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이슨 스탠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솔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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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열기는 사람을 보수적인 고등침팬지로 만들어 버린다. 민족과 국가, 피와 땀, 위계와 질서, 애국심과 승패의 역학에 휘말려, 스포츠에 별다른 취미가 없던 건전한 양식의 시민을 꼭두새벽 축구 경기에 열광하는 광신도로 탈바꿈시킨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와 그들'의 분열과 대립, 경쟁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처럼 인식되고, '적자생존'은 축구판이라는 사회적 놀이터의 기본룰처럼 정당하게 작동하게 된다. 축구에 들뜨고 설레고 열광하는 모습을 한걸음 물러나 지켜보니, 파시즘이 좋아할 만한 구석이 많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사회철학자 제이슨 스탠리는 《우리와 그들의 정치》(솔, 2022)에서 오늘날 전세계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파시즘 정치의 패턴과 전략을 파헤친다. 가령 '우리 대 그들'의 갈라치기나 거짓 신화와 혐오의 열 가지 정치기술이 대표적이다. 파시스트 정치 전략 열 가지는 바로 '신화적 과거, 프로파간다, 반지성주의, 비현실성, 위계, 피해자의식, 치안, 성적 불안, 전통에 대한 호소, 공공복지와 통합의 해체' 등이다. 이들 전략은 '우리 대 그들'의 갈라치기에 기반하는데, 일단 '그들'이 되면 비인간화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 소수민족, 노동자계급, 소수자들은 언제든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침탈하는 위험하고 해로운 '그들'로 간주되고, 이내 쉽게 주변화되거나 비인간화된다. 

저자는 거짓 신화에 기대어 불관용과 외국인 혐오, 공포를 조장하는 현대판 파시즘의 여러 사례들을 언급하는데, 민주주의 사회의 불안정과 경제적 위기 속에서 파시즘의 정치 전략은 언제든 시민을 설득하고 선동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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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 - 노벨상 수상자 24명의 과학적 통찰과 인생의 지혜
스테파노 산드로네 지음, 최경은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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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꿈나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만한 작품이 나왔다. 바로 노벨상 수상자 인터뷰집이다. 이탈리아의 젊은 과학자 스테파노 산드로네는 '린다우 노벨상 수상자 회의'에서 역대 노벨상 수상자 24명을 만나 과학과 인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책 『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서울경제신문사, 2022)는 화학, 물리, 생리학, 경제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전하는 과학적 통찰과 인생의 지혜를 진솔하게 선보인다. 

한마디로 지성미가 넘치는 깊이 있는 인터뷰집인데, 책의 기본 메시지를 공식화한다면, '과학+다르마=사회적 책임'이 아닐까 싶다. '과학+다르마=사회적 책임'은 내가 만든 표현이 아니라, 핵자기공명 분광기를 발전시킨 공로로 199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리하르트 에른스트의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제목이다. 내가 보기에 이 다큐물의 제목이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통된 메시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과학은 자연 현상의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토대를 이해하는 것을 뜻합니다. 법은 우리 존재의 모든 영적인 측면을 깨닫는 것입니다. 책임은 우리의 노력과 우리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틀을 정의합니다. "(56쪽)

한 분야의 절정고수가 되면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게 된다. 유능한 과학자는 영감을 닦는 예술가를 닮게 되고, 유능한 예술가는 과학자의 실험적 사고를 활용한다. 노벨상을 받은 저명한 과학자도 예술과 인문학의 중요성을 과학 못지 않게 강조했다. 가령 화학반응 경로에 관한 이론으로 198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로알드 호프만은 과학에만 지나치게 몰두하지 말고 인문학과 예술, 외국어 강의를 많이 들어두라고 미래 세대의 과학자들에게 조언한다. 유비퀴틴에 의한 단백질 분해 과정을 규명한 공로로 200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아론 치에하노베르는 자연은 과학의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과학 분야는 서로 이어져 있는 연속체라고 강조한다. 자연의 총체성을 고려할 때 과학의 융합이나 학제적 통섭과 연구는 필수적인 셈이다. 

"과학이 거꾸로 된 나선형 구조라고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위로 올라가고 있지만 갈수록 나선이 더욱 넓어집니다. 과학에는 끝이 없고 발견에도 끝이 없습니다. 전부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98쪽)

과학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과학자의 겸손하고 성숙한 자세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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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예술놀이 - 집중력·상상력·창의력·표현력이 보너스로 따라오는 신나는 놀이
이지현 지음 / 소울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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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문해력은 물론 집중력, 상상력, 창의력, 표현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부모는 어릴 적부터 아이에게 그림책을 잔뜩 사다 안긴다. 아이가 그림책을 읽고 나서 하는 일은 주로 세 가지다. 독서기록장에 책제목과 지은이를 기록하고, 인상깊었던 인물이나 장면을 그리고, 그림책에 나온 단어를 가지고 글짓기를 하거나 작가나 주인공에게 편지를 써보는 일이다. 물론 본격 게임에 앞선 일종의 몸풀기처럼, 책을 읽기 전에 책표지만 보고 어떤 이야기일지 잠시 궁리해 보는 시간도 갖곤 한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는 독서 타임은 이처럼 기록(글과 그림)과 대화에 국한되지 않을까 싶다. 이외에 어떤 재미난 놀이를 더 해볼 수 있을까. 자, 17년 차 예술 강사 이지현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보자. 

저자는 '예술놀이'라는 큰 범주안에서 그림책 수업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가령 움직이며 노는 방법, 그리고 색칠하며 노는 방법, 한 장면에 머물러 노는 방법, 그림책 속 음식 만들며 노는 방법, 그림책 속 지식과 함께 노는 방법, 나를 표현하며 노는 방법, 숫자·한글로 노는 방법, 초간단 그림책 만들며 노는 방법 등 다양하다. 집에서 자녀와 함께 해도 좋고, 유치원, 학교, 도서관, 기관 등에서 여러 아이를 대상으로 한 수업에 활용해도 좋다. 

그림책 예술놀이는 오프라인 방식과 온라인 방식 모두 활용할 수 있는데, 각각 몇 가지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다. 오프라인 그림책 예술놀이의 경우는 쳣째, 내가 아는 그림책이 나왔을 때 내용을 몽땅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않기, 둘째, 자유롭게 상상하고 자신있게 표현하기, 셋째, '이렇게 해도 될까'란 생각이 들땐 그냥 해보기, 넷째, '난 왜 이렇게 못하지. 망쳤어. 하기 싫어'라는 생각이 들 때 '나는 특이해. 나는 남과 달라'라고 생각하며 용기내기 등이다. 한편, 온라인 그림책 예술놀이의 경우는 첫째, 채팅창에 개인적인 이야기나 욕설, 비방하는 내용은 쓰지 않을 것, 둘째, 한 명 당 하나의 기기를 이용해 참여할 것, 셋째, 온라인 활동 중 음식물을 섭취하지 말 것, 넷째, 활동 시간 중에 퇴장해야 하면 미리 사전에 알려 줄 것 등이다.

그림책 예술놀이의 기본은 '자유로움, 즐거움, 흥미, 재미'다. 놀이를 진행할 때, 그림책이 담고 있는 주제나 메시지의 방향성, 작가의 의도를 너무 의식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가령 '똥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은 배변 훈련을 돕는 목적으로 만든 그림책일 수 있지만, 감정표현이나 몸 놀이, 규칙 만들기 놀이를 하기에도 좋은 그림책이다. 원칙적으론 예술놀이엔 아무런 제한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마다 특정 예술놀이에 더 적합한 경우가 없진 않다. 가령 춤처럼 몸을 쓰는 놀이라면, 《고양이춤》이나 《춤바람》, 《난 나의 춤을 춰》 같은 책들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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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운은 좋은 사람과 함께 온다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운이 좋은 사람들의 비밀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안소현 옮김 / 서삼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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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과 복은 끼와 재주처럼 늘상 붙어다닌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있다. 끼와 재주보단 운과 복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행운, 운명, 행복, 복덕의 기본은 무엇일까. 도사나 점쟁이의 말이 아닌 정신과의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일본의 정신과의사 토미는 운의 기본은 생각과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좋은 운은 곧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인 것이다. 일단 나의 생각과 행동이 중요하고, 더불어 내 주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중요하다. 

저자는 운이 좋은 사람들, 복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을 들려주는데, 운의 기본이 생각과 행동이기에, 나쁜 운과 박복을 탓하는 이들에게 그런 부정적인 생각과 비뚤어진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 인지행동요법을 소개한다. 가령 '나의 미래노트'나 '열두 달 행운의 만트라' 등이 그러하다.

"좋은 운을 갖고 오는 사람이 포르쉐를 타고 오는 건 아닙니다. 화려한 명품을 두르고 나타나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스스로의 운을 좌우하는 그 이상으로, 함께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지 역시 나의 미래를 좌우하는 법입니다."(130, 131쪽) 

운은 두 개의 리본으로 묶게 된다. 나의 긍정적인 기운과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기운. 그래서 좋은 운은 좋은 사람과 함께 온다. 한마디로, 동반자의 운이 곧 나의 운이다. 함께 하면 즐겁고 자꾸만 즐거운 일이 생기고 나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북돋아주는 사람이 좋은 운을 가져다주는 사람이다. 

운이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안다. 둘, 흔들림이 없다. 셋, 유연하게 의지를 변화시킨다. 그럼, 매번 운이 나쁜 사람들의 공통점 또한 얘기해 볼 수 있겠다. 바로 우선순위가 없는 사람, 생각이 잘못된 사람, 행동이 잘못된 사람이다. 운을 좋게 하는 기본적인 습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테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돈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운이 나빠지게 하는 세 가지 습관은 결국 불규칙한 생활과 시간을 지키지 않고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운은 언제나 기본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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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과학 - 맛이라는 세계의 경이로움을 파헤치다!
밥 홈즈 지음, 원광우 옮김, 정재훈 감수 / 처음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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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는 대개 미식가다. 맛의 세계와 멋의 세계는 통하는 법이니 말이다. 음식과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식도락가나 요리사라면 '맛의 과학'에 대해 끝없는 호기심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저널리스트 밥 홈즈는 과학적 분석적 눈으로 맛의 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미각의 중요한 부분인 맛, 냄새, 특수 촉각 순으로 전개된다. 책의 전반부가 신체와 뇌, 맛을 결정하는 과정 등을 다룬다면, 후반부는 향미료와 식품첨가물을 비롯한 음식의 맛을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맛에 관심을 가진다고 부자가 되진 않지만 삶이 깊이 있어진다"는 현명한 조언을 해준다.

맛이란 무엇인가. 맛은 기본적으로 혀와 코의 앙상블이다. 혀가 느끼는 다섯 가지 맛(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과 코에 있는 사백 여개의 냄새 수용체가 '맛감각'의 기본이다. 냄새 정보가 빠진다면, 일급 요리사가 차려놓은 산해진미도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나 양초 씹는 느낌과 같은 무미건조한 대상이 될 뿐이다. 코로나에 걸려 점진적인 후각 상실과 회복 과정을 겪어본 분들이라면, 후각과 냄새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냄새가 나면 못 먹는데, 코로나에 걸려 후각을 잃었을 때는 맛없어 보이는 고기일망정 아무 꺼리낌없이 삼킬 수 있었다. 향기 정보가 맛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기억과 추억의 매우 강력한 촉발제라는 사실은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로스트의 장편소설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에서 마들렌을 먹다가 옛 기억이 촉발되는 장면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맛과 음식의 세계는 다채롭고 복합적이다. 맛의 과학은 음식 본연의 맛과 냄새만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포함한다. 맛의 세계에선 우리의 미각, 후각, 촉각, 청각, 시각의 오감 모두가 다 나름의 역할을 한다. 맛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건은 요리의 데코레이션과 플레이팅을 비롯해 복잡 미묘하다. 그릇의 무게, 접시의 색깔, 감자 칩을 씹는 조건, 배경 음악 등이 모두 맛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령 딸기는 어둔 색의 접시보단 하얀 접시에 담길 때 더 달콤하게 느껴지고, 굴을 먹을 때 파도 소리나 갈매기 소리 같은 바닷소리를 들으며 먹은 경우가 소나 닭의 울음소리 같은 농가의 소리를 들으며 먹었을 때보다 한층 맛나게 다가온다.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이나 칠리새우를 먹을 때 주방에서 들려오는 불맛나는 웍질과 기름에 볶아지는 소리가 얼마나 식감을 크게 돋우는지 떠올려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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