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빅쌤의 팡팡 터지는 한 단어 영어회화 - 한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영어가 터져 나온다!, 저자 동영상 강의 + 원어민MP3 파일 + 말하는 영어 일상 일기 부록
하이빅쌤(빅토리아 신) 지음 / 타인의취향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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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어 회화 별 거 아니다', 이런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선 '패턴 구문'이 정답이다. 원어민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패턴에 친숙해야 한다. 단기간에 영어 회화 실력을 확 끌어올리는 첩경이 바로 필수 패턴이다. 프로 선수가 경기 전에 늘 하는 몸풀기 루틴이 바로 네이티브가 실생활에서 매일 쓰는 필수 패턴이라고 보면 된다. 각 학년마다 꼭 알아야 할 필수 어휘가 있는 것처럼 회화에도 그런 필수 패턴이 있다. 회화 난이도를 따진다면 그리 높진 않다. 하지만 '쉬운 영어'가 두루 통하는 법이다. 난이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반복 노출을 통해 반드시 몸으로 체화해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는 게 더욱 중요하다. 영어 회화에 '완성'이란 건 없다. 그저 부단한 '반복'과 '응용'만이 있을 뿐이다.

'최고의 영어 발음 티처'로 불리는 '하이빅쌤' 빅토리아 신이 왕초보를 위한 영어 패턴 교재를 펴냈다. 꼭 알아야 할 핵심 단어(가령 'Look')와 이 단어가 포함된 핵심 패턴(가령 Look at, Look out for, I'm looking for, I'm looking foward to)을 소개하고, 원어민들이 이들 패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일상적인 대화문이 제시된다. 저자는 외국어 습득 이론을 정립한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의 원리를 강조하는데, "불안감이 적은 상황에서 내용을 이해하며 받아들일 때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해, 누구나 알고 있는 쉬운 단어로 만든 패턴들만을 활용했다는 점이 책의 강점이다.

패턴의 정확한 의미와 뉘앙스를 설명하는 저자의 가이드가 따라붙고, 큐알코드가 있어 패턴의 모든 예문을 저자와 원어민의 목소리로 녹음한 MP3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핵심 패턴이 들어간 다양한 예문을 연습할 수 있도록 응용 및 심화표현을 제공한다. 핵심 패턴이 들어간 대표 문장을 가지고 한국 학습자에게 꼭 맞는 소리가이드를 해주는데, 한국인들이 자주 틀리는 발음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연음의 원리를 이해하고 강세를 주어 발음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하이빅쌤의 찰떡같은 노하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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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베스트 컬렉션 : 모아나 Moana - 국내 유일 전체 대본 수록! Disney·Pixar Best Collection 시리즈
강윤혜 해설 / 길벗이지톡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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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원서 읽기에 흥미가 없는 이들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는 게 바로 만화영화 대본이다. 특히 『겨울왕국』, 『주토피아』, 『모아나』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명작이 아닐 수 없다. 디즈니 애니는 슬랭이나 욕설 등의 거친 표현들이 거의 없고, 의학이나 법정 영화같이 특정 분야의 어려운 표현이 들어 있지 않아, 초등학생부터 일반 성인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모아나』는 남태평양 모누투이섬에 사는 족장의 딸 모아나가 부족의 저주받은 섬을 구하기 위해 전설의 영웅 마우이와 함께 모험에 나서는 내용이다. 반신반인이 나오는 폴리네시아 창조신화를 배경으로 여성 영웅의 성장담을 잘 그린 수작이 아닐 수 없다. 주제, 내용, 그림, 음악, 대사 모두 훌륭하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모아나』 대본 전체를 담았는데, 영어 대본은 왼쪽에, 해석과 단어 풀이는 오른쪽에 있다. 영어 잡지사 기자 출신의 저자 강윤혜가 번역과 해설을 맡았다. 책의 특색이라면 대본에서 뽑은 중요한 표현 100개를 수록한 워크북과 전체 스크립트 북을 녹음한 성우의 오디오북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초등 고학년을 자녀로 둔 학부형이라면 문장이나 단어가 어렵거나 생소하지 않을까 우려할 수도 있다. 책의 난이도를 판별하는 방법으로 유명한 게 '다섯 손가락의 법칙'이다. 책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자녀에게 그 페이지를 읽힐 때 모르는 단어가 다섯 개 이상이면 그 책은 접는다는 것인데, 혹여 '다섯 손가락의 법칙' 운운하며 이 멋진 책을 패스한다면 그건 정말 성급한 판단이다. 홍기(마오리족 등 남태평양 제도의 원주민들이 이마와 코를 맞대고 하는 전통적인 인사), 투이가(사모아 등 남태평양 섬의 원주민들이 머리에 쓰는 장식), 타파 천 같은 폴리네시아 생활문화와 깊이 연관된 단어들은 모두 우측 하단에 풀이와 해설이 붙어 있다. 호기심 많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모아나가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도록 돕는 '바다 길잡이' 멘토들, 가령 탈라 할머니와 마우이의 대사가 마음에 와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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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계획 - 맛 좀 아는 먹브로의 무계획 유랑기
MBN <전현무계획> 제작팀 지음 / 다온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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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애 음식을 꼽아보았다. 육개장, 함흥냉면, 굴면 세 가지다. 그런데 이 세 음식이 죽기 직전에 먹고 싶은 최후의 시그니처 메뉴인지 물으니 그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오히려 죽기 직전에는 갱시기 한 그릇을 먹고 싶다. 나는 음식에 있어서 모순되는 태도를 갖고 있다. 한 끼를 먹어도 맛있는 것을 먹자는 주의와 끼니에 너무 얽매이지 말자는 태도가 충돌한다. 전자에 방점이 찍히면 식도락가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맛집 기행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끼니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니 이렇다 할 '먹친구'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책을 자주 보고, 전국 방방곡곡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이나 책을 탐닉하는 편이다. 일종의 대리만족일 것이다.

"맛 좀 아는 먹브로의 무계획 유랑기"인 『전현무계획』을 방송보다 책으로 먼저 접했다. 방송인 전현무와 여행 크리에이터 곽준빈이 진행하는 맛집 프로그램이다. 책은 서울을 필두로 경인(경기·인천), 부산, 전라, 강원, 경상도의 순으로 '길바닥' 맛집들을 소개한다. 맛집의 '주소', '운영 시간', '찾아가기'는 물론, 식재료 정보나 '먹팁'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한우 부위별 특징'이나 '전국의 유명한 막걸리'에 대한 정보가 인상적이었다. 간혹 레시피 팁까지 등장하는데 요리책 수준까진 아니다. 골뱅이무침이나 제육볶음이 먹고 싶다면 관련 맛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남자들의 소울푸드 1위 메뉴", "직장인들의 선호 음식 1위"가 제육볶음이란 말이 있는데, 제육볶음 맛집으로 남도집, 오양식관, 명품맛집 등 여러 식당이 등장한다.

한 번 먹고 금세 맛집이다,라는 판단을 내리면 너무 성급하다. 먹고 맛있어서 다음날 또 가서 먹으면 전날만 못하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집 소감은 시간의 담금질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직 방송은 못 봤지만, 부산 편과 강원도 편이 기대된다. 내가 면요리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먹큐멘터리를 찍는다면 대부분은 면요리, 중화요리일 것이다. 중년이 된 지금은 소식파지만, 한창 젊을 때는 대식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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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
김영욱 지음 / 모티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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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잘 하려면 우리가 많이 쓰는 표현을 원어민은 어떻게 쓸지 알아두어야 한다. 동시에 원어민이 실제로 많이 쓰는 패턴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영어 고수가 되려면 이런 양방향의 호기심과 고민이 모두 필요하다. 가령 영어로 표현하기 매우 껄끄러운 일상어가 있다. 눈치, 대박, 혼나다, 삐지다, 귀찮다, 부담이다 등이 그러하다. 우리말 속담과 성어도 영어로 표현하기는 꽤나 버겁다.

45만 구독자를 보유한 영어 크리에이터 '달변가 영쌤' 김영욱은 일상 대화에서 가장 많이 쓸 수 있는 짧은 문장들을 두루 정리했다. 우리가 스몰 토크에서 매우 자주 쓰는 한국어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원어민이 가장 많이 쓰는 필수 패턴과 조동사 패턴은 무엇인지, 다양한 예문과 대화문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가령 '눈치'라는 단어를 보자. 영어 좀 했으면 '힌트'를 금방 떠올릴 것이다. 우리도 '힌트 없어요?' 혹은 '힌트 좀 줘봐'라는 식으로 자주 사용하지만, 맥락과 의미가 다르다. 저자는 '넌 왜 이렇게 눈치가 없니?'를 '테이크 어 힌트(take a hint), 크루리스(clueless), 리드 더 룸(read the room)' 세 가지 표현을 써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QR 코드를 통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쉽다. 있다면 독학에 더 용이할 텐데 말이다.

나는 배우 유연석의 '주말연석극'을 챙겨 본다. 지인을 초대해 안부와 근황 위주로 스몰 토크를 나누는 유튜브 방송인데, 초대 손님을 위한 맞춤형 시그니처 음료가 제공된다. 스몰 토크의 고전 레시피는 역시 '이번 주말에 뭐 해?'라는 질문이다. '주말연석극'은 방송 후반에 이 말을 꼭 물어본다. 집에서 그냥 쉴 거다, 친구를 만날 거다, 친구 결혼식에 갈 거다, 집 청소를 할 거다,라는 답변이 많다. 아, 요즘 러닝 열풍이 매우 거센데, 이번 주말에 한강에서 달릴 거라는 답변도 많아지리라 본다. 책은 '이번 주말에 뭐 해?'라는 표현을 응용해, 일 끝나고 뭐 해?, 이번 연휴에 일정 어떻게 돼?, 다음 주 금요일에 뭐 해? 등으로 매끄럽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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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열린책들 세계문학 295
허먼 멜빌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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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가 강자 앞에서 취할 수 있는 자세는 크게 세 가지다. 순종, 저항, 도주. 약자의 저항은 으레 냉혹한 보복을 부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항 가운데 어떠한 맞대응도 전부 무장 해제시키는 그런 조용한 저항이 있다. 그런 조용한 저항의 대명사가 바로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이 창조한 '필경사 바틀비'다.

이야기의 무대는 금융 경제의 중심지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한 변호사 사무실이다. 총 네 명의 직원이 있는데, 터키(칠면조), 니퍼스(핀셋), 바틀비는 복사기가 없던 시절, 공정한 계약서 사본을 작성하기 위해 고용한 필경사들이다. 그리고 사무실 소년 사환으로 진저 너트(생강과자)가 있다. 사무실 주인장인 변호사는 이야기의 화자이면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신조 하에 직원들과의 화합을 중시하는 나름 인간적인 보스다. 야망과는 거리가 멀고, "더없이 신중한 안전제일주의자"라서, 자본주의 질서에 매우 잘 길들여진 그런 인물이다.

직원들의 개성이 더 뚜렷하다. 가령 터키는 정오 이전까지는 정상적이지만 정오 이후에는 ADHD 환자처럼 변해버린다. 너무 혈기 왕성해져 실수를 연발하는 것이다. 니퍼스는 일 처리도 빠르고 단정한 매무새를 가진 나름 야심이 있는 청년이지만, 소화불량 탓인지 툭하면 불평불만을 털어놓는 투덜꾼이 된다. 다만 니퍼스는 터키와는 반대로 오전에는 신경질적인 발작을 일삼지만 오후에는 비교적 얌전한 편이다. 그러니깐 터키와 니퍼스는 오전과 오후 번갈아가며 말썽을 일으키는 톰과 제리 같은 짝꿍이랄 수 있다. 진저 너트는 열두 살 정도 된 어린 소년으로, 터키와 니퍼스에게 과자와 사과를 사다 주는 심부름꾼이다.

마지막으로 고용된 바틀비는 처음엔 무척 깜냥 있는 필경사였다. 하지만 사흘째 되던 날부터 필사본 대조 작업을 거부하더니 나중에는 주요 업무인 필사까지 작폐하고 만다. 바틀비의 거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그저 '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라고 할 뿐이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변호사는 소통과 대화를 통해 바틀비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애를 쓰지만 전혀 통하지 않는다. 나중에 변호사에게 해고당하고, 사무실이 다른 곳으로 이전했을 때에도, 바틀비는 텅 빈 그 원래 사무실에서 유령처럼 살아간다.

「필경사 바틀비」는 현대 사회의 인간 소외를 그린 명작이다. 일부 비평가들은 바틀비를 탈예속적 주체 혹은 자기 배려의 주체라고 높이 평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바틀비의 저항은 결국 불통과 단절의 저항이기에, 자본주의 질서에 대한 올바른 저항법인지는 의문이다. 바틀비의 비극적인 결말을 놓고서 인간의 존엄성이나 자유의지 발현 운운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바틀비식 삶의 태도가 현대인의 소외와 허무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는 있지만, 과연 그런 식의 저항법 외에 달리 다른 방도가 없었을까. 윤리는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삶의 지혜 혹은 삶의 기술이다. 그런 면에서 바틀비는 바로 '공존과 연대의 윤리'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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