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기록
나는 우리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중에서도 내가 식탁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다.
식탁에 앉아 기록을 하거나,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구를 만들고
자료를 찾거나 쇼핑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고 정면을 바라볼 때가 많다.
노트북 사용으로 인한 피로감을 덜기 위한 행동인데,
그 시선이 닿는 끝에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들이 놓여 있으면
진정한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나는 집 안 곳곳에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하나씩 두는 편이다.
주로 식물이나 액자, 그리고 그림들이다.
식물은 푸릇하게 자라나는 생명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기쁨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고,
그림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깐이라도 지루함을 잊게 해 주어서 좋다.
가족 사진이 담긴 액자는 행복한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니 소중하고,
아이들이 선물해 준 그림들은 그 안에 담긴 무한한 사랑 때문에
어떤 것보다 특별한 ‘나의 포인트’가 된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집 곳곳에 놓아두면,
그것들이 공간과 어우러져 더 잘 유지되도록 정리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좋아하는 것들로 집에 애정을 담아두다 보면,
결국 그 집 자체가 내가 사랑하게 되는 대상이 되고,
자연스럽게 집을 더 가꾸고 잘 돌보게 되는 것 같다.

△ WOO IN YOUNG 포스터, 액자, 도자기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