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록
나는 아이들과 함께 책육아를 하고 있다.
나의 목표는 ‘읽는 중학생’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그 목표에 이르기 위한 초입 단계로,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 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루의 마무리로 가족 독서 시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둘째는 한글을 모르기에 책을 읽어 주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 모두를 위한 독서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독서 시간이 되어 가고 있었다.
나 역시 아이들과 함께 책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로 인해 마음 한켠이 자꾸만 속상해졌다.
나만의 책 읽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읽는 속도도 느려졌다.
게다가 가정주부인 내가 눈앞에 보이는 집안일들을 외면한 채
책에만 집중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나를 위한 독서 시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이 아닌 다른 독서 공간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렇게 발견한 곳이 바로 단지 안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아파트 단지에서 운영하는 공간으로,
주민들이 기부한 책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무엇보다 아늑하고 조용해 책에 집중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나는 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매일 이용하고 있다. 그
곳에서 하루에 꼭 1~2시간씩 책을 읽는데,
이 시간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보통 세 권의 책을 가지고 다니며 번갈아 읽기도 하고,
하루에 한 권을 깊이 있게 정독하기도 한다.
읽는 책들은 대부분 아이의 육아와 교육에 관한 책이다.
그 소중한 시간 동안 책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들을 표시해 두었다가,
집에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적용하기 위해 정리한다.
정리가 끝나면 나만의 방식으로 기록하며 생각을 다듬는다.
이 소중한 시간과 장소가 나는 너무 좋다.
책 읽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것도,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아쉬운 것도 모두
그만큼 내가 이 시간을 집중하며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래서 이 시간을 더욱 온전히 나만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더 집중하고,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게 보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