이 어렵게 느껴지던 경제문제를 우리 현실문제와 연결해서 풀어놓아서 훨씬 이해도 쉽고 재밌다. 게다가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저자 지승호씨로 인해 문제의 핵심을 잘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책 후반부에 <특별대담, 장하준 vs 정태인, 한미 TA 그리고 대한민국의 현실과 미래>가 한미 FTA에 대해서 쉬운 이해를 도와준다. 좋은 책이라 강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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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개인주의자를 요구한다 - 마광수 문화비평집
마광수 지음 / 새빛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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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대학교수인 저자는 자신의 삶과 경험에 비춰
지식인들이 집단주의, 문단권력과 권위주의의 두꺼운 옷을 입고 있는 소극적 지식인이 아니라
환골탈태하여 개인주의자로서 적극적 지식인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자 본인이 공개채용으로 전임강사가 되고 교수재임용 탈락 등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누구보다 생생한 현실의 폐단들을 제대로 톺아볼 수 있었으리라 본다.  
 학자 김붕구가
 "우리가 남을 이해하는 깊이는
  우리가 그를 사랑하는 정도만큼"이라고 했듯이
저자는 목청을 높이지 않고 지식인들을 사랑하는 방편으로 이해의 깊이로 파고든다.
 
 책을 읽어 가면서 많지는 않지만 몇몇 오브랩되는 지식인들이 있다.

 저자는 앞으로 국민들이나 정부가 부의 재분배 문제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다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지식인은
부의 재분배는 공화국의 가치를 실현하는 당연한 요구라고 공공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대학까지 의무교육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경제 인프라가 한국엔 이미 형성돼 있다고
말하는 홍세화 선생님의 생각과 일맥상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친다.

 그리고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이 가지는 여러 의미 중에서 작가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몇몇 지식인들이 쌀쌀하게 외면하는 것을 보면서 노암 촘스키가 부러워진다.
노암 촘스키는 1970년대 말, 리옹 대학의 불문과 교수이던 로베르 포리송이 2차 대전 동안 나치가 가스실을 사용해서 유태인을 학살했다는 주장을 부인했기 때문에 교수직에서 해임되었던, 즉 포리송 사건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라는 말로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촘스키가 탄원서에 "나는 당신이 쓴 글을 혐오한다. 그러나 당신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당신에게 보장해 주기 위해 나는 기꺼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볼테르의 유명한 경구를 연상시키는 글을 썼다. 여기에서 촘스키는 누군가에게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인정한다고 그것이 곧 그의 생각에 공감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저자 마광수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치열한 현재적 싸움을 하고 있는 지식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운오리새끼 대접을 받아 가며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개인주의자란 개인적 소신을 가진 구성원 각자 모두가 '자유로운 혼자'가 되어 개인주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체질화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지구적 사고방식을 넘어서서 무한한 상상력으로 열린 사고에서 나온 우주적 사고방식에서 미확인 비행물체에 대한 접근이 새롭다. '우주적 사고방식'은 지구 내에서 쓸데없는 이념분쟁이나 민족분쟁을 멈추게 해주고, 지구가족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즉,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주장과 맞먹는 사고의 전환이다. 인간중심의 소극적 우주관에서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우주관을 통해 이데올로기 중심이 아닌 실용주의적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자유로운 사고를 위해 필요한 열린 사고라는 생각을 해 본다.

 중등교육에 대한 교육 개선책에 대한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교교과목을 줄이는 문제에 대해 100%로 공감한다. 중,고등 시절에 학생들에게 자율이 많이 허용돼야 한다는 생각에도 나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환영하지 않을까. 교육부에서 귀 기울여 준다면 중고등학생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할 수 있으련만.

 예수가 갖고 있던 자유정신을 위한 희생을 지적하는 부분은 기독교가 반드시 경청함으로써 배타주의적인 종교신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연극, 영화에서 에로티시즘은 '깨어있는 꿈꾸기"를 가능하게 해야 하며,
특히 영화에서 카메라의 자기방어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를 아끼는 나로선 감동적이었다.

 문화비평집 인만큼 가볍지 만은 않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고등학생, 대학생, 지식인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읽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해봐야 할 의제들이 많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유에는 지칠 줄 모르는 사랑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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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goafrica 2007-11-0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올립니다. 좋은 글이군요. ^^

dream 2020-11-0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버랩 오타 수정합니다^^
pc로 쓴글이라 폰수정이 안 돼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